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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수일 당선자(오른쪽에서 3번째)가 인사하고 있다.
13일 오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수일 당선자(오른쪽에서 3번째)가 인사하고 있다. ⓒ 이민우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질 높은 공교육을 실현하고, 사회개혁에 앞장서는 전교조를 만들겠습니다."

제11대 전교조 위원장에 당선된 이수일 교사는 13일 오전 전교조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 학부모와 함께하는 참교육 실천에 앞장서서 한국 교육에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 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1978년 교단에 처음 선 이수일 위원장 당선자는 1979년엔 남민전 사건 관련 구속 해직되어 10년간 수감 생활을 하기도 했다. 출소 후엔 전교조 조사통계국장(1990~91), 부위원장(1998~2000) 등을 역임한 바 있고, 1999년 복직되어 현재 서울 중화고등학교에 재직 중이다.

이수일 위원장 당선자는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고, 여론의 힘이 총칼보다 강하다는 신념을 갖고 살아 왔다"며 "반대 위주의 선도 투쟁보다는 실천 위주의 대중 투쟁으로 다시 국민의 박수를 받는 전교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길 당선자는 또한 "전교조가 어려운 시기에 공안정국을 뚫고 결성이 돼서 10년 만에 합법화됐고, 이제 합법화된 지도 6년이 지났다"고 지적한 뒤 "오늘까지 전교조가 올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더욱 국민의 지지를 받고 사랑 받는 전교조로 거듭나기 위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석부위원장에 당선된 박경화 교사는 "선거 기간 동안 전국을 다니며 전교조 교사들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가르치며 주변의 신뢰를 받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그런 전교조의 리더가 된다니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제11대 박경화 수석부위원장 당선자와 이수일 위원장 당선자
제11대 박경화 수석부위원장 당선자와 이수일 위원장 당선자 ⓒ 이민우
박경화 수석부위원장 당선자는 1983년 교직에 첫 발을 내딛었고, 지역사회학교 '명서/안남 문화마을'을 운영(1993-2000)했다. 또, 전교조 경남지부 여성위원장, '청소년 탈 폭력 영화제' 집행위원장, 전교조 본부 여성위원회 홍보국장을 역임했다. 현재 경남 창원에 있는 신월중학교에 근무중이다.

박경화 당선자는 또 "전교조 교사들은 아이들을 위해 헌신과 희생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전교조와 관련한 언론의 부정적 보도를 의식한 듯 "이제 전교조의 편이 되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전체 조합원의 직접투표로 치러진 제11대 위원장·수석부위원장 선거는 전체 조합원 9만9347명 가운데 7만9050명이 참여해 79.6%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수일·박경화 후보는 전체 투표 참여자의 59.2%인 4만6825명의 지지를 받았다.

이수일·박경화 당선자는 앞으로 업무인수위원회를 구성해 현 집행부한테 업무를 넘겨받은 뒤, 내년 1월 1일부터 2년 동안 전교조 본부의 집행부를 이끌게 된다.

"교육 현장에 뿌리내리는 전교조 만들겠다"
이수일 당선자와 기자회견

"반대 않겠다는 게 아니라 합리적 대안 제시 강조"

- "반대 위주 선도 투쟁에서 실천 위주의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선거 때 제시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전교조는 처음부터 교육의 대안 세력을 자임하며 출발했다. 지나온 과정에서도 부족하지만 그런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비춰질 때, 특히 합법화 이후 기대치가 높아졌다고 본다. 정부가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을 펴면서 반대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반대가 부각이 됐던 거다. 앞으론 반대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반대를 하더라도 반드시 책임 있는 보다 설득력 있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을 분명히 하겠다는 강조이다."

"교육평가제 일방적 추진하면 저항 직면할 것"

- 교사들이 현실에 안주하는 측면이 있다며, 교사평가제 도입도 주장하기도 하는데, 교사평가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재 교육부에서 학회에 용역을 줘 시안을 마련하고 추진하려는 교원 평가는 현행 평가제인 근무평정제와 양립할 수 없다. 학교 민주화가 이뤄지지 않고 교사의 교육권이 보장되지 않은 조건에서 교사의 교육의 질을 높이기보다는 교사의 교육 활동을 위축시킬 소지가 더 크다는 점에서 현재 교육부의 안은 반대한다.

교사 평가는 근무평정제 폐지와 교장선출보직제 등 학교 민주화 진전의 토대 위에서 종합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현재의 근무 평가제는 수십년간 교사가 교육 활동에 전념하기보다는 승진을 위해 줄을 서게 만드는 비교육적인 역할을 해 왔다. 이런 제도가 먼저 폐지돼야 한다. 교사가 평가 받기 위해선 합당한 교육권이 확보돼야 한다는 말이다.

