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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논산수도서비스센터에서 논산시청 홈페이지에 올린 수돗물 안내문
수자원공사 논산수도서비스센터에서 논산시청 홈페이지에 올린 수돗물 안내문 ⓒ 논산시청홈페이지
논산지역의 수돗물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녹물이 발생 한 지 2일째인 25일 오전부터 반월동, 대교동, 취암동 등 논산시내 지역은 녹물 발생이 줄어들어 식수로 이용이 가능한 상태다. 그러나 연무읍 지역은 오늘 오전 7시경부터 상수도관의 관압이 갑자기 떨어져 아직까지 수돗물 공급이 원활치 못하다.

연무지역의 수돗물은 논산가압장에서 공급하는데 정상적인 상태는 5.6㎏/㎠이지만 오늘 오전부터 5.2㎏/㎠로 관압이 낮아졌다. 한편 논산 수돗물 사태에 대해 수자원공사 측은 "이번처럼 광범위한 지역에서의 녹물 발생은 흔치 않은 경우라 원인 규명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무지역의 관압저하 현상은 "수도관에 공기가 차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어제 발생한 논산시지역의 녹물 사태는 노후관이 외부 또는 내부적으로 충격을 받아 수도관내에 침착되어 있던 녹이 흔들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수자원공사 논산수도서비스센터가 지난 23일 밤 10시부터 24일 새벽 2시까지 강경역 앞 광역상수도관 공기압밸브 교체 작업을 했는데, 이 교체 작업 중 형성된 공기층이 수류 변화를 일으켜 녹물이 발생했을 지 모른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센터 측이 녹물 발생을 알게 된 시점은 24일 아침 8시경. 그런데 이번 녹물 사태 발생 전후로 논산지역에서 상수도관과 관련한 공사는 강경읍 광역상수도관 공기압밸브 교체작업뿐이었다. 따라서 이번 사태와 광역상수도관 공기압밸브 교체작업과의 직접적인 관련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수자원공사 논산수도서비스센터는 강경역 앞 광역상수도관의 공기압밸브를 23일 밤 10시부터 24일 새벽 2시까지 교체작업을 했다. 녹물 발생은 이 작업 직후 발생했다.
수자원공사 논산수도서비스센터는 강경역 앞 광역상수도관의 공기압밸브를 23일 밤 10시부터 24일 새벽 2시까지 교체작업을 했다. 녹물 발생은 이 작업 직후 발생했다. ⓒ 윤형권
이번 녹물 발생의 원인에 대해 k대학 토목건축과 A교수는 "수도관 공사 중 단수를 시켰다가 다시 밸브를 열어 물을 채우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관내에 갑작스런 공기층이 형성되면서 급격한 수류 변동으로 녹물이 발생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논산시수도사업소 이정호 계장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노후관에 있는 것 같다. 논산시 지역 수도관의 90% 정도가 15~20년 정도로 노후한 상태다. 올해부터 논산시 상수도의 유지관리 보수, 요금징수 등의 업무를 수자원공사 측에 위탁했는데, 공사 측에서 앞으로 5년 동안 단계적으로 노후관을 교체할 계획을 세워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후관 교체에 대한 계획이 있다고 하지만 시민들은 불안하게 여기며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하루 빨리 실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월동의 한 주민은 "앞으로 5년 동안 노후관을 교체한다고 하는데 그때까지 불안한 상태에서 수돗물을 먹어야 한다. 이러고도 수도요금을 내야 하는가?"라고 항의했다.

목욕탕 수돗물에서 나온 녹물을 채취해 들고 있다.
목욕탕 수돗물에서 나온 녹물을 채취해 들고 있다. ⓒ 윤형권
취암동에서 목욕탕을 하고 있는 박종권(58세)씨는 "24일 아침 7시부터 녹물이 나와 온종일 손님도 못 받아 피해를 입었다. 구체적인 피해에 대해 진정서를 내겠다. 이번뿐만이 아니다. 올해 수 차례 녹물이 나와 수도 관련 부서에 항의를 했지만 번번이 개선하겠다고는 답변만 들었다"며 24일 오후 3시경에 목욕탕 수도관에서 채취한 물병과 진정서를 보여주었다. 박씨가 채취한 녹물은 투명한 플라스틱 병에 담았는데 마치 간장과 같이 시커멓다.

또, 연무고속버스터미널에 근무하고 있는 최용창(28세)씨는 "이곳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는 단수를 하려면 미리 예고를 해야 하는데 24일 갑자기 물이 하루 종일 안 나오다가, 오늘은 녹물만 조금씩 나오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취암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유아무개(33세)씨는 "하루 종일 녹물만 나오고 그나마 물도 안 나와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영업을 못했다. 우리만 피해와 불편을 당했겠는가?"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 어떤 시민은 논산수도서비스센터 앞에다 절여놓은 배추를 내동댕이치고 가는 일이 발생해 이번 사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가늠할 수 있었다.

논산시청 홈페이지에도 이번 사태에 대해 항의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가 '배추 절여 논 사람’이라는 사람은 '시장님께 묻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장배추 300포기를 사다가 절여 놓았는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지 말라니요? 이게 말이 됩니까?" 라고 항의했다.

논산 시민들의 수돗물 불신 확산에 대해 수자원공사 수도관리처 논산시 담당자는 "노후관을 교체하는 5년 동안 수도관의 압력을 잘 조절해서 녹물 발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안이다"라며 노후한 논산시 수도관의 교체 및 보수 문제에 대해 뾰족한 대책이 없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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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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