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일도 한나라당 의원은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환노위는 민생문제를 심도깊게 토론하고 있는데, 언론은 생존권 문제를 다루는 국감은 외면한 채 정쟁보도에만 치중한다"며 "각 언론사 사장을 이번 국감의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 간사인 배 의원은 "언론사들이 국감을 갈등의 장으로만 기술하고 있고, 특히 공영방송인 KBS는 어제 환노위 기사를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배 의원은 "이후 국회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겠지만, 지금 전체 위원회 이름으로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이 자리에도 기자들이 와 계시는데, 산업재해나 직업병, 고용실태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들어가보면 심각한 상태"라며 "단순히 보도태도 문제 뿐 아니라 왜 이렇게 운영되는지 실체를 밝혀내려면 각 언론사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의원의 오전 기관 업무보고가 끝난 뒤 잠시 가진 정회 시간동안 다른 의원들과 함께 이같은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속개 직후 공식제안을 했다. 의원들은 웃으며 '언론사 대표 증인채택'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만 제안이 공식적으로 올라오자 난색을 표했다.
열린우리당 간사인 제종길 의원은 "안타까운 점은 이해되지만, 이 문제가 너무 공론화되면 오히려 잘못 보도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경재 환노위 위원장은 "보도는 어디까지나 보도 기관 자율에 속하는 문제"라며 보다 명확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경재 위원장은 "다만, 요즘 공영방송이 말초신경적인 정치싸움을 주로 보도하고 민생과 관련된 토론을 외면하고 있어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국감장을 취재하고 있는 KBS 방송기자에게 "열심히 정책감사하고 있는 위원회도 비춰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상부에 (보고를) 올려서 위원회들이 골고루 보도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른 의원들도 배 의원의 제안 취지에는 신중한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우원식 열린우리당 의원은 "첫 국감 초선의원으로서 정말 잘해보자고 몇 달간 준비했는데. 언론보도는 정치쟁점 상임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며 "어디에선가 문제제기 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역시 "정쟁보도만 되다보니 사실 '우리도 정쟁국감으로 갈까' 하는 유혹을 느낀다"며 "간사간 합의해 증인채택 여부를 결정하자"고 말했다.
반면,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은 "MBC나 SBS는 국정감사 보도를 4꼭지씩 하는데, KBS는 2꼭지만 하고 그것도 국가기밀 누출 등 논쟁만 비하하는 내용"이라며 "전 언론기관이 아니라 KBS만 불러서 집중질의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