우선 교육과정운영에 대한 교사의 제량권이 요구된다. 아울러 교사가 가르친 학생에 대한 실질적 평가권이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이 선행된 뒤에 교사평가제가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또 교사평가제가 성과급이나 인사 문제와 연계된 평가제도라고 한다면 비교육적인 부분으로 교사들의 발목을 잡게 된다. 교사평가제를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전교조뿐만 아니라 전체 교사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정당한 노동 대가와 조건 요구는 합법적 권리"

- 전교조가 직접적 이해 관계와 관련된 사안에만 치중하고 사회적 책임엔 소홀하다는 비판도 있는데?
"교사도 노동자고 노동조합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이고 시민권에 해당된다. 그런 점에서 정당한 노동의 대가와 노동의 조건에 대해서 요구하는 건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리이다. 부당하게 교권침해를 당하다든지 정당한 노력의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요구할 권리가 있다. 그래서 교원노조법에 따라 전교조가 합법화가 된 것이다.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단체교섭을 하고 있다.

전교조는 결성 때부터 다른 노동조합과 달리 교육노동자로서 참교육을 실천하겠다는 걸 선언했고, 강령에 목표로 설정돼 있다. 그렇기에 비합법 시기에도 꾸준히 노력해 왔다. 더구나 합법화 이후엔 매년 참교육실천보고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해마다 3천여명이 참여해 학교 현장에서 실천한 사례를 근거로 각 지회, 지부를 거쳐 전국단위에서 공유하고 전파시킬 내용을 나누는 것이다.

어떠한 대가도 없고 연구 점수에 반영되거나 연구비가 지급되는 것도 아니지만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언론에선 이런 걸 다뤄주지 않는다. 사건성 기사로 연가투쟁이나 이런 것만 다루고 있다. 평상시에 하고 있는 노력들을, 꼭 스승의 날에만 미담을 찾지 말고 보도하여 격려해 주고 성원해 달라."

"전교조의 위기는 교육의 위기... 함께 풀어야"

- 합법화 이후에 오히려 전교조 가입자가 줄어 들고 약화되고 있다며 위기를 타개하겠다고 했는데, 전교조 약화의 원인과 대안은?
"위기를 희망으로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어느새 전교조에서 주로 활동하는 교사와 대부분의 현장 교사들의 사이가 점점 멀어졌다고 본다. 해직 출신의 교사들이 '따라 와라 열심히 하자'고 하니까 현장의 교사들은 잘 따라가지 못하고 허리가 끊어진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탈퇴하는 교사도 있고 신규 가입 교사도 줄어 들고 있다.

하지만 외부의 문제도 있는데, 전교조는 작년과 재작년에 외부에서 너무나 모진 매를 받았다. 지금 전국에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승진이 되지 않아도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사를 위해 다양한 아카데미를 열고, 거기에 수천, 수만의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것에 대한 보도는 없이 언론들이 너무 일방적으로 전교조에 돌을 던지진 않았나 생각한다.

또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서로의 상호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고 본다. 이런 불신은 어디서 시작됐고, 그 책임이 어디에 있을까. 우리 모두가 같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본다. 전교조의 위기는 전교조의 위기만이 아니라 우리 나라교육의 위기다. 전교조의 위기니까 너희끼리 풀어보라는 것보다는 우리모두의 위기라는 생각으로 다같이 풀어나갔으면 좋겠다."

"비난받아야 할 정치활동은 한 적은 없다"

- 올 한해 전교조는 총선 등 정치 관련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다는 비판도 있다. 정치 문제에 대해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갖고 있나?
"전교조가 정치에 개입하거나 정치투쟁을 하고 싶어서 한 적은 한번도 없다. 비합법 시기 노태우 정권의 공안정국에서 대량해직 사태를 겪었고, 사회 전체가 민주화운동에 나설 때 동참해 같이 대열에 섰던 것이다. 그때도 수구적인 세력은 정치 사상적 공격을 해왔다. '의식화 교사'다, '계급투쟁을 선동한다'는 식의 모진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10년이 지나 해직 조합원들은 복직이 되었고, 지금은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국가적 차원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지금은 어느 누구도 우리가 정치에 개입했다거나 정치 투쟁을 일삼았다고 비난할 순 없다고 본다. 앞으로도 한국 현실이 역사가 요구한다면 전교조는 민주화와 통일을 이루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것을 정치적이라 부른다면 우리는 정치 활동을 하겠다.

그러나 마치 우리가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라는 오해와 불신, 편견은 불식되길 바란다. 또 합법화 이후 그렇게 비난 받아야 할 정치 활동을 한 적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난해 네이스 폐지 투쟁을 했는데, 그것은 정치투쟁이 아니라 교육정책에 대해 교육적 양심으로 학생인권을 지키기 위해 의견을 낸 것이고, 교육부가 약속을 파기한 것에 대해 항의한 것이다. 항의의 표현 방식이 연가란 방식을 띈 것이다.

다만 연가투쟁 방식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게 됐다 학생, 학부모의 적극적 지지와 국민의 동의를 얻는 것이 불충분한 속에서 일부 언론이나 사회여론으로 진위가 왜곡되는 아픔을 겪었다. 노동조합의 권익투쟁을 한 것도 아닌데, 학생의 정보 인권을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인데, 오히려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소홀히 한 것처럼 왜곡돼 엄청난 매를 맞았다.

