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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나자레원'을 들려 봉사 활동을 마치고 '사랑의 열차' 회원들과 '햇살나눔' 회원들
경주 '나자레원'을 들려 봉사 활동을 마치고 '사랑의 열차' 회원들과 '햇살나눔' 회원들 ⓒ 정헌종
“남편은 죽고 늙은 시어머니하고 자식들하고 그 끝없는 가난을 헤치고 살 자신이 없어 염철이엄마는 떠나 버렸습니다. 먹고살기도 어려웠던 할머니는 수소문 끝에 염철이엄마를 찾아 여동생만 겨우 딸려 보내고 염철이와 그 때부터 단 둘이 살기 시작했지요.

구룡포(포항) 성동리에 살고 있던 염철이를 만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딱한 사연을 전해 듣고 도움을 나누며 할머니와도 그 동안 정이 깊이 들었는데, 그렇게 해서 염철이가 고등학교를 졸업을 하게 되었고 할머니와 염철이는 단 둘이 졸업사진도 찍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끝내 졸업사진을 보지 못하고 힘들었던 삶을 뒤로 하고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영정 앞에 손자와 단 둘이 찍은 졸업사진을 올려놓고 한 없이 슬픔에 빠졌었는데 18년간 사랑의 열차를 몰면서 그때만큼 가슴이 아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의 열차' 기관사 김호국씨, 그는 요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계획중이다.
'사랑의 열차' 기관사 김호국씨, 그는 요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계획중이다. ⓒ 정헌종
“사랑의 열차는 쉼 없이 달려갑니다”라고 기적을 울리는 사랑의 열차는 포스코회원들과 시민회원들이 매달 5000원씩을 모아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사회 봉사 단체이다.

87년부터 봉사단체로써 첫 발을 디디며 기적 소리를 들려주던 사랑의 열차는 올해로 18년을 달려왔다. 18년을 달렸던 것만큼이나 회원도 해마다 하나 둘 늘어 이제는 402명이나 탑승한 상태이다.

사랑의 열차는 지극히 생활이 어려운 학생을 자체적으로 선발하여 고등학교 졸업까지 매달 5만원에서 7만원씩 생활비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도움을 주고 있는 중 고등학교 장학생은 10명에 이르고 있지만 지급되는 금액이 적어 10만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사랑의 열차는 10명의 장학생들에게 기증 받은 PC를 설치 해주기도 하고 직접 컴퓨터를 관리해주는가 하면 낡은 집을 수리해 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회원 학생들에게 사회봉사활동에 참여시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고 있다.

'나자레원' 모퉁이 정원에 자리잡은 표석
'나자레원' 모퉁이 정원에 자리잡은 표석 ⓒ 정헌종
“김재훈이라는 사랑의 열차 장학생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고등학교 교사가 되어 아름다운 선생님과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지난 날 우리가 재훈이에게 준 도움은 적은 것이었습니다.

재훈이는 더 큰 나무가 되어 그늘이 필요한 사람에겐 넉넉하게 그늘이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기쁨은 느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지요. 재훈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뿌듯합니다.”

사랑의 열차는 90년대 말부터 경북 영덕의 '나눔의 집'과 봉사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나눔의 집'의 차광명 목사는 “지난날 사랑의 열차가 베푼 사랑에 늘 감사하다”며 “시간이 닿는 한 사랑의 열차 활동에 참가하겠다”고 하면서 “영덕의 '나눔의 집'에도 꼭 한 번 사랑의 열차 회원을 모시고 싶다”고 전달하였다.

