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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황태자의 첫사랑', SBS '파리의 연인' 등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간접광고(PPL, Product Placement)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간접광고는 현 방송법과 심의규정에 의해 금지돼 있다. 방송사들은 이를 어기고 있고 방송의 상업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지난 17일 오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간접광고와 협찬문제, 대안은 없나'를 주제로 '2004년 시청자단체 활동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접광고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간접광고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간접광고에 대한 규제는 지속돼야 한다"며 "방송사업자의 돈벌이나 광고주의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방송은 여전히 시청자에게 공정하고 깊이 있는 정보와 논평 그리고 건강한 오락을 제공하는 공적 매체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간접광고에 대해 심의규정을 좀더 강화하고 위반했을 때 제재강도를 높이는 방안이 최선"이지만 "현재 간접광고의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드라마 부문에서 외주제작사의 제작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미디어워치의 지상파 간접광고 사례분석 보고서인 '지상파 방송프로그램의 간접광고 한계는 어디인가'를 발제 한 최성주 경실련 미디어워치 기획위원은 '간접광고의 유형과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지상파방송의 간접광고가 정보라는 이름으로 은근슬쩍 노출되는 교양프로그램은 물론, 연예정보 오락프로그램의 CF현장 촬영, 드라마에서 극중 상황과 절묘하게 매치되는 간접광고의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며 "인터넷 홈페이지는 이 모호한 홍보에 대해 상세하게 업체나 상품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음은 물론, 직접 쇼핑물로 이동해 즉시 구입할 수 있게끔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간접광고는 외주제작 프로그램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고, 이런 현상은 방송사에서 지원하는 외주 프로그램 제작비가 실제 제작비보다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를 충당하려는 제작사와 손쉽게 광고효과를 보고자하는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발생한 문제인 만큼, 현실적 제작비 지원을 중심으로 한 개선책이 준비돼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방송위원회의 간접광고와 협찬에 대한 심의기준이 새롭게 시행되는(9월 중 예정) 현 시점에서 과거의 솜방망이 규제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철저하고 공정한 처리를 해야한다"며 "현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의 근거를 확보해 방송관련 규정의 모법인 방송법에서의 개정을 통한 중장기적 대안마련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쪽에만 머무르지 않는 근본적인 제도적 모색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창희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홍용락 동아방송대 방송극작과 교수, 정호식 한국프로듀서연합회장, 정윤경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박창식 독립제작사협회 김종학 프로덕션 이사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경실련 2층 강당에서 열린 토론회는 한국방송광고공사가 후원했고 시청자단체 활동가교육운영협의회 주최, 경실련이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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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연인' 간접광고는 시청자 주권 침해"


경실련 미디어워치, 지상파 간접광고 사례분석 보고서 요약

경실련 미디어워치에서는 2001년 이후 꾸준히 간접광고 사례들에 대한 모니터 작업을 통해 국민의 공공재인 전파를 이용한 방송에서의 음성적이고 무분별한 간접광고에 대한 지적을 해왔다. 그러나 방송위의 심의규정이나 법규가 매우 포괄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한 점을 이용, 심의대상을 피해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였으며 시간이 갈수록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제 2004년 9월부터 새로운 심의규정이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9월 이후에 새롭게 방송되는 프로그램들도 예전의 제작방식을 고수한 채 정보와 홍보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으며 특히 드라마에서는 그 사례가 더욱 심화되고 있어 방송3사의 주요 드라마가 보여주는 간접광고의 사례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그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

<주요내용>

드라마 속 간접광고의 유형과 그 문제점
-드라마 전체의 배경이 되는 간접광고
-의도적인 에피소드 설정
-의도적인 화면노출
-인터넷으로 한 번 더


<요약>

PPL이라고 통칭될 수 있는 이러한 간접광고는 자사 제품을 효과적으로 내세우려는 기업과 수익을 늘리려는 방송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광고주들의 입장에서는 온갖 광고가 붐비는 광고시간대의 혼잡을 피해 정규 프로그램에서 자사 제품을 알릴 수 있고 광고시간처럼 채널을 돌리지도 못하는 절대적 효과가 있어 더욱 PPL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드라마의 경우 제작지원이라는 개념은 실상 기존의 협찬과 동일한 개념이면서도 고지하는 방식 등에서 다른 협찬사와 차이를 두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더 많은 제작비를 지원받기 위한 방송사와 더 확실하게 상품과 업체명을 드러내고자 하는 기업의 입장이 결합하면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2004년 9월 이후 새로이 등장하는 드라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이제는 이미 이런 의도를 가진 드라마의 기획만이 채택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 신상품들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드라마 화장품, 휴대폰, 자동차, 아이스크림, 피자 등등 이제는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어느 드라마에서 런칭을 하는 지를 살펴야할 단계에 이르렀다. 2003년 본회의 보고서에도 언급되어 있는 도미노피자는 올해에도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새로운 피자를 개발한다는 똑같은 설정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이러한 드라마 제작관행의 변화에 따라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는 것은 드라마를 사랑하는 선의의 시청자들이다. 이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시청자들을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시킴으로써 일종의 시청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삶의 방식을 엿보고 예술적 공감대와 카타르시스를 함께 만들어가길 원한다. 그저 단순한 소비자이길 강요하는 드라마 제작진들의 행태는 돈이 최고라는 물신주의만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방송을 그저 소비주의의 한 영역만으로 한계 지어 전체 방송에 대한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미 드라마를 볼 때 이것이 광고인지 작가의 창작인지를 의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제 자본의 논리에 침식당하고 있는 드라마의 질적 담보를 위해 제작진의 자율적인 노력과 방송사의 자체 심의 강화, 그리고 협찬수익에 대한 투명한 운영이 필요하다. 현재 광고매출 등에 의한 모든 수입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일정액이 방송발전기금으로 다시 징수되고 있는 상황에서 간접광고나 협찬 등에 관한 모든 수익이 방송발전기금의 징수대상조차 되지 않은 채 처리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협찬수익이 방송사의 음성적인 소득원이 되지 않기 위한 법적인 뒷받침이 요구된다.

그리고 외주제작과 관련된 구조적인 개선 역시 필수적이다. 대부분의 간접광고와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외주제작 프로그램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방송사에서 지원하는 제작비가 실제 제작비에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충당하려는 제작사와 손쉽게 광고효과를 보고자 하는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다. 그렇기에 방송사의 현실적인 제작비 지원을 중심으로 한 개선책을 준비해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방송위원회의 간접광고와 협찬에 대한 심의기준이 새롭게 시행되는 현 시점에서 과거의 솜방망이 규제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는 철저하고 공정한 처리와 현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의 근거를 확보하여 방송관련 규정의 모법인 방송법에서의 개정을 통한 중장기적 대안마련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쪽에만 머무르지 않는 근본적인 제도적 모색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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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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