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10대 포털 사이트 아이두(http://idoo.net)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 바로 운영자 이준행(20·성공회대 1년)씨가 아이두의 운영권을 회원들에게 넘긴 것이다.
이준행씨는 지난 29일 올린 글에서 "아이두 운영자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씨가 올린 글의 일부다.
misato는 2004년 9월 29일부로 <10대 독립 아이두> 운영자에서 사임합니다. 어느 특정 개인 누구도 회원 관리, 게시물 관리를 비롯한 일체의 권한을 더이상 행사하지 않습니다. 이시각 이후로 <10대 독립 아이두>를 관리/운영하는 것은 아이두의 주인인 회원들입니다.
국내 최대 10대 포털 사이트로 꼽히는 '아이두'는 수만 명의 청소년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하루 평균 12만 명이 이 사이트를 방문한다. 아이두의 이번 결정은 개인이 가지고 있던 운영권이 회원 모두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사이버 민주주의를 실현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이번 조치로 '아이두'의 모든 게시물들은 회원이 직접 관리하게 됐다. 회원들이 게시물을 읽어 보고 추천 버튼을 눌러 일정 횟수에 달하면 해당 게시물은 메인 화면으로 이동해 배치된다. 게시물 삭제 역시 회원들의 평가에 따라 이뤄진다. 게시물의 이동과 코멘트 잠금 등도 같은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준행씨는 서버 관리 등 기술적인 부분을 제외한 모든 사이트 운영에서 물러났다.
그동안 아이두에서 다소 문제가 됐던 '징계' 절차 또한 회원들에 의해 직접 밟게 된다. 특정 회원을 징계하고자 할 경우에는 7인 이상이 발의하면 사이트 상에서 자동적으로 투표 기능이 생성된다. 일정 기간의 투표를 거쳐 1. 경고, 2. 활동 정지, 3. 강제 탈퇴 등을 결정할 수 있다.
아이두는 2000년 노 컷 운동, 2002년 모의 대선, 2003년 NEIS 폐지 운동에 앞장서며 온라인 청소년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이번 결정으로 아이두가 좀 더 성숙한 청소년 네트워크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 | 청소년 포털 사이트 '아이두' | | | | 지난 1999년 이준행씨는 10대들에게서 돈을 벌기 위해 어른들이 만들어 낸 10대 포털 사이트에 불만을 느끼고, 교칙, 두발 규제, 교육 문제 등에 대해 10대들이 자유롭게 의사 소통하며, 인터넷에서 청소년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10대 포털 사이트 '아이두'를 설립했다.
아이두는 디자인/프로그래밍/서버 관리 등을 어른들에 의존하지 않고, 10대 청소년들 스스로가 운영했다. 2000년에는 "내 머리를 자르지마"라고 외치며, 두발 자유화 운동을 진행해 당시 16만 청소년의 서명을 받아 그해 10월 교육부가 "두발 자유화를 실시하라"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아이두는 노무현, 이회창, 권영길 후보 등 2002년 대선에 앞서 청소년 모의 대선 투표를 실시하기도 했으며 "내 정보 교육부엔 못주겠다"며 NEIS 폐지 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2004년 이준행씨는 이러한 활동이 인정되어 성공회대학교 문화활동우수자 전형으로 신문방송학과에 합격하기도 했다. / 이계덕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