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건설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아파트 분양과정에서 허위광고를 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았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강철규)는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002년 경기도 파주 자유로 아이파크(I'PARK)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확정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의 개발계획을 마치 확정된 것처럼 허위 과장 광고해 시정조치했다고 밝혔다.
파주 자유로 아이파크(I'PARK) 입주예정자들은 지난 4월 회사쪽의 부당 광고행위를 문제삼아 공정위에 제소했고, 공정위는 8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결국 입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02년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야당리 소재 '자유로아이파크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2001년 2월 파주시가 발표한 '파주 도시계획재정비를 위한 1단계 개발계획'을 근거로 마치 경의선 신운정역 신설계획이 확정된 것처럼 '신운정역 신설예정'이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역의 신설 또는 이전과 관련해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있는 주무기관은 철도청이라며 파주시의 개발계획을 근거로 광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현대산업개발쪽이 주무부서에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분양공고를 냈다는 것이다.
현대산업개발, 파주시만의 '꿈' 근거로 분양자 모집
공정위는 "철도청은 운정역 이전 또는 신운정역 신설 예정과 관련해 현재까지 역 이전 또는 신설 타당성 여부를 검토했거나 부지매입, 착공시기, 완공시기 등 구체적 건설계획을 수립한 사실이 없다"며 건설회사의 신운정역 신설은 확정되지도 않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파주시 또한 신운정역 신설과 관련된 내용에 관해 철도청과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파주시가 꿈만 꾸던 계획이었던 셈이다.
파주시의 개발계획 자체도 법적 구속력이 없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그 근거로 공정위는 "파주시가 발표한 개발계획은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난개발의 예방과 친환경적 도시개발 등을 목적으로 도시계획법에 근거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마련한 장기개발계획이었다"며 "법적 구속력이 없는 단순한 행정계획에 불과하므로 향후 얼마든지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2003년 5월 건교부가 발표한 파주시 신도시 개발계획에는 운정역 이전계획이 삭제됨으로써 사실상 이전계획이 백지화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현대산업개발에게 행위중지명령 및 아파트 분양계약자에게 법위반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할 것을 지시했다.
현대산업개발쪽은 불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한 관계자는 "당시 그 개발계획 자체가 일반인에게 공람이 된 것이기 때문에 믿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 광고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며 공정위의 조치에 대해 소송도 할 계획"이라고 밝혀, 법정공방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