나자레 양로원은 일본 소설 '나자레원'의 배경 장소

'나자레원'의 설립자인 고 김용성 이사님의 영정. 선생은 평생을 사랑의 실천으로 정진하였다.
'나자레원'의 설립자인 고 김용성 이사님의 영정. 선생은 평생을 사랑의 실천으로 정진하였다. ⓒ 정헌종
나자레원 안에는 다섯 개의 시설이 있다. 성애원이라는 고아원이 하나 있고 민제양로원과 은화요양원 그리고 명화요양원과 나자레양로원이다. 성애원은 부모 없는 고아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60여 명의 어린 천사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사랑의 열차가 찾는 곳은 은화요양원과 명화요양원 그리고 민제양로원이다. 자식이 없고 돌봐 줄 사람도 없는 무의탁 노인들이 변변한 소일거리 없이 깊은 병과 시름하며 말년을 쓸쓸히 보내고 있는 곳이다. 그 중에서 특이한 곳은 나자레 양로원으로 일제 시대에 한국 남자와 결혼을 하고 해방이 되자 일본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남편마저 죽자 의지할 곳이 없어진 일본계 여인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사랑의 열차'와 자매 결연을 맺은 포항의 '햇살 나눔' 회원들이 사물놀이로 노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랑의 열차'와 자매 결연을 맺은 포항의 '햇살 나눔' 회원들이 사물놀이로 노인들을 위로하고 있다. ⓒ 정헌종
친척도 하나 없이 남편마저 일찍 죽자 의지할 곳 없던 여인들이 전국 방방곡곡에 띄엄띄엄 흩어져 있었다고 한다. 나자레원의 창립자인 고 김용성 선생님이 전국에 흩어져 있던 이런 일본계 여인들을 모아 이곳에 정착시킨 것이 후에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 나자레 양로원은 8년전 일본에서 '나자레원'이라는 소설로 조명된 곳이기도 하다. 이 소설로 하여 일본인의 비장한 관심을 일으킨 나자레원은 일본인들이 경주에 오면 반드시 들리는 곳이기도 하다.

"할머니 노래해요"
"할머니 노래해요" ⓒ 정헌종
나자레 양로원은 많은 일본인들이 개인적으로 성금을 모아 돕기도 하지만 더 적극적으로 돕는 것은 일본의 기업들이다.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노인분들이 정작 필요로 하는 건 누구도 채워줄 수 없는 외로움입니다. 그분들에겐 그런 외로움을 채워줄 사람이 없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손을 잡고 안마도 해드리고 하면 그 분들이 좋아하십니다.”

김호국 회장은 “나자레원의 노인들 40%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며 “시설이 좋아 어렵게 할 일은 없지만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건 손 한번 잡아주는 따뜻한 관심”이라고 말하였다.

지난 11월 27일, 사랑의 열차는 사회적 공로를 인정 받아 '포항MBC 삼일 문화대상'의 사회문화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사랑의 열차 김호국 회장과의 대화 내용
장학생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

사랑의 열차는 오랜 활동기간에도 불구하고 배출된 장학생은 수십 명에 지나지 않는 이유가 한번 인연을 맺으면 최장 6년간 지속적으로 함께 하기 때문이다. 외부에 장학생 지원실적을 몇 백 명 지원했다고 알리기 보다는 진실로 장학생들과 어려운 때를 함께 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당장의 아이들의 경제적인 면만 살피기 보다도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여 그 아이에게 맞는 것으로 함께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장학금 지원과 더불어 함께 고충을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자 하는 것인데 말만큼 그리 쉽진 않습니다. 이 모든 활동을 근무시간을 마치고 아이들이 귀가할 저녁시간과 휴일에 추진하는데 직접 대면하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요즘은 사람들의 마인드가 변화되어 관심을 가지고 현금 참여도 조금씩 늘어가지만, 직접 참여하여 장학생과 함께 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이들의 숫자는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늘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젠 주 5일제 덕으로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어려운 경제상황이지만 주위를 살펴보면 우리의 작은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이 있다고 주장하는 김 회장은 우리가 작은 관심과 사랑으로 학생들과 함께 한다면 그들은 분명 이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는 사회인들로 자라게 될 것이고 언젠가는 그들도 나눔의 사랑을 실천할 거라는 작은 믿음을 갖고 있다.

“나중에 형편이 나아지고 나서가 아닌 바로 지금 사랑을 실천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살만한 세상, 사랑이 넘치는 세상, 아름다운 세상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물론 더 많은 시민들께서 사랑의 열차와 함께 해 주신다면 더욱 더 좋겠지요.

관심을 가지고, 몸소 참여해 보면 나눔의 기쁨을 느낄 수도 있고, 함께 할수록 보람을 느끼고 더불어 긍정적이 되고, 또 부족하지만 항상 감사하는 마음과 기쁨 속에 생활하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여러분의 주위를 둘러보시고 형편 되는 데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사랑을 나누어 주십시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고 기쁨과 보람으로 우리들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할 것입니다

수상과 더불어 받은 상금 200만원을 받았는데 뜻있게 사용하고 싶은 생각에 오래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청와대 방문, 서울 구경, 인천국제공항과 산업체견학을 가보고 싶습니다. 장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겨울방학 때라면 좋은데 계획을 세워보니 재정적으로 턱없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도와주기만 기다리고 있는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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