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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주교회의 홈페이지 화면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홈페이지 화면 ⓒ 화면캡쳐
12월 3일, 위와 같은 주교회의의 주문에 대해 신자들이 답했다.

그러나 '사학법 개정 반대에 앞장설'것을 요청받은 신자들이 오히려 "주교회의 개정 반대 입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주교회의의 성명은 현재 논의 중인 개정법안의 취지와 현재 사학재단들이 보이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선 거의 언급하지 않은 채 사학법인·교장의 권한과 권위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명할 뿐이었다"면서 "주교회의가 우리 교육현실을 바로보지 못하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내고 고백하는 내용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주교회의가 잘못된 현실인식을 하고 있다고 질타한 것이다.

특히 이들은 "교회가 주님의 정의와 평화가 관련된 이라크 파병문제나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해서는 외면하다가, 사학법에 대해서는 국민과 신자들에게 반대운동에 나설 것을 요청하는 것은 사학에서의 종교권력 유지를 위한 저항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교회가) 사립학교법에 대해 기득권 유지에 급급해 하기보다는 변화와 개혁의 흐름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인 황경훈씨도 자신의 글을 통해 주교회의 성명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과연 교회가 누구의 편인지 다시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라도 주교회의는 민심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을 살피는데 최선을 다하여 앞서 말한, 평화, 인권, 생존권 문제에 진실하게 답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 난항

한편,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연내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여·야는 지난 1일에야 국회교육위원회내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3명씩 동수가 참여하는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구성했다. 법안소위가 찬반 동수일 경우 해당 안건이 부결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에 비춰볼 때 우리당이 제출한 사학법 개정안이 소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없어진 것이다.

다음은 가톨릭신자들의 성명을 주도한 최경욱(44, 서울 시흥동)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어떻게 성명발표를 주도하게 되었는가?
- "지난 10월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성명서 전문이서울대교구에서 발행하는 ‘서울주보’에 실렸다. 당시 이 성명서 전문을 읽은 많은 뜻있는 신자들은 교계지도층의 잘못된 현실인식과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태도를 더 이상 방관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그간 평신도들의 방관과 침묵에도 그 원인이 있으며 언제든 필요할 때 분명한 의사를 밝히는 것이 올바른 신앙인의 태도라 판단되었다. 이에 한국천주교회 103위 성인을 기억하며 103명의 신도들이 뜻을 모았다."

= 성명발표에 참여한 사람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이며 어떻게 조직되었는가?
-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가톨릭신앙을 바탕으로 세상과 우리자신 그리고 교회에 대해서 깊이 있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모임이 교회내에는 많이 있다. 이번에 참여한 사람들은 가톨릭학생회, 가톨릭청년회활동을 했던 중장년의 평신도들이 주가 되었으나 뜻을 알고 동참의 의사를 표명해온 분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즉,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은 각자 자기가 속한 삶의 현장에서 묵묵히 ‘깨어있는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 이번 성명 발표에 어떤 의미를 두고 있나?
- "그동안 주교회의를 비롯한 교회 상층부의 의사는 옳고 그름을 떠나 여과 없이 그대로 신자들에게 전달되어 왔다. 교회의 권위가 교계상층부의 권위와 혼동되어 이에 대한 존중의 마음에서 비록 동의하지는 못하더라도 반대 의견의 표명은 자제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평신도들의 침묵을 동의로 착각하는 교계의 잘못된 상황인식을 일깨울 필요가 있었다.

이라크파병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못하는 교회상층부가 그 내용조차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신자들의 반대운동을 선동하는 태도는 한국가톨릭 평신도들의 교회에 대한 희망과 좌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 할 것이다. 교회를 올바로 이끌어내는 권위는 세상을 구원하신 ‘그리스도의 진리’에 복속될 때 드러나는 것이지 올바르지 못한 포양으로 신자들을 현혹시키는데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주교회의 성명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마르코 2. 27)

우리는 지난 10월14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가 발표한 “사학법 개정 반대” 성명서를 접하고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사회주교위원회의 성명은 현재 논의 중인 개정법안의 취지와 현재 사학재단들이 보이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선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개정법안의 내용과 직접적이고 객관적인 관련성을 보이지 않는 몇몇 부정적 전망을 근거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개정법안의 핵심적인 내용은 교사・학부모들이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나 평의회를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바꿔 ‘재정 등 학교운영의 투명성’을 보장하자는 것이며, 외부인사를 삼분의 일 이상 이사회에 참여시켜 ‘공익성’을 보다 강화하여 사학에서 발생하는 비리를 제도적으로 차단하자는 것입니다. 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서도 경영 투명화를 위한 일환으로 ‘사외이사’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볼 때 과도하다고 볼 수 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개정안 내용 중 사립법인 이사장 친인척의 과도한 개입금지, 비리이사장의 오년간 복귀금지조치 등은 불과 일백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정치인에게 오년간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현실에 비춰볼 때 오히려 그 제재가 약하다 할 것입니다.

