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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교육 전화입시상담. 선불제, 후불제 2종류로 나누어서 서비스하고 있다. 30초 1500원이라...
중앙교육 전화입시상담. 선불제, 후불제 2종류로 나누어서 서비스하고 있다. 30초 1500원이라... ⓒ 중앙교육

14일 수능점수가 발표되자 언론들은 영역별 표준점수 유ㆍ불리 분석, 백분위 반영비율 판단, 대학별 전형방법 비교, 입시지원전략 등 대학입시정보를 부지런히 보도했다.

수능점수 발표에 앞서 13일에는 대학교육협의회, 교총, 전교조 등 교육관련 7개 단체가 사설학원들에 의해 진행되는 입시배치표를 근절하자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점수로 대학과 학생을 줄세우는 주범인 배치표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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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배치표 근절' 교육단체 공동성명 발표

그러나 사설입시학원들의 움직임은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아니다. 오히려 배치표를 이용한 돈벌이가 더욱 거세진 느낌이다.

입시배치표 유료화, 인터넷ㆍ휴대폰ㆍARS 서비스 등 다양

대성학원은 '60만 수험생의 확실한 선택! 입시전략의 기준을 세우는 배치기준표-휴대폰 통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공지하고 있다. 이제는 인터넷도 모자라 휴대폰 서비스까지 배치표를 활용하고 있다. 물론 통화료는 유료다. 인터넷에서 이용하는 배치표는 학생용 1만 8천원, 교사용 5만원의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

종로학원은 표준점수/백분위 대비 최종배치기준표를 12월 16일부터 서비스한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현재 배치표는 사이트에서 '40년 노하우, 변함없는 신뢰'라는 타이틀 하에 학생용 2만원, 교사용 7만원의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

중앙교육은 선불제와 후불제를 구분한 전화입시상담을 하고 있다. 선불제는 '30~50% 할인된 가격으로 중앙교육 최고의 입시전문가와 상담하세요'라며 정시 전화입시상담 정액권을 홍보하고 있다. 정액권 전화상담 비용은 10분 2만원, 20분 4만원, 30분 6만원, 1시간 10만원에 이른다. 후불제는 060 서비스로 30초에 1500원의 비용을 책정하고 있다.

대성학원 배치기준표 휴대폰 통화로 이용할 수 있음을 광고하고 있다.
대성학원 배치기준표 휴대폰 통화로 이용할 수 있음을 광고하고 있다. ⓒ 대성학원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단체들은 배치표 근절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사교육을 조장하는 입시학원들은 보란 듯이 배치표를 활용하고 있다. 돈벌이를 더욱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언론은 하나 같이 입시전문가라며 대성학원, 종로학원 등 입시학원들의 평가실장 인터뷰를 실었다. 사설입시학원들의 돈벌이를 거든 셈이다.

14일 기사를 보면 경향, 동아, 문화, 매일경제, 서울경제, 세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 YTN 등 거의 대부분의 언론들이 고려학력평가연구소ㆍ대성학원ㆍ종로학원ㆍ중앙교육 등의 평가실장 인터뷰를 실었다. 모든 언론에서 한결같이 떠들어 대니 평가실장들은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야말로 입시전문가가 되어 버린 것이다.

배치표와 입시전문가를 둘러싼 문제들을 단순하게 아귀가 안 맞았다고 해야 하는 건가. 교육단체들이 근절하자고 촉구한 배치표를 입시학원들은 여전히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 언론들은 입시학원 평가실장들의 위상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그렇게 반대하는데도 사설학원들이 계속 배치표를 이용하는 이유는 뭔가, 학원과 평가실장들 이름을 앞 다투어 알려대는 언론들은 또 뭔가? 도대체 뭘 하자는 건가?

배치표에 목숨 걸지 말자

늦었다. 그러나 이제라도 교육단체들은 13일 공동성명을 발표한 대로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대학은 좀더 구체적인 입시자료를 공개하고 교육 여건ㆍ취업률 등 '대학정보공시제'를 당장 도입해야 한다.

교원단체 및 학부모단체는 일선 교사와 수험생들이 성적, 특기, 적성, 대학의 발전 가능성과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학을 선택하도록 상담 활동을 강화하라.

입시학원들만을 탓하기에는 그들의 위상과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 이제 판단은 수험생과 진학지도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에게 달렸다. 입시배치표가 주는 정보는 그야말로 참고 정도의 가치만을 지닌 것이다. 배치표에 목숨 걸지 말자.

입시학원들에 부탁하건대 맞지도 않고 제대로 된 참고도 힘든 배치표를 가지고 제발 돈벌이 좀 하지 말아 달라. 수험생은 매년 연말마다 찾아오는 '대목 손님'이 아니다.

종로학원 배치표 12월 16일 오픈 광고. 학생용/교사용을 나누고 표준점수/백분위 대비도 나누었다.
종로학원 배치표 12월 16일 오픈 광고. 학생용/교사용을 나누고 표준점수/백분위 대비도 나누었다. ⓒ 종로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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