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부천시흥· 김포지구 협의회를 비롯한 부천민중연대는 2일 오전 11시 부천시청 1층 로비에서 장애인 등 이동보장법률 입법추진 공대위, 장애인이동권연대, 저상버스전국순회투쟁단 소속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교통수단 이용 및 이동보장에 관한 법률'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어 오후 2시 부천역사 하행선 승강장에서 '시각장애인 부천역 추락참사 규탄 집회'를 갖고 책임자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장애인이동권연대 소속단체를 비롯해 대한안마사협회 인천지부, (사)한국시각장애인복지협회 부천지회, 민주노동당, 민중연대, 민주노총, 6·15실천단, 송내역 장애인참사 대책위원회 등이 참석했다.
장애인이동권연대의 박경석 공동대표는 경과 보고를 통해 "지난 2003년 시각장애인이 송내역에서 떨어져 숨진 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도 시각장애인 김씨가 부천역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등 지하철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철도청과 지하철 운영 당국은 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시각장애인이면서 한나라당 국회의원인 정화원 의원도 참석했다. 정 의원은 "헌법에 인간존엄성이나 행복추구권이 명시돼 있으나 장애인에게는 죽지 않을 권리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과연 우리 나라가 지하철이 있는 나라인지, 이런 참사가 있는 나라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장애인이동권연대는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8년부터 2002년까지 연평균 85명의 시민들이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부상했다"며 "지하철 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전 역사에 스크린 도어를 설치하고 장애인 전담 역무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이동권연대 박영희 공동대표는 '또 떨어져 죽었다. 계속 장애인을 죽일 것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규탄대회 끝에는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고 김아무개씨를 추모하기 위해 준비된 하얀 국화를 추락 장소인 철로 위에 헌화했다.
이어 오후 3시 30분 장애인이동권연대측은 시각장애인 김씨의 실족사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부천역사 대합실에서 팽정광 철도청 서울지역본부장과 면담을 했지만 철도청의 공식 사과는 받아내지 못했다.
이어 장애인이동권연대 등 참여단체는 오후 3시 50분 집회를 마친 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리는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교통수단 이용 및 이동보장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전국 저상버스 전국 순회 투쟁단 집회장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