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2시 엄사리 D마트 앞에서는 300여 사회단체회원이 참여한 '신행정수도건설 촉구 계룡시민 궐기대회'가 열렸다.
이 날 대회에서 이덕재 계룡시의용소방대장은 궐기대회 취지문에서 "지난달 21일 불문 관습헌법에 의한 어처구니없는 헌재의 위헌판결은 지방분권, 지역균형발전에 충격을 주어 우리 국민과 충청도민을 우롱하였다"고 헌재 판결을 비난한 뒤 "신행정수도건설을 재개할 것을 3만 계룡시민의 함성으로 담아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성준 계룡시발전협의회장은 "헌재 판결로 나라의 국운이 달려있는 신행정수도건설이 중단된 것은 온 국민의 아픔"이라고 지적한 뒤 "이런 헌재를 규탄하고 판결에 적절히 대응 못한 정치권을 규탄하기 위해 모였다"고 정치권을 비난했다.
그는 또 "연기, 공주에 신행정수도가 건설될 때까지 3만 계룡시민의 지혜를 모아 총궐기하자"고 주장했다.
최홍묵 계룡시장은 격려사에서 "언제 우리가 신행정수도를 이전해 달라고 했냐"고 반문한 뒤 "성문헌법을 채택하고 있는 한국에서 불문헌법 판결로 500만 충청인이 절망에 빠져 있다"고 헌재 판결을 비판했다.
최 시장은 또 "이런 헌재의 반헌법, 반역사적인 행위를 규탄하고 신행정수도건설을 위하여 결집된 의지를 모아 500만 충청인의 뜻을 밀고 나가자"고 주장하였다.
찬조 연설에서 이지웅 계룡시의회 의장은 "신행정수도는 참여정부의 공약이지 우리가 요구한 것이 아니었다"고 전제한 뒤 "당리당략에 놀아난 노무현 정부와 정치권은 각성하라"고 현 정부를 비난했다.
박동국 계룡시이·통장연합회장은 "신행정수도건설은 16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다수 찬성으로 결실을 보는 듯하였으나 헌재가 불문 관습법 운운하며 위헌판결을 해 좌초됐다"고 헌재를 비난한 뒤 "이는 충청인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규탄하였다.
그는 또 "신행정수도는 충청인이 요구하지 않았고 대통령이 공약하였다"고 현 정부 공약임을 환기한 뒤 "정부는 강한 의지를 갖고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정부가 계속 사업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또 "16대 국회에서 합의를 한 한나라당 의원은 총사퇴하고 위헌판결을 내린 헌법재판관도 총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한 뒤 "헌재 결정에 적절히 대응 못한 정부는 각성하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김창환 계룡시재향군인회장도 "위헌 결정에 대하여 정치권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점 각성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 날 신행정수도건설 촉구 결의 대회를 늦게 개최한 이유를 묻자 김성준 계룡시발전협의회회장은 "16일 화요장터 때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기 때문에 이날 치르기로 이달 11월 초에 결정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계룡시의회는 이달 1일 12시에 계룡시의회 의장실에서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위헌 결정'에 유감을 표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열린 신행정수도건설 촉구 계룡시민 궐기대회는 계룡시발전협의회장, 계룡시장, 계룡시의회 의장 등 사회단체장들이 차례로 연단으로 나와 이미 다른 지역에서 주장하거나 촉구했던 내용의 발언을 쏟아내 형식적이란 느낌을 주었다.
집회장 역시 사회단체회원들만 연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칠 뿐 인근 화요장터를 지나는 시민들은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지역을 잘 알고 있다는 이 아무개씨는 "도시 전체 인구 3만에 서로 잘 알고 있는 지역사회단체장들끼리 모여서 서로 얼굴과 이름 알리기 위해서 나오는 것 아니겠냐"고 비꼰 뒤 "이와 같은 행사는 일반 시민들의 참여와 호응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런 집회를 좀더 일찍 했더라면 그 의미가 돋보였을텐데 헌재위헌결정 후 거의 한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열려 취지가 퇴색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