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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골목 가득메운 어르신들의 뒷모습
골목 골목 가득메운 어르신들의 뒷모습 ⓒ 임석교
하지만 가까이 가보니 젊은 사람들도 더러 보였고, 방과 후에 집에 돌아와 막 줄을 선듯한 초등학생들도 보였다. 무엇을 하기 위한 줄인지 가까이 다가가 물어보았다.

예방접종을 맞기 위해 모여든 어르신들. 지그재그로 엉켜있는 이 줄을 만들기 위해서도 많은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예방접종을 맞기 위해 모여든 어르신들. 지그재그로 엉켜있는 이 줄을 만들기 위해서도 많은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 임석교
독감예방주사를 맞기 위한 줄이었다. 줄의 앞 쪽으로 가서 몇 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느냐고 물으니, 아침 6시경에 나왔다는 어르신도 있었다. 그 어른이 손에 든 대기표 번호는 29번이었다.

이 골목 저 골목 많은 인파들이 몰려있지만, 안전요원은 전혀 볼 수없다.
이 골목 저 골목 많은 인파들이 몰려있지만, 안전요원은 전혀 볼 수없다. ⓒ 임석교
이것은 바로 오늘(18일) 대구 동구 신천동 건강협회에서 벌어진 웃지 못할 독감예방 주사 접종 현장이다. 지난해 한정된 예방 접종 수량에 많은 인파가 몰려 독감예방주사를 맞지 못한 때문인지, 오늘부터 시작한 예방접종에 일찌감치 나서 이렇듯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보건소에서도 맞을 수 있는 예방주사이고 병원에서도 맞을 수 있는 주사인데 왠 난리법석이냐고 물어보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는 병원에도 약이 없을 수 있다는 불안감과 약 1만5000원에 달하는 경비부담이 그 이유일 것이다. 보건소에서 맞는 예방접종 비용은 약 3500원 정도라고 한다.

오늘 이러한 사건은 보건복지부의 어처구니 없는 행정에 의한 소동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한 어르신이 "오늘 이 자리에서 목격한 것을 꼭 신문에 실어서 이런 일이 좀 없게 해달라"라고 당부하신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서 쩌렁쩌렁 들려오는 것 같다.

결국은 앉아서 기다리기로 결심한 어르신. 그러나 이 날 주사양은 500명 정도라고 관계자는 일러주었다.
결국은 앉아서 기다리기로 결심한 어르신. 그러나 이 날 주사양은 500명 정도라고 관계자는 일러주었다. ⓒ 임석교

어르신들은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지루함을 대신한다.
어르신들은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지루함을 대신한다. ⓒ 임석교

조금 젊으신 어머니들은 기다리는 동안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컵라면에 김치까지 준비했다.
조금 젊으신 어머니들은 기다리는 동안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컵라면에 김치까지 준비했다. ⓒ 임석교

예방접종 순번표를 나눠주는 모습. 이 표를 받아야 오늘 주사를 맞을 수 있다.
예방접종 순번표를 나눠주는 모습. 이 표를 받아야 오늘 주사를 맞을 수 있다. ⓒ 임석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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