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집단성폭력 사건을 규탄하는 네티즌들의 촛불집회가 새해에는 성폭력관련법 개정과 가해자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운동 중심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밀양연합 강력처벌 카페연대는 지난 29일 공지사항을 통해 성폭력사건을 규탄하며 10만명 시민이 참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서명운동은 1월 1일 오후 4시에 서울 종각사거리 보신각 앞과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다.
10만명 서명은 성폭력 관련법 개정을 위한 상징적인 숫자. 카페연대는 서명에 참여한 사람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해서 현재까지 3000명 정도라고 밝혔다. 서명은 밀양 성폭행사건의 진정서에 첨부하기 위해서 지속할 것이며 향후 법개정과 수사관행 개선을 촉구하는 데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네티즌들은 밀양 성폭행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성폭력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는 데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처벌법을 확실하고 강력하게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카페연대 게시판에는 성폭력범죄 관련 기사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성토도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10월 15일 시각장애인들이 여비서를 집단성폭행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초범과 장애인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는 30일 보도에 대해서 이들은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아이디 ‘세상말세’를 쓰는 네티즌은 “2명 이상의 윤간인데 집행유예라고? 죄짓고 용서 구할 때만 장애인인가?”라고 되물으면서 “성범죄는 죄질로만 엄격히 따져야지 심정적으로 내려주는 집행유예들이 너무 흔하다. 역시 아직도 성폭행은 실수란 의식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며 제대로 된 처벌을 요구했다.
27살 지체장애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14살 중학생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29일 보도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아이디 ‘vikigirl’을 쓰는 네티즌은 “잘못된 성교육과 성문화부터 바로 잡아야 할 텐데 걱정”이라면서 “미성년자라면 가장 큰 범죄요인인 인터넷 음란 사이트에 들어갈 수 없게 만드는 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8세 여자아이를 성추행한 혐의로 35세 학원 원감이 구속됐다는 28일 보도에 대해서는 피해자 아이의 고생길을 내다보며 한탄하기도 했다.
아이디 ‘punkysun’을 쓰는 네티즌은 “법적가치 인정 못 받다가 올해 초인가 최초로 5세 여아의 녹화진술이 증언으로 채택되긴 했는데 아직도 성범죄에 무지한 판사들이 많은지라 어렵다”면서 “저 애기가 불려 다니며 저거 증언하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학원원감, 학원운전기사, 경비아저씨 등 아동성추행의 단골이군. 허 참 애들 가둬놓고 키워야겠네”라며 혀를 찼다.
12살 여학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초등학생 3명의 경우 나이가 너무 어려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것은 물론 소년법상 보호처분 대상도 아니라는 22일 보도에 대해서는 분노가 극에 달한다.
아이디 ‘서령’을 쓰는 네티즌은 “성폭행할 능력 되는 것들이면 당연히 감방가도 될 정도로 성장한 것들”이라면서 “예전에 우리들이 생각한 나이기준으로 어리다고 봐주지 맙시다. 부모랑 한 감방 안에 가둡시다”라고 펄쩍 뛰었다.
아이디 ‘jackey300’을 쓰는 네티즌은 “초등학생이라 안돼, 미성년자라 안돼, 장애인이라 안돼…도대체 처벌이 있기나 한 건가?”라고 물으며 “극단적으로 말하면 윗사람들이나 법 쪽에 있는 사람들이 당해야 정신차리고 고치지 그 전에는 힘들 것”이라며 가해자 처벌이 형편없이 미약하다며 법개정을 강하게 촉구했다.
한편 밀양 성폭행사건과 관련한 피의자는 처음 입건한 41명과 추가로 입건한 3명 등 모두 44명이 검찰에 송치됐고 이 중 13명이 구속 수감 중이다. 울산지검 특별수사팀은 피의자와 피해자들을 상대로 전면 재수사를 벌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피해자 인권침해에 대한 직권조사를 진행한 후 사건 담당자들에게 여러 권고 조치를 취해 놓은 상태다. 인권위는 피해자 담당수사관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관리책임자는 징계할 것을, 울산지방경찰청장과 울산남부경찰서장은 관리 책임을 물어 각각 경고 및 징계 조치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