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인 문화유산연대(Korean Heritage. 강찬석 위원장)와 파주녹색환경모임(대표 김관철)은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와 연천군 일대 215만여평의 주한미군 전용 '스토리사격장 증설공사'를 추진하는 미군이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지표조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채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미8군사령관인 찰스 캠벨 중장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장을 제출한 김성한 문화유산연대 사무처장은 "미8군이 사격장을 건설하는데 있어 문화재보호법을 준수하도록 국방부와 외교통상부에 요청했었으나 지표조사를 끝내지도 않고 올 1월부터 다시 공사를 재개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한·미 SOFA 규정에는 문화재보호와 관련된 사항이 없지만 국내법을 준수해서 합법적인 공사를 진행토록 하고 위법사항을 검찰에서 조사해달라고 고발했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파주 스토리사격장 공사는 주변지역 미군훈련장 통폐합 공사로 2006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2000년 10월경부터 대한민국 정부와 사전 협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사격장 철제 울타리 공사를 시작해 산림 훼손을 해서 환경단체와 지역주민 반발로 잠정 중단됐다가 올 1월부터 LPP협정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가 제출한 고발장에 따르면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스토리사격장 내 매장된 문화재는 신라 경순왕 직계후손인 김알지의 57대손인 김거 공의 무덤 등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수많은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고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또 사격장 부지에는 조선시대 권문세가를 이뤘던 원주 김씨의 고분, 김씨의 외가 유용생의 묘 등이 다수 발견되고 있는데, 이는 조선초기의 육각형무덤으로써 원형이 보존돼 문화재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발인은 강찬석 문화유산연대 위원장과 김성한 서울문화유산연대 사무처장, 김관철 파주녹색환경모임 대표, 우경복 파주녹색환경모임 생태국장 등의 이름으로 제출됐다.
고발인들은 "현재 스토리사격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불법공사를 (검찰이) 수사해 문화유산 훼손을 막아줌과 동시에 피고발인들의 혐의를 철저히 조사해 엄벌에 처해줄 것을 당부한다"며 "무엇보다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고려해 신속히 수사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발인들은 이날 고발장 접수와 함께 피고발인인 미8군사령관 찰스 캠벨 중장에게 '주둔국 법령의 준수를 촉구한다'는 제목의 의견서를 보냈다.
의견서 내용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겉으로는 한국 문화유산을 존중한다고 발표하면서도 국내법인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하고 불법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확인결과 문화재지표조사가 완료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격장 공사를 강행했고 문화재청의 공사중지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은채 공사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