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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까이 가보니 젊은 사람들도 더러 보였고, 방과 후에 집에 돌아와 막 줄을 선듯한 초등학생들도 보였다. 무엇을 하기 위한 줄인지 가까이 다가가 물어보았다.
독감예방주사를 맞기 위한 줄이었다. 줄의 앞 쪽으로 가서 몇 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느냐고 물으니, 아침 6시경에 나왔다는 어르신도 있었다. 그 어른이 손에 든 대기표 번호는 29번이었다.
이것은 바로 오늘(18일) 대구 동구 신천동 건강협회에서 벌어진 웃지 못할 독감예방 주사 접종 현장이다. 지난해 한정된 예방 접종 수량에 많은 인파가 몰려 독감예방주사를 맞지 못한 때문인지, 오늘부터 시작한 예방접종에 일찌감치 나서 이렇듯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보건소에서도 맞을 수 있는 예방주사이고 병원에서도 맞을 수 있는 주사인데 왠 난리법석이냐고 물어보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는 병원에도 약이 없을 수 있다는 불안감과 약 1만5000원에 달하는 경비부담이 그 이유일 것이다. 보건소에서 맞는 예방접종 비용은 약 3500원 정도라고 한다.
오늘 이러한 사건은 보건복지부의 어처구니 없는 행정에 의한 소동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한 어르신이 "오늘 이 자리에서 목격한 것을 꼭 신문에 실어서 이런 일이 좀 없게 해달라"라고 당부하신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서 쩌렁쩌렁 들려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