지난 오년간 비리 사립학교 법인이 유용한 액수가 밝혀진 것만 해도 이천억원에 달하고 이나마 피감 대상 150개 사학법인 중 60개만 처음으로 감사한 결과라고 합니다. 따라서 “사학의 비리는 법이 없어 문제가 아니라 지금도 법에 의해 처리되고 있다”는 성명의 주장은
사회주교위원회가 우리 교육현실을 바로보지 못하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내고 고백하는 내용일 뿐입니다. 오히려 성명의 주장과는 달리 사학의 ‘투명운영’에 대한 감시와 지도가 더욱 강화되어야 합니다.

또한 성명은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학교는 국가가 인정하는 교육법을 따르며 가톨릭적 인생관과 세계관에 입각한 교육을 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어떤 학교에서도 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라며 특수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과연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학교들이 학생들에게 필요한 인성교육・평화교육・인권교육 등의 보편적 가치에서 다른 학교들과 어떠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사립학교는 사립법인을 위해 존재하기 보다는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학교구성원 전체를 위해 존재할 때 공익성을 담보하게 됩니다.

사회주교위원회의 성명을 접하고 우리가 극심한 우려와 실망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은 일반신자와 국민들에게 “이 민주화된 세상에서, 사학의 발전을 주장하고 그에 장애를 일으킬 법 개정을 반대하는 데에 앞장서 주시기를 청합니다”란 주장이었습니다. 이는 주교회의가 최근 사회문제를 대하면서 취한 태도와는 너무도 상반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교회가 주님의 정의와 평화가 관련된 이라크 파병문제나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해서는
외면하다가, 사학법에 대해서는 이렇듯 성명을 발표하여 국민과 신자들에게 반대운동에 나설 것을 요청하는 것은 교회가 자기 자신의 세속적 이해관계에만 집착한 결과가 아닌지 심히 우려됩니다.


우리는 이번 사회주교위원회의 성명에 대해 깊은 의구심과 유감을 감출 수 없으며, 가톨릭교회는 사립학교법 개정안과 현실에 대해 객관적이고 근본적인 검토를 통해 변화와 개혁의 흐름에 동참하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교육과 노동에 대한 권리, 명예와 존경에 대한 권리, 정당한 보도를 들을 권리, 자기 양심의 바른 규범을 따라 행동할 권리, 사생활을 수호할 권리, 종교적 분야까지 포함해서 정당한 자유를 누릴 권리 등이 인간에게 주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사회 질서와 사회 발전은 언제나 인간의 복지를 목적삼아야 한다. 사물의 질서가 인간 질서에 종속될 것이지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주 친히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마르코2:27)하실 때에 이 진리를 인정하신 것이다.”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사목헌장“중 제1장 제2절 "인간공동체“에서..



2004년 12월 3일

교회의 쇄신을 바라는 103인의 신자일동

임명휘(요한), 최경욱(요셉), 남상덕(요한), 김태영(사무엘), 장명진(모니카), 김영철(요셉), 하승운(미카엘), 김용신(도민고), 김정미(리오바), 김민중(임마누엘), 김민아(미리암), 김민지(안젤라), 김연미(요세피나), 김수용(마르코), 문범영(펠릭스), 박현숙(루시아), 권현정(크레센시아), 정민섭(베드로), 윤호성(다니엘), 천영진(바오로), 임채용(요한), 김복숙(루시아), 이원영(로사), 김대현(아오스딩), 노재은(요셉피나), 박근영(라이문도), 박효기(토마스 아퀴나스), 윤홍렬(요한보스꼬), 안종성(이사악), 이상윤(사이몬), 천덕희(바오로), 성현석(대건안드레아), 강성준(사무엘), 박경희(소피아), 신대현(바오로), 김명석(스테파노), 박수미(비비안나), 강병규(미카엘), 박종기(요셉), 이정금(마리아), 박요안(요한), 박신영(세레나), 신현숙(루시아), 박희정(아녜스), 이경구(바오로), 여운식(바울리노), 이영은(베르나르도), 지하영(미리암), 김루시아(루시아), 두옥주(로사), 구현서(마르티노), 김도환(미카엘), 조빈미(안나), 장지연(엘리사벳), 나부덕(율리안나), 정석범(베드로), 유범규(십자가의요한), 정현진(레지나), 이상록(세례자요한), 심상윤(마리아), 정유리(글라라), 남인우(다니엘), 김미수(미카엘라), 마철우(요셉), 박명일(알렉시오), 김지현(유스티노), 정상훈(프란치스코), 변수형(도비야), 이성복(베드로), 박중신(시몬), 안주리(에디따), 최영(사베리오), 계인선(글라라), 장미정(로사), 최윤정(글라라), 안미현(이냐시오), 이광훈(마태오), 이동훈(안젤로), 이범용(미카엘), 김선이(안나), 최문호(사도요한), 박세찬(요한비안나), 권순지(로사), 박성현(루도비꼬), 최우석(대건안드레아), 이인곤(요한), 조창훈(아오스딩), 홍기영(토마스아퀴나스), 정우식(바오로), 황선자(세실리아), 박경욱(스테파노), 오만석(마태오), 박용석(이시도로), 김기열(라파엘), 강익구(프란치스코), 전용정(프란치스코), 박포강(휘델리스), 구정회(가우디오소스),이현욱(요한), 양윤형(히지노), 이지영(아네스), 길우석(라파엘), 김재빈(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최지영(카타리나) -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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