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국보법폐지연대)'가 연내 국보법 폐지를 위해 총력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국보법폐지연대는 연말까지 남은 보름 정도의 기간에 '색깔공세 저지와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위한 국민촛불대행진', '국가보안법없는 2005년 새해맞이 촛불대행진', '국가보안법 연내 끝장을 위한 범국민 촛불대회' 등 대규모 집회를 연이어 개최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국보법폐지연대는 국회 앞 국민은행 도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투쟁방침을 밝혔다.
시민사회단체의 국보법 폐지집회는 오는 18일 광화문 '국민촛불대행진'을 시작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연말인 29∼30일(1박 2일) 등 약 5일 간격으로 이어진다. 송년회가 이어지는 연말 분위기에서 대중의 집회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국보법폐지연대는 "국보법 폐지의 핵심고리는 국민적 투쟁의 성공 여부"라며 집회를 강행할 예정이다.
또한 국보법폐지연대는 연말까지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등 각 단체의 자체 특보나 당보를 발간하는 방식으로 '국보법폐지 100만 홍보물'을 내고, 각 부문 단체가 '1회 신문광고'를 내는 등 연대 소속 단체를 총동원해 대국민 홍보를 펼친다.
국보법폐지연대는 특히 '국민촛불대행진'에 대해 "폐지투쟁의 승기를 잡는다"는 기조로 기존 단식단과 실천단, 시민사회단체들의 역량을 모두 발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미 국회 앞에서는 지난 11월 2일부터 지금까지 한달 넘게 국보법폐지 농성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 6일부터 300명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뒤 단식 참여 인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국보법폐지연대 "큰 전선 필요... 여당의 국보법 폐지 대안, 반대않겠다"
국보법폐지연대의 이러한 총력투쟁은 "한나라당의 색깔공세로 여야간 대치국면이 격렬해지면서, 열린우리당 내에서 강경기류가 급속히 확산됐다"는 정세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 국보법폐지연대는 여의도 민주노동당사 대회의실에서 전국대표자회의를 열고 "내년초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을 지키기 위한 열린우리당 내 '선명성 경쟁'이 작동될 것이고, 따라서 국보법 처리를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인식을 확인했다.
대중투쟁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도 국보법폐지연대는 다소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300인 단식투쟁에 돌입할 때만 하더라도 일부 진영만이 참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국민의 힘' 등 여권 단체들도 직접 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국보법폐지연대는 "열린우리당 의원과 노사모 등 친여 성향의 단체들을 투쟁에 참여시키고, 한나라당의 색깔공세에 대해서는 대대적으로 역공하며 이들을 고립시킨다"는 기조를 세웠다.
또한 국보법폐지연대는 오는 18일 '국민촛불대행진'에 열린우리당 의원을 참여시키도록 섭외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각계 각층의 규탄 기자회견, 고문피해자 고발대회, 각종 조작사건 청문회, 피해자 증언대회를 전개해 색깔공세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박석운 국보법폐지연대 집행위원장은 "현재 열린우리당에서 나온 안이면 (단체들의 주장과) 큰 차이가 없어 반대하지 않는다"며 "국보법 폐지를 위해서는 수구집단과의 큰 전선을 치고 열린우리당 지지자들도 동참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의 지난 행보에 대해 걱정이 없지 않지만 여당이 살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국보법 폐지 외의 다른 길을 갈 수 없으리라고 본다"며 "단체들 사이에서 열린우리당 의원 섭외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국보법폐지연대의 방침은 그동안 열린우리당의 국보법 폐지 이후 형법개정안에 대해 반대해오던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에서는 한발 물러선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더구나 대중집회에 여당 의원을 세우는 것에 대한 참가자들의 반발도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