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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6시 강남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과 '디시 인사이드' 회원 간담회.
6일 오후 6시 강남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과 '디시 인사이드' 회원 간담회. ⓒ 권박효원

6일 오후 6시, 강남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과 '디시폐인'의 간담회는 '예상 외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반 한나라당 정서가 강한 네티즌의 성향상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인 것은 사실 아니냐" "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졸속처리했다"는 공격적 질문이 주를 이뤘지만, '원색적'인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전 대변인은 "분배와 평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열린우리당은 좌파"라며 "좌파라는 말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레드콤플렉스"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사이트 '디시인사이드' 정치사회갤러리 회원들은 이미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과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분배·평등 강조하는 열린우리당은 좌파"

이날 전 대변인은 "평등, 분배를 강조하는 것을 볼 때 열린우리당은 좌파"라며 "언론관련 법안, 사립학교법 등도 좌파정부가 해온 것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좌파가 나쁜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때가 됐고, 좌파라고 할 때 신경쓰는 것은 열린우리당의 레드콤플렉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대변인은 이후 답변에서는 "노 정부의 (좌파적) 정책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체계와 어긋나고, 열린우리당의 '4대 입법'도 (이런 면에서) 위헌적 요소가 있으니 법안이 통과되면 위헌소송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좌파에 대해 공격을 펼쳤다.

또한 이날 전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이 어떤 정책은 아주 우파고, 어떤 정책은 아주 좌파로 우왕좌왕하는 게 문제"이고 "(좌파여서가 아니라) 참여정부가 선동이나 인기영합의 요소를 상당히 띠고 있어서 문제"라고 주장해 자신의 앞선 발언과는 다소 차이나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전 대변인의 이같은 답변에 '소주 한잔'이라는 아이디의 회원은 "참여정부는 중도우파로써 자본주의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최소한의 분배정책을 할 뿐인데 이를 '좌파'라고 말하는 걸 보면 한나라당은 극우"라고 꼬집기도 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이날 '디시인사이드' 회원들로부터 패러디 작품을 받았다. 한솥밥 먹는 동지들이 "그만 하자, 우리 친구 아이가"라고 말하는 이 그림에는 전여옥 대변인과 함께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손봉숙 민주당 의원이 함께 등장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이날 '디시인사이드' 회원들로부터 패러디 작품을 받았다. 한솥밥 먹는 동지들이 "그만 하자, 우리 친구 아이가"라고 말하는 이 그림에는 전여옥 대변인과 함께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손봉숙 민주당 의원이 함께 등장했다. ⓒ 권박효원
"유시민 의원, 큰 인물 되려면 포용력 보여라"

이날 전 대변인은 '가장 존경하는 의원'으로 주저없이 박근혜 대표와 김문수 의원을 꼽았다. 박 대표는 "총선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심없이 헌신하는 모습'"이, 김 의원은 "검소하고 열정적으로 이 나라 미래를 고민하는 모습"이 각각 선정 이유다.

특히 박 대표의 리더십과 관련, 전 대변인은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신념과 담대하게 정치현실을 파악하는 안목이 놀라울 정도"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뒤 "박 대표가 계파 없이도 당대표로 두 번 당선된 것을 간단히 볼일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간담회 패널들은 "관습상의 질문"이라며 토론 라이벌인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이에 대해 전 대변인은 "(유 의원이 쓴)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감명깊게 읽었다"고 칭찬한 뒤 곧바로 "인간적인 여유가 없어 안타깝다"며 비판에 들어갔다.

전 대변인은 "'인큐베이터 토론'을 할 때 유 의원이 불같이 화를 내서 사실 좀 무서웠고, 의원회관 방이 가까운데 인사해도 그냥 간다"고 전했다. 그는 "그렇게까지 증오할 필요가 있는지, 더 큰 인물이 되려면 포용력을 보여달라"며 "토론에서 만나보는 것도 좋지 않겠냐, 저는 준비가 되어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패널들은 임종석 대변인과의 '국가보안법 끝장토론'을 즉석에서 제안했는데, 전 대변인은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물론 하겠다"고 답해 박수를 받았다. 이로써 '디시폐인'들이 제안한 양당 대변인의 국가보안법 토론이 합의된 셈이다. 이미 임 대변인이 지난 번 간담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서라면 참고 토론해보겠다"는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신변보호 받으라던데 미남미녀 많네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회원은 모두 50여명 규모. 이들은 패널 토론이 끝나자마자 "저요! 저요"라고 외치며 일제히 손을 들어 질문을 신청했다. 연이어 손을 들었지만 사회자에게 지명받지 못한 회원들은 "아유" "아까부터 들었어요" 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간담회가 2시간을 넘어가자 사회자가 "딱 두 분만 더 질문을 받겠다"고 공지했으나 회원들의 질문 신청은 끊이지 않았고, 너무 짧은 방청석 질의응답에 대한 항의도 터져나왔다. 결국 사회자는 방청석 질의시간을 늘렸고, 전 대변인 역시 흔쾌히 "오늘은 다음 일정도 없고 시간 많으니까 더 물어봐도 된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 대변인은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거나 보디가드와 같이 가라고 했는데 막상 와보니 미남미녀가 많아서 다행"이라고 친근감을 나타냈다.

그는 간담회 질문에 대해서 "네티즌들이 진지하게 나라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표절시비에 대해서 <오마이뉴스>가 한 쪽 주장만 일방적으로 다루고 있어 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싶었는데 질문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날 회원들은 이날 간담회에 대해 낮은 점수를 매겼다. "대변인이라 새로운 답변을 하기는 어려웠겠지만, 기존 보도에서 보아온 한나라당 기조와 비슷한 예상답변만 나왔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중평이었다.

'스콰시' 아이디 네티즌은 "한나라당이 국보법의 독소조항을 살려둔 채 개정한다고 하는데 개악을 개정인 것으로 말해 웃겼다"며 "더 비판할 수 있었는데, 이전 간담회와 레벨을 맞추다보니 그렇게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패널로 참석한 'nblue' 네티즌은 "회원들이 공식 지지정당이 있는 것은 아니고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예의를 지키고 균형을 잡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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