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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구 실버악단 단장.
ⓒ 박성규
“청춘을 되찾은 것 같아 기쁘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생의 끝자락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더 실감나요.”

최근 아산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악단이 있다. 지역 원로들이 모여 만든 ‘실버악단’이 그 주인공.

단장을 맡고 있는 이승구(65, 아산시 용화동)씨는 나이가 들면서 지난 날에 대한 회상에 젖어 살아왔다. 특별히 의욕이 생길 만한 일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열정이 넘치던 젊은 시절을 되찾은 것 같은 기쁨에 하루하루가 즐겁고 신난다. 실버악단 때문이다.

총 11명으로 구성, 지난 7월 초에 설립한 실버악단 단원들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까지 오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전 경찰서장을 비롯해 정년퇴임한 초등학교 교장, 전직 목사 등 분야도 다양하다.

이승구 단장은 아산에 처음으로 예총지부를 설립한 장본인으로, 초대 지부장을 지낸 원로 예술인이다. 이 단장을 비롯해 단원들의 나이도 50대 중반인 단원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60대 중반 또는 후반이다. 70세가 넘은 단원도 있다.

“모두 취미 또는 전문적으로 악기 연주를 하던 사람들입니다. 수준급 실력을 갖추고 있죠.”

이 단장의 말은 지난 7월 말 신정호 특별연주회에서 입증됐다. 실버악단의 데뷔무대였다. 악단 설립 이후 첫무대인 이 자리에서 흘러간 가요를 비롯해 올드팝을 연주한 실버악단은 수준급 연주실력을 선보였다. 연주에 반한 시민들에게 몇 번에 걸쳐 앙코르를 받기도 했다.

“호응해 주니 고맙고 기쁘죠. 용기도 얻었고요. 처음에 사실 많이 떨리고 망설여지기도 하더라고요.”

이 단장은 처음 강희복 아산 시장의 도움으로 악단을 결성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악기를 장만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이끌어 나가기도 쉽지 않아 망설이고 있던 중 강 시장의 적극적인 후원 덕분에 실버악단이 탄생하게 됐다고.

“그동안 공연이라는 것이 천편일률적이었잖아요. 국악, 춤공연…. 또 연령대도 젊은 사람들을 겨냥하는 공연이 많았고, 그래서 그런지 옛 향수를 그리워하던 시민들에게 추억을 되살려주며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것 같아요.”

단지 노년에 할 수 있는 일이 생겨서 기쁜 것이 아니라는 이 단장.

“노년에도 지역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우리가 하는 공연은 단순한 연주가 아닌 ‘음악봉사’를 위한 연주입니다. 음악으로 시민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으니까요.”

오는 10월 2일(토) 순천향대학교에서 열리는 시민체육대회에서 두 번째 무대를 갖는 실버악단. 이 단장은 "시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상당시간을 연습에 쏟고 있다"며 "최상의 연주를 선보일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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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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