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2시 대학로에서 열린, '비정규 노동법 개악저지, 권리보장 입법쟁취'를 위한 양대 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지하철 비정규직 미화원들이 참여, 힘겹게 손을 뻗치며 '최저임금 현실화'를 외치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희끗희끗한 머리에 구부정한 자세로 뙤약볕을 피해 그늘가로 옮겨다니기 바빴지만, 내지르는 목소리에서 절박함이 묻어났다. 여성연맹 위원장인 이찬배(50)씨는 "현재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교대시간이 끝나는 3시 이후 더 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들, 특히 지하철, 각 대학 환경미화원들의 처우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이 위원장은 "서울시 지하철공사의 경우, 이미 예산을 용역업체에 지불해 책임이 없다고 하고, 용역업체도 용역업체대로 최저가격입찰제도에 따라 선정되었기에 인상분을 요구안대로 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사람이 하는 일을 물건다루듯 최저가격입찰제도로 재단하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위원장은 현재 서울시 지하철공사가 여성연맹측에서 제시한 최저임금 인상분 8만3000원을 주지 않고, 공사로부터 일일 근무시간을 1시간 축소하자는 역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노동량은 똑같은데, 시간만 줄인 꼴로 오히려 노동강도만 세질 뿐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주장이다.
여성연맹의 인상분 산출 근거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시간급 2840원(04.9.1~05.8.31)에 연장근무(8시간 외 근무, 기본급의 150%), 야간근무(10시 이후 근무, 기본급의 150%)수당을 합한 수치이다.
또한 비정규직 환경미화원을 두 번 울리는 제도가 있다. '감액제'라 불리는 이 제도는 공사측이 대구 지하철 사고 이후로 전동차내 시트를 불에 타지 않는 소재로 교체하면서 청소량이 줄어들었다고 판단, 환경미화원들의 수당에서 10%를 제하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지하철 창동기지에서 일하는 김옥주(64)씨는 실제로 청소량이 줄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어불성설"이라며 잘라 말했다. 오히려 때가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아 애를 먹는다는 설명이다.
최근, 여성연맹측은 지난달 14일 서울시의회를 항의 방문, 이대일 교통위원장으로부터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이달 13일 열리는 교통위원회에서는 안건상정은 불투명해 보인다며 각계각층의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지난 7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최저임금 현실화 실현을 위해 시위를 벌였으나, 당시 성매매방지법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음에도 그들만 주목하는 언론의 행태도 함께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