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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업체가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5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나서자 광주·전남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광주전남골프장 공동대책위원회는 28일 "지리산 골프장 건설을 반대했다고 주민들을 상대로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으로 상상할 수도 없는 금액인 5억에다 이자 20%까지 배상하라며 민사고발로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어, 지역단체들이 공동으로 대응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지리산온천랜드는 지난달 골프장 건설에 반대해 온 주민 7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재산 가압류신청을 냈다. 또 사포마을 대책위원장인 박운주씨 등 주민 18명에 대해 집회와 시위를 금지해 줄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이에 따라 주민 집단폭행 의혹 등으로 말썽을 빚어왔던 '지리산 골프장' 사태는 사업주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법정으로 비화됐다.

▲ 광주전남골프장 공대위가 가두행진 후 구례군청 앞에서 정리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 이영철

▲ 광주전남지역 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리산 골프장 건설계획을 전면 취소하라'며 구례시장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홍보하고 있다.
ⓒ 이영철
공대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남 구례군 구례시장 앞에서 지리산골프장반대 사포마을 대책위를 비롯해 지리산생명연대, 광주전남녹색연합, 광주전남·목포·순천·광양·화순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 대표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파괴하는 골프장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며 시·도민 집회를 열고 구례군청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공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편법과 탈법행위를 서슴지 않고 자행하며,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파괴하는 골프장 건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골프장 개발은 온천수와 지하수를 고갈시키고, 동식물과 사람들의 삶터를 빼앗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례군수와 지리산온천랜드 사업자는 지리산 골프장 건설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공개해 지리산 골프장 건설에 대한 찬·반 여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사업주는 구례군민의 갈등을 부추기는 지리산 골프장 관련 소송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공대위는 전문가와 주민대표, 구례군민이 참여하는 지리산 골프장 찬·반 공개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했다.

▲ 광주전남골프장 공대위가 28일 전남 구례군에서 시·도민 규탄대회 1차 집회를 개최하며 지리산온천랜드가 주민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민형사 6건의 고소·고발을 즉각 취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이영철

▲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 대책위 주민들이 '골프천국전남파괴' 라는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 이영철

▲ 광주전남골프장 공대위가 가두행진 후 구례군청 앞에서 정리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 이영철
광주전남녹색연합 정호 사무국장은 "민족의 영산 지리산에서 일어나는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 계획은 중단돼야 한다"며 "구례군은 신자유주의 망상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고, 사업주는 지금이라도 소송을 취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리산온천랜드는 "주민들이 사무실을 점거해 업무를 방해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시위와 집회로 인한 영업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소송은 주민들이 먼저 회사를 상대로 집단폭력이 일어났다며 고발해 일어난 일"이라며 "현재 회사로서는 소송을 취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편으로는 대화를 통해 소송을 취하할 의지도 있다"고 밝혀 대화로 해결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후 일정으로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내년 1월11일 회사측과 주민들의 조정신청이 잡혀 있다.

한편 구례군과 지리산온천랜드는 구례군 산동면 온천지구에 총사업비 1030억원을 들여 45만평 27홀 규모의 지리산 골프장 건설을 추진, 내년부터 본격적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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