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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뒷 뜰에서 바라본 보경사 전경.
대웅전 뒷 뜰에서 바라본 보경사 전경. ⓒ 정헌종
역사와 세월은 물처럼 흐른 뒤에야 비로소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것일까? 고목과 아름드리 소나무만이 물끄러미 산 행자를 맞이한다.

보경사 경내 천왕문 오른쪽에 있으며, 높이 6m나 되는 두 그루의 탱자나무는 나이나 나무의 크기로 보아 매우 희귀한 것이다.
보경사 경내 천왕문 오른쪽에 있으며, 높이 6m나 되는 두 그루의 탱자나무는 나이나 나무의 크기로 보아 매우 희귀한 것이다. ⓒ 정헌종
보경사는 세상에 제 몸을 내버린 무책임한 중생과 속인을 맞이하기에 한 치 부족함이 없다. 계곡의 풍경 또한 쉽사리 세상일을 잊게 만든다.

신선대 주위의 비경은 보경사에서 가장 좋은 비경 중 하나다.
신선대 주위의 비경은 보경사에서 가장 좋은 비경 중 하나다. ⓒ 정헌종
계곡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계곡 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도 좋다. 희미하게 끊어질 듯 이어진 길을 찾아 가다 보면 쉽게 접할 수 없는 비경들을 볼 수 있다. 바위덩이를 비껴 이리 돌고 저리 돌다 금세 상생폭포에 이른다. 향로봉(930m)에 갈 것이 아니라면 시간은 충분히 많다.

상생폭포. 등산로에서 제일 먼저 보개되는 폭포지만 갈수기라 낙수가 적었다.
상생폭포. 등산로에서 제일 먼저 보개되는 폭포지만 갈수기라 낙수가 적었다. ⓒ 정헌종
조용히 물 흐르는 소리를 듣자면 근심 걱정 희로애락이 함께 흘러가듯 느껴진다. 물 흐르는 소리가 귀에 익으면 이제 물새 우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삐리삐삐 우는 물새는 낙엽을 쓸어내는 바람소리와 함께 계곡 소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화음이다.

물새 소리는 해가 지기 전에 일찌감치 서둘러서 사라진다. 물새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면 산행을 서둘러 마무리해야 안전하게 마을까지 내려올 수 있다.

보경사 청하계곡은 계절마다 사색이 뚜렷하다. 봄에는 삿갓나물, 곰취나물, 바위취 할 것 없고 가을에는 지천이 송이 밭이다. 여름엔 맑고 찬 계곡과 짙은 녹음이 우거지고 겨울이면 눈 덮인 계곡이 너무도 장관이다.

부처손. 보경사 암벽에는 부처손이 천지다. 항암제로 쓰이는 약초다. 사철 채취할 수 있으며 독도 없다.
부처손. 보경사 암벽에는 부처손이 천지다. 항암제로 쓰이는 약초다. 사철 채취할 수 있으며 독도 없다. ⓒ 정헌종

석창포 군락. 보기 힘든 군락지인데 덩이 뿌리는 약재로 쓰인다.
석창포 군락. 보기 힘든 군락지인데 덩이 뿌리는 약재로 쓰인다. ⓒ 정헌종
꼬불꼬불 이리 돌고 저리 돌다 보면 연산폭에 이르게 된다. 보경사 청하계곡은 연산폭 주위의 풍경을 중심과 정점으로 하여 보경사 중산리 쪽의 거칠고 굽이치는 비경과 향로봉 시명리의 은은하고 평온한 비경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계곡으로 오르면 이와같은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관음폭포와 연산폭포전에 볼 수 있는 비경.
계곡으로 오르면 이와같은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관음폭포와 연산폭포전에 볼 수 있는 비경. ⓒ 정헌종
연산암을 돌아 가빠른 길을 올라서면 왠지 모를 평온함이 찾아온다. 물소리도 잔잔하다. 연산폭의 낙수소리가 점점 작아지면 계곡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연산폭포아래 소가  마치 푸른 물주머니 같다. 상당히 깊은데도 바닥이 보인다.
연산폭포아래 소가 마치 푸른 물주머니 같다. 상당히 깊은데도 바닥이 보인다. ⓒ 정헌종
시명리에 이르면 집터가 여기 저기 보인다. 향로봉에 오를 게 아니라면 아쉽지만 하산해야 한다. 내려오는 길엔 작고 볼 폼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암자에 들러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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