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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씨의 외손녀이자 전수자인 이애리씨의 공연 모습.
심화영씨의 외손녀이자 전수자인 이애리씨의 공연 모습. ⓒ 안서순
승무기능보유자인 심화영(92)씨가 외손녀 이씨와 함께 20일 오후 7시 충남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승무(충남도 무형문화재 27호)'를 무대에 올린다.

심씨는 18세 때 중고제(경기 충청지역의 판소리로 동편제에 가까움)의 명인이던 아버지 심정순씨에게서 '춤'과 판소리를 배웠다. 그게 70년 세월이 넘는 예인으로의 시작이었다. 70년 넘게 춤과 소리를 하고도 아직 부족한 게 많아 아쉽다는 심씨는 천상 타고난 예인이다.

이애리씨는 "춤을 추고 나면 잘했다고 하기보다는 못 한다는 질책을 더 많이 듣는다"며 "나이가 드실 만큼 드셨는데도 춤과 소리에 집착하는 것을 볼 때 존경을 넘어 외경스럽다"고 말했다.

심씨는 아직도 형형한 눈빛을 들고 "승무는 움직이는 자세보다 멈춘 듯 움직이는 정중동의 자세 속에 모든 것이 녹아들어 있다"며 손으로 춤사위를 만들어 보여주며 설명했다.

"승무라고 해서 절에서 스님들이 춤을 추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춤은 불교의식에 쓰이는 춤이 아니라 민간의 향연장에서 추는 민속춤으로 이해하면 쉽지요."

그런데도 승무를 제대로 본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춤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더 적다. 춤사위가 주는 난해함 때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그랬을까. 승무로 인해 승무가 알려지기보다는 조지훈이 지은 시 속의 '승무'로 인해 유명해진 승무.

승무는 아직도 일반인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춤'으로 기억되고 있다. 번민한 초장부터 종장에는 열반의 경지에서 범속을 보여준다는 이 춤은 당초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 갈 수 없는 어려운 경지에서 출발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심씨는 더욱 슬프고 안타깝다.

70년 넘게 한 일이 겨우 제자 몇명 거둔 일이다. 그것도 최근에 들어와서.

왜 우리 춤은 대중화되지 못하고 세인들로부터 잊혀져 갈까. 심씨는 최근 들어 부쩍 제자들을 닦달한다. '자주 보여주지도 못하고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도 없는 춤이어서 기회가 올 때 제대로 추고 제대로 보게 해 줘 조금이라도 우리 춤의 이해를 돕자'는 게 심씨의 오랜 지론이다.

심씨는 이번 공연이 자신의 생전에 마지막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대미를 장식하고 싶은 욕심에 제자들을 단련시키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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