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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9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 토론하자고 대들까 봐 걱정이다`라며 노 대통령을 비난했다.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9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 토론하자고 대들까 봐 걱정이다`라며 노 대통령을 비난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토론하자고 진짜 대들까봐 걱정이다."

21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김덕룡 원내대표의 말이다. 노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 연설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며 "북한의 핵 보유 주장이 일리가 있는 측면이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미 국무부가 "앞으로 토론을 갖길 바란다"고 밝힌 것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19일 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하며 "부시와의 정상회담을 정말 잘 해주어야 한다"고 덕담을 하는 듯 하다가 이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북을 두둔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며 "한미공조가 튼튼한 가운데 북을 끌어내야 한다, 손상된 한미관계 복원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신중한 태도를 임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측은 전여옥 대변인이 해외순방길의 노 대통령에게 '해외에 되도록 오래 머무르시라'고 악담논평을 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망언'으로 간주, 강력하게 반발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김 원내대표가 사용한 '대들다'라는 표현에 대해 "사전에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요구를 위해 맞서서 반항하거나 달려든다'는 뜻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의 아랫사람이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김덕룡 원내대표가 노 대통령을 향해 미국에 대들지 말라고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망언"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그렇게 하대해서 한나라당의 무슨 영광과 미래가 있냐"고 성토했다.

"김덕룡 대표께서는 노 대통령을 미국 정부의 아랫사람으로 만들어 놓고 하대를 해야만 직성이 풀릴지 모르겠으나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그렇게 하대해서 한나라당에 무엇이 돌아가나. 한나라당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회복해 달라."

마지막으로 김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한 충정이라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이라며 '취소'를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사대 숭미주의가 뼛속 깊이 체질화 된 것 아니냐"

열린우리당의 여러 의원들도 김덕룡 원내대표의 발언을 맹성토했다.

정청래 의원은 "김덕룡 의원은 의원이기 이전에 우리 국민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며 "왜 자꾸 국민의 마음과 더 멀어지는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한나라당은 차기 정권을 되찾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노영민 의원도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사대 숭미주의가 뼛속까지 깊이 체질화된 것 아니냐"며 "공식 멘트로는 민족 자존심도 없이 너무 막나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재천 의원은 "우리나라가 미국의 새로운 주이냐"며 "(김덕룡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 주지사인지, 유엔에서 정식으로 인정된 국가 대통령인지 분간이나 하고 있는가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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