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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 위치한 다락투.
골목에 위치한 다락투. ⓒ 최은경
대학가 닭곰탕집. 어떻게 보면 그리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이 집은 어떻게 생기게 된 것일까? 현재 사장은 30대 후반의 이종권씨인데, 건네는 명함에 'since 1968'이라 되어 있어서 의아했다. 아니나 다를까 2대째 운영하고 있는 중이란다. 이 작은 집이 자그마치 36년여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 자리는 서교시장 쪽이었는데 1979년에 홍대 쪽으로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인 이 닭곰탕은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이씨는 매일 새벽 4시면 일어나서 신선한 생닭을 사러 경동시장이나 가락시장에 나간다. 편안하게 유통업자가 배달해주는 닭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재고가 생기면 결국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본인이 매일 직접 나가 고르는 일을 마다 않는다.

이씨가 말하는 신선한 닭은 살이 미끈미끈할수록 선도가 떨어지는 것이고, 삶은 뒤 살을 찢었을 때 보풀이 일어나는 게 선도가 좋은 것이라 한다. 시장 봐온 생닭은 수작업으로 기름기를 제거하고, 내장을 긁어내며 살코기를 발라낸다. 남은 뼈들은 솥에 넣고 육수를 우려내는 데 쓰는데 여기엔 마늘, 찹쌀 등이 들어간다. 그 다음 일은 좋은 쌀로 밥을 짓는 일.

이렇게 해서 육수와 살코기, 밥이 준비되면 이제 남은 것은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다진 양념을 만드는 일이다. 바로 여기에 다락투 맛의 비밀이 숨어 있다. 고춧가루, 마늘, 소금 등 9가지 재료가 들어가는데 중요한 것은 한 달 동안 숙성을 거친다는 것.

이것으로 기본적인 준비가 끝나면 손님의 주문과 동시에 뚝배기에 육수를 붓고 밥을 넣고 닭고기 살코기와 다진 양념을 얹어 상에 올린다. 여기에 필수 반찬으로 김치와 깍두기가 곁들여지고 특히 생양파와 고추장이 따라 나간다. 생양파와 고추장은 왜 제공되는가 물었더니 부모님이 운영하실 때부터 제공하던 반찬이었다고 한다.

'다락투'의 닭곰탕
'다락투'의 닭곰탕 ⓒ 김영주
다락투의 닭곰탕 가격은 4천원. 부담 없이 한 끼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가격이다. 양이 좀 부족하다 싶을 경우, 500원만 더 내면 밥이 따로 나오는 특닭곰탕을 먹을 수도 있다. 혹 다른 메뉴를 찾는다면 닭칼국수도 추천할 만 하다.

언젠가 이 사장에게 지나가는 얘기로 일산에서 잘 나가는 닭칼국수집이 있다는 얘길 했는데 바로 찾아가서 먹었다고 한다.

결론은? 자신의 닭칼국수가 더 맛있다는 것. 당시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제는 다락투의 닭칼국수에 점수를 더 주고 있다. 둘 중에 누가 더 잘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내 입맛이 변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찌됐던 이 집의 닭곰탕과 닭칼국수는 맛있다.

닭곰탕 전문점 다락투 전경
닭곰탕 전문점 다락투 전경 ⓒ 최은경
늘 학생들과 직장인들로 가득 차 있는 다락투. 부담없는 가격으로 닭의 고기와 육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닭곰탕의 매력을 그냥 지나칠 수 없기 때문이리라.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이씨는 프랜차이즈를 할 생각은 없고 직영점 한 곳 정도는 더 할 생각이라고 한다. 대형 프랜차이즈를 하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특히 닭곰탕은 주인이 직접 관리해야 음식의 맛이 제대로 사는 만큼 더욱 그러하단다.

다락투의 벽에 걸려있는 '경영 윤리' 팻말이 눈에 띈다. '국, 밥, 반찬을 절대 재활용하지 않는다'라는. 근데 다락투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지난 1979년 홍대 앞에 왔을 때 이름이 '많을 다', '즐거울 락'을 써서 '다락'이었는데, 93년 이곳으로 옮겨왔기에 두 번째 다락이라는 뜻에서 '다락투'라고 지었다고.

직장인 점심 추천 맛 집으로, '타락투'를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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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입니다. 세상 모든 일이 관심이 많습니다. 진심이 담긴 글쓰기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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