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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저녁 서울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 앞에서 국민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가보안법폐지안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8일 저녁 서울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 앞에서 국민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가보안법폐지안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국회의장 공관 앞까지 진출한 국보법 폐지 단식농성단의 압박이 이틀째 계속됐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28일 김 의장에게 4대 개혁법안 등에 대한 직권상정과 연내처리를 공식 요청한 가운데, 농성단은 27일에 이어 28일에도 서울 한남동 김원기 국회의장 공관 앞으로 자리를 옮겨 촛불을 들었다.

이날 촛불문화제 제목은 '국보법 연내 완전 폐지를 위한 촛불한마당-국민 배신한 열린우리당 규탄, 구시대 냉전집단 한나라당 해체'였다. 250여명의 참가자들은 여·야 4자회담이 결렬된 상태에서 김 의장이 직권으로 국보법을 국회에 상정할 것을 요구했다.

최고 23일째 단식을 진행중인 참가자들은 비록 입도 뻥긋할 수 없을 정도로 힘겨운 체력이었지만 신념 하나로 '국보법 연내 폐지'를 외쳤다.

이날 단상에는 열린우리당 당원이자 아이디 '미키루크'로 유명한 이상호씨와 부산울산경남 민교협 소속 김광철(사학과) 동아대 교수, 민변 소속 김승교 변호사 등이 올랐다.

국보법 폐지를 외치며 명동성당에서 광화문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촛불행사에 결합했다는 김 교수는 "국보법은 명분상으로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민주주의를 억압하기 위해 사용됐다"며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초를 겪었는데 이제 며칠 안에 이를 없애야 할 것"이라고 외쳤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법원 앞에서 집회를 열였다고 말문을 연 김 변호사는 "여러분을 보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어제부터 국보법을 끝내자는 의미에서 민변 소속 변호사들 20여명도 단식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지긋지긋한 보안법 세상, 지긋지긋한 보안법 재판을 이젠 안했으면 한다"면서 "보안법이 있는한 우리나라는 민주국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원들은 알아야 할 것"이라고 외쳤다.

이날 행사에는 '민족통일 애국청년회 노래패'의 노래공연도 진행됐다. 특히 '오란씨' 등 70·80년대 CM송을 개작해 만든 '국보법 폐지송'은 참가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1시간30분 가량 진행된 이날 행사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지역별 단위별 조로 나눠 다시 여의도 천막농성장으로 향했다. 농성장으로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가벼워 보이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눈빛만은 빛나고 있었다.

시민단체 29일부터 업무중단·단식돌입
참여연대·환경연합·민언련·여연 등

시민사회단체가 1박2일간 여의도에 총집결할 예정이다. 29일부터 시작되는 1박2일간' 국보법 폐지 끝장단식'에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이 본격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나섰기 때문.

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민언련·여성단체연합 등은 29일부터 30일까지 일상적인 업무를 중단하고 '끝장 단식농성'에 결합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28일 오후부터 이틀간 예정된 주요 일정을 제외한 나머지 행사를 변경, 취소하는 등 단식농성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상근자들의 경우 최소한 인원만 남기고 모든 활동가들이 여의도 국회 앞 끝장 단식농성에 참여할 방침이다.

따라서 시민사회단체들은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가 29일 저녁부터 30일까지 여는 국회 앞 '국민촛불대행진'(가칭)에 역량을 집중, 국회를 압박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게 된다.
부산여성회 소속으로 지난 6일부터 23일째 여의도를 지키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어제까지 우리당의 말바꾸기 등으로 마음이 좋지 못했는데 4자회담이 결렬됐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힘이 났다"며 "하루빨리 국보법이 폐지돼 집에 가고 싶다, 그러면 뒤도 안돌아보고 갈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김씨는 "첫 3·4일이 지난 뒤 졸리고 몸이 쳐졌는데 11일 정도가 지난 뒤부터는 오히려 괜찮아졌다"면서 "우리가 역사의 한 폐이지를 장식할 수 있도록 꼭 연내 폐지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역시 23일째 단식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박세길 국보법 연내폐지 국민연대 집행위원장은 "김 의장의 직권상정 결심과 한나라당의 방해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연내 폐지는 낙관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농성자 중 체력이 정상적인 사람은 30%도 안될텐데 의지와 신념 하나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305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29일에도 오전 7시부터 김 의장 공관 앞에서 '직권상정 촉구' 침묵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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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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