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당시 세계인은 우리 나라 축구의 선전은 물론 '붉은 악마'를 필두로 한 열광적인 응원, 그리고 끝난 후에는 쓰레기를 치우는 성숙한 시민의식에 찬사를 보냈다.
2004년 9월, 학내에서 가장 큰 축제라는 '2004연고전'을 치른 고려대. 동이 트자 전날 승리에 도취해 인근 지역을 뒤덮었던 학생들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곳곳에 술병들과 쓰레기들이 중앙광장과 잔디밭을 나뒹굴고, 학생회관 계단에는 아직도 숙취가 가시지 않은 듯 몇몇 학생들이 고개를 숙인 채 졸고 있었다. 덩달아 청소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손길도 바빠졌다. 새벽부터 치우기 시작했지만, 좀처럼 쓰레기는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시적이나마 일상에서의 탈출은 축제의 묘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사진에서 보듯 무질서를 야기한다면, 과연 바람직한 축제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