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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감 첫날 농해수위는 여야간 대립으로 하루종일 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파행을 겪었다. 우리당 의원들이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두 퇴장했다(사진 오른쪽)
4일 국감 첫날 농해수위는 여야간 대립으로 하루종일 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파행을 겪었다. 우리당 의원들이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두 퇴장했다(사진 오른쪽) ⓒ 오마이뉴스 김영균
[기사대체 : 2일 오후 6시 50분]

농해수위, 여야 대립으로 '파행'
한나라당 국감 거부... 오후 5시 넘어서야 첫 질의


4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김광원 한나라당 의원)의 농림부에 대한 첫 국정감사는 여야 대립으로 인해 끝내 파행으로 치달았다. 양당은 이날 오전부터 농림부 국감회의의 공개 여부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벌였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다 오후 5시가 넘어서야 회의 진행 방법에 합의를 이뤘다.

이로 인해 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강기갑(민주노동당), 김성낙(자민련), 이정일(민주당) 의원 등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 농림부 소속 공무원들은 국정감사 첫날 낮 시간을 아무런 소득 없이 흘려보내야만 했다.

앞서 양당은 오전 한 차례, 오후 한 차례 정회를 한 뒤 간사협의를 거쳤으나 첨예한 대립을 계속했다. 비록 오후 늦게 양당이 합의점을 찾음에 따라 국감은 정상적으로 출발했지만, 쌀협상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국감 기간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공개 회의"-한나라당 "비공개"... 정회 거듭하며 갈등

이날 농해수위 국감 파행은 야당 의원들이 쌀협상에 대한 농림부 보고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감을 시작한지 30여분만인 오전 10시30분께 이명수 농림부 기획실장이 농정 업무추진현황 중 쌀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보고하자 "내용이 부실하다"며 크게 반발했다.

한나라당은 농해수위 간사를 맡고 있는 이방호 의원은 농림부 보고를 중단시킨 뒤 "DDA협상과 관련한 보고 내용이 부족하다"며 "추가적으로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김재원(한나라당) 의원도 "지금 이 정도 업무보고를 굳이 계속해서 받아야 되느냐"며 "(쌀협상에 관한) 충분한 설명이 없으면 더 이상의 국감은 무의미하다"며 공세를 이어나갔다.

이에 대해 허상만 장관은 "협상이 진행중인데 상대국의 입장을 지금 발표하면 협상이 어려워진다"고 완곡히 거부하면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현황 보고가 끝난 뒤 질의 도중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현황보고가 끝난 뒤 의원 질의 시간에 답변을 듣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공개 회의에서 답변을 하지 못한다면, 비공개 회의를 해서라도 답을 듣겠다"고 주장해 여야 의원간 설전이 벌어졌다. 결국 농해수위 국감은 오전 11시께 한 차례 정회됐고, 간사협의를 거친 결과 한나라당 요구대로 농림부의 비공개 답변을 듣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야 갈등은 해소된 듯 했으나, 오후가 돼서도 농해수위 파행은 계속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전 비공개 회의 때 장관 답변만 듣고 의원들이 질문을 하지 못했다"며 계속해서 비공개 회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공개 회의를 하자"고 맞서 국감은 또 한 차례 정회됐다. 여야는 다시 간사협의를 했지만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고, 급기야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2시께 국감장에서 퇴장한 뒤 오후 5시까지 국감을 거부했다.

우리당 "한나라당 따로 나가라"-한나라당 "나중에 여론몰이 하려고 하느냐"

사태가 이처럼 흘러가자 열린우리당 의원들 사이에는 "과반수가 되니 우리라도 국감을 강행하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열린우리당 소속 한 의원은 "여당이 공개 회의를 주장하고, 야당이 비공개 회의를 하자는데 뭔가 뒤바뀐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다른 한 의원도 "한나라당이 저렇게 나온다면 농림부 실무협상팀에 한나라당 의원 한 사람을 끼워주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열린우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일현 의원은 김광원 농해수위 위원장을 향해 "농해수위 위원장이지 한나라당 위원장이냐", "한나라당 따로 나가서 국감하라"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 의원들도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며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비난했다. 김재원(한나라당) 의원은 "정부에서는 협상이 끝난 다음 공청회 등을 거쳐 정부 입장을 확정한다고 하는데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며 "이미 협상이 다 끝난 다음에 공청회 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의원들, 농민단체들을 마치 반국가적 행위를 하는 것처럼 여론몰이 해 나갈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이 비공개 회의를 하자는 것은 농림부가 공개된 입장에서는 밝힐 수 없다고 하기 때문"이라며 "최소한 의원들에게는 협상 조건 등을 먼저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립하던 양당은 오후 5시20분이 돼서야 '회의 속개와 저녁 식사 후 비공개회의'를 합의해 정상적인 일정에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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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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