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이 죽느냐, 내가 죽느냐는 결연한 각오로 우리의 인권과 민주주의, 통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국가보안법 폐지투쟁, 그 마지막 투쟁의 깃발을 든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300여명의 시민들의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300명의 시민들로 구성된 ‘국가보안법 끝장 국민단식단’은 6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는 날까지 무기한 대규모 노상 단식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굳센 결의로 생사를 걸고 매진하자"
이날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아래 국민연대) 오종렬 상임대표(국민단식단 단장)는 대회사에서 “한나라당과 조·중·동 등 사대매국세력들은 국가보안법 지키기에 자신들의 명운을 걸고 있다”며 “그 이유는 바로 사대매국과 친일, 친미로 권력과 부를 거머쥐고 있는 수구세력이 또 다시 자기들의 판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지금 우리는 사람 사는 세상, 통일 조국의 세상을 만드는 대장정의 영마루에 올라섰습니다. 동지들 진정 국회의사당을 민주공화국의 의사당으로 만들기 위해 투쟁합니다. 동지들 올해 안에 기필코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겠다는 굳센 결의로 생사를 걸고 매진합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는 “해방 60년을 맞이하는 내년까지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둘 순 없다”며 “그 동안 수없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투쟁해 왔지만 올해가 마지막 투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번 시청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 10만 집회를 보고 정말 국가보안법 폐지가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적대시하며 탄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민주주의와 인권국가는 멀었다는 걸 보여주는 것입니다. 국가보안법을 넘지 않고는 민주주의도 인권도 없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이 자리를 지키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으로 단식에 참가"
국가보안법폐지여성실천단 장수경 단장은 “어제 한총련 의장이 체포되었듯이 우리 아이들도 정의와 민족을 위해 살면 언제든지 국가보안법에 의해 구속될 것”이라며 “한 사람의 어머니로써 더 이상 국가보안법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 아이에게 불의를 보면 참지 말고, 나만 생각하지 말고 내 민족 내 이웃을 위해 살라고 얘기했습니다. 우리 아이가 자유롭게 글을 쓰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간절히 바랍니다. 하지만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이상 우리 아이들도 감옥에 갈 수밖에 없습니다.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으로 단식에 참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한총련 대학생을 대표해 광주전남지역총학생회연합(남총련) 백형진 의장(조선대 총학생회장)은 "한총련은 35일간 단식과 노숙 투쟁을 전개했으며 앞으로도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결의를 이렇게 밝혔다.
"몸무게 줄었지만, 폐지 신념은 더 높아져"
"35일 동안 계속된 단식 투쟁으로 몸무게가 12kg, 심지어 17kg까지 줄기도 했습니다. 그 동안 몸무게는 줄었지만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신념은 더욱 드높아졌습니다."
300명의 국민단식단은 한상렬 목사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더 이상 국가보안법에 의해 구축된 강고한 냉전수고, 반인권, 반민주의 질서를 인정할 수 없다”며 “국가보안법이 죽느냐, 내가 죽느냐는 결연한 각오로 국가보안법 폐지투쟁, 그 마지막 투쟁의 깃발을 든다”고 선언했다.
국민단식단은 또한 “우리의 미완성의 민주화 투쟁의 진전은 바로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으로 시작된다”고 지적한 뒤, “우리는 역사와 더불어 국민과 더불어 반드시 올해 안에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해방 60주년을 맞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20일엔 1천명 단식 참가, 꼭 폐지시킨다"
한편 국민연대는 ‘국가보안법 끝장 국민단식단’의 국회 앞 무기한 노상단식은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며, 정기국회 폐회일인 9일에는 단식농성단이 560여명으로 확대되고, 20일엔 1천명의 단식농성단이 집결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광범위한 시민들의 참여를 위해 농성장 방문 하루 단식을 진행하는 ‘지지단식단’ 구성과 네티즌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단식단’을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임시국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안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18일엔 '국가보안법 폐지 전국 총력 집중투쟁'을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