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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국언론재단 건물.
서울 중구 한국언론재단 건물. ⓒ 오마이뉴스 권우성
공공자금이 일간지 광고국 간부들의 해외관광 비용인가.

한국언론재단(이사장 박기정)이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일간지 광고국 간부들의 해외연수에 2억원의 공공자금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일간지 광고간부들의 경우 해외연수 지원금 대부분을 해외관광 코스에 쓴 것으로 드러나 광고담당 매체연수의 적절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간지 광고간부의 해외연수는 정부광고 대행수수료에 근거하고 있어 혈세낭비 사례로 지적되고 있기도 하다.

언론재단은 2002년 주요 일간지 광고간부로 구성된 한국신문협회 광고협의회 임원 해외연수에 모두 7120여만원을 제공했다. 그리스, 레바논, 터키 등의 일정으로 짜여진 당시 해외연수는 같은 해 5월18일부터 26일까지 8박9일간 진행됐다.

여기에는 조선일보, 스포츠조선,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한겨레신문, 문화일보, 부산일보, 매일신문, 매일경제신문, 한국경제신문, 매일신문 등 13개 일간지 광고이사(또는 국장)과 신문협회 광고협의회 사무국장, 언론재단 광고담당 이사·광고영업팀 부장 등 모두 15명이 참여했다. 1인당 소요경비는 475만원이었다.

언론재단은 2003년 역시 신문협회 광고협의회 임원 해외연수에 모두 6300여만원을 제공했다. 영국, 체코, 헝가리, 불가리아 등의 일정으로 짜여진 당시 해외연수는 2003년 6월 6일부터 15일까지 9박10일간 진행됐다.

언론재단, 정부광고료로 신문사 광고임원 '외유성' 해외연수 지원

여기에는 조선일보, 스포츠조선, 한국일보, 한겨레신문, 부산일보, 경인일보, 경남일보, 제주일보 등 8개 일간지 광고이사(또는 국장)와 신문협회 광고협의회 사무국장, 언론재단 광고담당 이사·영업1팀장 등 11명이 참여했다. 1인당 소요경비는 573만원.

언론재단은 이어 같은 해 일간지 광고국 중간부를 대상으로 별도의 해외연수를 추가로 실시했다. 신문사 광고담당 간부 해외연수라는 이름으로 실시된 당시 해외연수에는 모두 2620여만원이 지원됐다.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 코스로 짜여진 당시 해외연수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6일까지 5박6일간 진행됐다.

여기에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국민일보, 대한매일, 문화일보, 세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 파이낸셜신문, 스포츠서울21, 스포츠조선, 스포츠투데이미디어, 일간스포츠 등 17개 일간지 광고국 중간간부(부국장 및 부·차장·팀장)와 언론재단 광고국 직원 2명 등 19명이 참여했다. 1인당 소요경비는 138만원.

또 언론재단은 올해 지방신문사 광고담당 중간관리자 해외연수를 실시했다. 그동안 중앙일간지 위주로 실시되던 해외연수가 지방일간지로 확대된 셈이다.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5일까지 5박6일간 중국지역에서 진행된 당시 연수는 모두 3562여만원을 지원받았다.

여기에는 부산일보, 국제신문, 매일신문, 영남일보, 경북일보, 경인일보, 인천일보, 경기일보, 대전일보, 충청투데이, 무등일보, 경상일보, 경남일보, 경남도민일보,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 중부매일신문, 제주일보 등 21개 지방일간지 광고국 중간간부(부국장 및 부·차장)와 광고학회장(세명대 교수), 언론재단 직원 2명 등 23명이 참여했다. 1인당 소요경비는 155만원.

"혈세를 왜 신문사 광고간부 외유에 쓰는가"

정청래 의원은 "신문사 광고간부 해외연수의 근거는 언론재단이 정부광고를 대행하면서 받는 10%의 수수료 수입"이라며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는 각 부처 돈의 일부이며 세금을 통해 조성된 예산에서 지출되는 비용으로 국민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언론재단의 신문사 광고담당 해외연수 지원이 그 취지도 어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재단은 광고인 연수 목적에 대해 '전국 일간신문 광고영업 실무담당자, 방송매체 담당자 및 국영기업체 홍보담당자를 대상으로 국내외 광고연수를 실시해 정부광고의 전문화, 세계화에 기여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작 광고담당 해외연수는 대부분 관광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고, 광고대회 한 번 참여하는 것 외에 특별한 연수 일정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2년 그리스, 레바논, 터키 등 유럽·중동지역으로 8박9일간 다녀온 신문사 광고임원 해외연수의 경우 정작 연수라고 할 만한 것은 레바논 광고대회 참관뿐이었다. 영국, 체코, 헝가리, 불가리아 등 유럽북부 지역 위주로 이뤄진 9박 10일간의 2003년 신문사 광고임원 해외연수도 토론회는 자체 행사와 '세계경제 불황기 시대 인쇄매체 광고생존 전략' 등 두 번에 그쳤다.

정 의원은 "언론재단은 이같은 외유성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왜 진행하느냐"며 "명백한 혈세낭비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3년간 4회에 걸쳐 총 2억원에 달하는 혈세가 지원된 것을 보면 92년부터 시작된 광고임원 해외연수에 들어간 돈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추가 자료제출을 언론재단에 요구했다.

'해외연수'인가, '해외일주'인가
언론재단 "신문협회 주관, 우린 돈만 댄다"

언론재단의 대표적 특혜성 외유로 지목된 신문사 광고임원 및 간부를 대상으로 한 해외연수는 지난 92년 한국프레스센터 시절부터 시작됐다.

당시 정부광고 대행업무를 맡았던 한국프레스센터는 해마다 주요 일간지 광고임원 및 간부를 해외연수 명목으로 외유성 접대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한국프레스센터, 언론연구원, 언론인금고 등 3단체가 99년말 언론재단으로 통합되자 언론재단 사업에 귀속됐다.

언론재단 내부에서조차 적절성이 논란이 됐던 신문사 광고간부 해외연수는 올해의 경우 지방일간지만 집행되고 중앙일간지 광고국 임원과 중간간부는 추진되지 않았다. 언론재단 일부 임원들이 지원의 부당성을 적극 제기, 보류된 상태라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그동안 신문사 광고국 간부 해외연수는 신문협회 산하 광고협의회에서 전적으로 맡아서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노정선 언론재단 사업이사(광고담당)는 최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모든 일정은 광고협의회에서 정하고 우리 재단은 돈만 지원했다"고 밝혔다.

노 이사는 또 "특혜성 시비도 있고 해서 신문협회 광고협의회측에 '불편할 수 있으니 올해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보류됐다"며 "앞으로는 특혜성 시비 없이 해외 광고대회 참석 등 명분있는 사업에 지원하는 것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노 이사는 외유 논란과 관련, "부정적으로 보면 그런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돌아다니면서 관광만 하지 않는다"면서 "세계 각국 광고현황도 보고 관련 행사에도 참석하곤 한다"고 말했다. 노 이사는 2002년, 2003년 해외연수에 잇따라 참석한 바 있다.

그는 "가령 경주나 제주에 행사가 있으면 행사가 끝난 뒤 그 지역을 한바퀴 돌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관광은 양념으로 하는 것"이라고 외유성 비판을 부인했다. 그는 "신문사 광고 간부들이 해당 지역에 가서 필요한 사람도 만나고 광고업계 현황도 돌아보는 과정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연수 중 골프 등을 쳤다는 일부 의혹제기에 대해 "내가 참여했던 일정에서는 없었다"며 "동유럽이라는 데는 골프를 칠 데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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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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