국민적 이해와 지지를 구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차원에서 더 신중하고 충실한 과정을 받자는 것이다. 또 다른 무엇보다 학생의 수업과 관련된 측면 부분은 신중히 판단하도록 하겠다."

사립학교법 개정은 더 나은 교육 위해 꼭 필요

-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 나라는 어느 나라보다도 공교육에서 사립학교의 비중이 크다. 중등교육의 40%이나 고등에선 70%, 90%이상이 사립학교다. 그런데 현재 사립학교는 공립학교에 비해 현저하게 학교운영구조가 비민주적이다. 국민의 교육권을 실현하기 위한 평등권 차원에서도 사립학교법은 꼭 개정되어야 한다. 족벌운영, 재정비리 등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민주적인 운영절차로 가져가야 한다.

현재 상정돼 있는 법률안은 미흡하기 짝이 없으나 그나마 좀 더 나은 학교 교육을 위한 근거가 될 것으로 믿기에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현재 각 정당의 국회의원들은 상당수가 사학재단과 직간접으로 강하게 얽혀 있다. 우리 나라 종교재단들도 많은 사립학교를 갖고 있다. 그 점이 사립학교 개혁을 풀어나가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이번에 안 되면 다음에 제기하고, 임기 내에 사립학교법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이다."

"교총과 통합하거나 할 필요가 전혀 없다"

- 새 교총 당선자가 필요하다면 전교조와 통합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한 적이 있는데, 통합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느 자리에서 어떤 얘기나 나왔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정식 제의가 온 적도 없다. 통합이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자기 색깔을 가진 다양한 교육단체가 존재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 설사 교총과 전교조가 통합한다하더라도 또 다른 교원단체가 생길 것이다. 통합을 하거나 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교원노조는 우리 전교조가 대표성을 갖길 희망한다. 그렇다고 반드시 교원노조만 필요한 건 아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다양한 종류의 교원단체가 필요하다고 믿기에 구태여 역사성과 배경도 다르고, 그런 속에서 납득할 수 없이 통합한다면 단지 힘을 키우기 위한 야합으로 보여질 수 있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문제다."

- 교총 등 다른 단체들과의 협력은 어떻게 추구해 나갈 건가?
"지금은 복수 교원단체 시대에 살고 있다. 더 많은 교원단체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차이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다고 본다. 많은 부분에서 입장과 견해를 같이하는 부분이 있다. 교총조차도 교사의 권익을 옹호하고 교육을 발전시키는 많은 부분에서 입장과 견해를 같이 하는 부분이 있다. 차이보다는 공통점을 더욱더 키워나가는 노력을 하겠다.

또 전교조는 교직 사회의 진정한 대변자로 될 수 있게 과반수 조합원 확보를 위해서도 더욱 노력하겠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그런 시대가 곧 올 것이라 믿고 있다."

"교육현장에 뿌리내리는 전교조 만들겠다"

- 새로 구성될 11대 지도부의 색깔은 무엇인가. 기존 지도부에서 계승하는 것과 달라지는 것은 무엇인가?
"색깔은 다양한 게 좋다. 지금은 흑백시대가 아니라 지금은 총천연색의 시대다. 전교조의 역시 다양성을 생명력으로 하는 대중조직이다. 전교조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갈 것인지 그 미래상을 그리는 데도 차이점이나 다양성은 미덕이고 장점이지 문제가 될 건 없다. 그런 면에서 전 집행부와 공통점과 차이가 있을 것이다.

현 집행부와 공통점이라면 신자유주의적 교육시장화 정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은 10년전 김영삼 정부 시절 때부터 나온 정책기조다. 그 이후 정권에서도 변화가 없다. 그렇기에 반대하는 우리의 기조도 변화 없이 지켜나갈 것이다.

다만 여기에 대처하는 입장에서 두 가지 차이가 있다. 우선 대처하는 방식과 접근방식에 차이가 있다. 보다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대안을 앞세우겠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투쟁에 앞서서 여론의 지지를 받는데 더 노력하겠다. 지금은 여론정치의 시대다. 어떠한 정부도 정당도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견딜수 없다. 전교조도 사회적,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두 번째는 비합법시대에 비합법 시대니까 유보했던 것들이 많았다. 이제 합법화된 지 6년이나 되었기에 비합법 시절 유보했던 학교현장의 실천에 보다 더 많은 힘을 기울이겠다. 학교현장에 뿌리를 내리는 전교조를 만들겠다. '학교살리기 3대 프로젝트'라는 정책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비록 제도교육이 미흡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교사로서의 자기 전문성과 정체성을 키우도록 적극 지원하고, 학교현장을 민주화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하겠다.

또 이를 위해 조합비의 5%를 우선 활당하여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학부모와 함께 하는 참교육을 활동도 열심히 하겠다. 학생건강권을 살리기 위해 우리농산물 급식 운동을 전국화시키기 위해 농민단체와도 함께 하겠다. 이러한 것들이 전 집행부가 상대적으로 이런 것에 힘을 덜 기울였다고 보는 부분이다. 그 점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 /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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