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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모습에선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없다.
옆 모습에선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없다. ⓒ 서정일
목포시 유달산 초입에도 노적봉을 마주하고 서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다. 그런데 이곳의 동상은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 대부분의 이순신 장군 동상이 칼을 잡고 정자세를 취하고 있는 반면 이곳의 동상은 오른손을 반쯤 올린 모양새다. 그러나 더욱 특이한 점은 무게중심을 중앙에 두지 않고 왼편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정면에서 쳐다 보면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일직선을 그어 봐도 분명 기운 모습이다.

"제작 초기부터 이런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목포시청 문화관광과 염민형씨는 무엇을 묻는지 아는 듯한 목소리로 제작 당시의 서류와 초기 사진까지 보관되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작자가 어떤 뜻을 가지고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확실히 알려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피사의 사탑처럼 무너지고 있다는 신고도 있었을 텐데요"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아도 10여년 전 그런 얘기가 있어 정밀진단을 했는데 이상한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이렇게 조금은 기울어진 모습으로 30여년을 끄떡없이 서 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졌기에 안심해도 된다는 말.

오른 발은 앞으로 나와있고, 왼 발이 뒤에 있다. 때문에 정 자세를 취하고 있는 다른 동상들과는 달리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이다.
오른 발은 앞으로 나와있고, 왼 발이 뒤에 있다. 때문에 정 자세를 취하고 있는 다른 동상들과는 달리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이다. ⓒ 서정일
그럼 만든 이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었을까? 하지만 알 길이 묘연하다. 유달산 공원조성을 담당했던 유달산 공원화 추진위원회는 지금은 해체되어 제작자 또한 알 길이 없기 때문.

물론 인물기념상은 사실적 모습보다는 그 인물이 상징하는 의미를 부각시키고 현장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제작하게 마련인데 여느 다른 동상과 달리 오른손을 반쯤 올리고 왼쪽으로 약간 기운 듯한 모습은 참으로 특이하다. 혹시 목포이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볏짚으로 위장한 노적봉, 실전을 앞둔 목포 앞바다, 긴장감 도는 유달산에서 바다에 떠 있는 왜선을 바라보면서 진격 직전에 있는 병사들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노적봉 너머를 바라보고 있는 이순신의 형상은 전국에 있는 수많은 동상 중에 가장 동적으로 표현된 긴장감 넘치는 살아 있는 동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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