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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노조가 5일 오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21일주기 근무형태를 변경하면 요구조건을 대폭 양보할 수 있다"며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대구지하철노조가 5일 오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21일주기 근무형태를 변경하면 요구조건을 대폭 양보할 수 있다"며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대구지하철노동조합(위원장 이원준)이 '21일주기' 근무형태를 전제로 대폭 양보안을 내놔 장기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 재개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파업 77일째를 맞고있는 대구지하철노조는 5일 오전 11시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8월 31일 공사 측의 교섭결렬 선언으로 중단된 노사간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이원준 위원장은 "현재 노조는 3조 2교대 21일주기의 근무형태를 주장하는 반면 공사와 대구시는 현행 3조 2교대 6일주기의 근무형태를 고집하고 있어 쟁점"이라며 "만약 공사 측이 근무형태 변경을 합의한다면 휴일수와 인력충원 등을 대폭 양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같은 제안에 대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라면서 "노조가 대폭 양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공사도 전향적으로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제안의 핵심은 공사가 21일주기 근무형태를 받아들인다면, 추가 휴무와 인력충원에 대해 공사와의 협의를 통해 그동안 제시했던 주5일제 시행에 따른 52일 추가 휴무와 134명 증원 주장도 포기할 수 있다는 것.

그동안 노조는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면서 이미 서울·부산·인천지하철에서 실시하고 있는 3조 2교대 21일주기로의 근무형태 변경을 주장해왔다. 반면 공사와 대구시는 인거비 상승 등을 이유로 현행 3조 2교대 6일주기 형태를 고수하면서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절대 수용불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대구지하철노조는 현행 6일주기 근무형태가 근로조건 악화를 유발시킨다고 보고있다. 6일주기 근무형태는 이틀간의 주간 근무 후 야간 근무를 이틀 연이어 해야하기 때문에 피로 누적 등으로 근로조건이 악화된다는 것. 반면 21일주기 근무형태는 주간을 7일로 나머지 14일은 야간과 비번을 반복하기 때문에 근로조건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그러나 공사와 대구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21일주기 근무형태로 인한 과다 인력과 예산 소요가 주된 이유이다. 공사와 대구시는 21일주기 근무형태로 변경시 추가 인력이 필요하고 그로인한 추가 경비 지출로 적자를 보는 대구지하철의 경영상태가 악화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대구지하철노조는 타지역 동종업체에서는 21일주기 근무형태가 추세라며 압박하고 있다. 대구지하철노조의 주장대로 이미 서울지하철의 경우 오래전부터 21일주기 근무형태를 도입·운영해왔다. 특히 대구지하철노조와 함께 파업을 시작해 타결된 부산지하철과 인천지하철도 노사간 21일주기 근무형태를 합의했다.

노조는 추가 인력과 예산 소요를 주장하는 대구시와 공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있다. 이원준 위원장은 "휴일일수는 없어지는 대신 비번일수만 늘어나게 된다"면서 "이미 공사측에서 20일을 추가 휴일수로 제안한 만큼, 지정휴무 등 탄력적인 근로시간제를 활용하면 근로조건 개선을 하더라도 추가 경비는 소요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부산도 대구처럼 이랬다, 하지만..."
[일문일답] 부산지하철노조 윤택근 위원장

ⓒ오마이뉴스 이승욱
5일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열린 대구지하철노조의 기자회견에는 윤택근(39)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도 참석했다. 윤 위원장은 "21일주기 근무형태로의 변경이 인력충원과는 상관이 없다"면서 "대구시와 공사가 21일주기 근무형태 변경시 대량 인력충원과 경비 소요를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윤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 부산지하철은 최근 21일주기 근무형태로 변경했다. 추가인력 증원이 있었나.
"애초 노사간 218명의 인력충원을 합의했다. 하지만 이 인력은 주5일제 시행에 따라 충원되는 것이다. 21일주기 근무형태 변경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대구시와 대구지하철공사가 부산의 예로 들면서 218명 증원을 근무형태 변경과 연관시키는데 거짓말이다."

- 지난 9월 1일부터 21일주기 근무형태로 운영 중인데.
"현재도 충원 인력 없이 21일주기 근무형태로 전환해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따라서 대구시나 공사가 21일주기로 근무형태를 바꾸면 수백명의 추가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근거없는 이야기다."

- 21일주기 근무형태 변경에 대해서 논란이 많은데 부산지하철에서는 어땠나.
"부산지하철 노사에도 논란이 많았다. 대구처럼 사측이 21일주기 근무형태에 대해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고집했다. 하지만 사측이 제대로 알고있지 못했다. 결국 21일주기 근무형태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랫사람들의 말만 듣고 윗사람들이 21일주기 근무형태를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노사 대표가 단독으로 21일제를 설명하고 논의를 한 후 21일주기 근무형태의 장점을 모르던 사측도 도입에 찬성하게 됐다."

- 대구시나 공사 측이 21일주기 근무형태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뭐라고 보나?
"부산지하철처럼 공사 사장이나 대구시장이 21일주기 근무형태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이유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노조의 주장은 뭐라도 들어줄 수 없고, 들어주면 노조에 굴복한 것이라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부산지하철의 경우 파업 4일만에 타결이 됐는데.
"무엇보다 노사 양측이 대화를 해야 한다. 공기업으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노사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구지하철은 아예 사측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지 않나. 이제는 노조의 주장이라고 무조건 반대하지 말고 머리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노조가 대폭 양보를 하겠다고 나선 마당에 대구시와 공사가 노조의 주장이라도 충분히 검토하고 21일주기 근무형태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 이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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