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인가?'란 물음에 지진학자들은 "지진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은 지구상에 한 곳도 없다"고 한다. 최근 인도네시아 등에서 발생한 동남아 강진은 지진운동뿐 아니라 '지진해일'을 동반함으로써 더 큰 재앙을 초래했다.
이러한 지진참사는 한반도가 더 이상은 지진·해일 위협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음을 깨닫게 해줬다. 나아가, 일본 서북부 해안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이 동해안에 피해를 입힌 사례가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해안 지역은 지난해 5월, 울진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지진의 강도를 1에서 9까지 표시) 5.2 강진을 포함 9차례나 지진이 발생했고, 양산단층대(김해-양산-경주)가 존재해 '다른 지역보다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지진학계의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더불어, 이 일대에 세워진 울진, 월성, 고리 원자력발전소와 국보급 문화재가 가득한 경주도 위험 지대에 속한다. 특히 국내 최대 공업단지인 울산·포항에서 만약 큰 지진이 일어난다면 국가경제가 마비될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원전, 포스코 "안전성에 문제없다", 환경연합 "근본대책 강구"
이러한 우려에 대해 원자력 발전소나 공업단지 측은 "국제기준에 따라 안정성은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월성원전 김관열 홍보부장은 "원전 바로 밑에 발생하는 6.5 지진에도 끄떡없는 내진설계가 되어 있고, 해수면보다 12미터 높게 세워서 웬만한 해일에도 원전은 안전하다. 원전은 미국 원자력위원회의 기준에 따라 부지 선택 및 설계, 시공을 하며 세계적으로도 지진에 의한 원전사고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자동 지진감시계통를 통해 발생여부를 측정하고 지진이 발생하면 피해를 최소화 할 대책이 있다"고 덧붙였다.
포항제철소 설비기술팀의 윤정기 과장은 "포스코는 지진뿐 아니라 바람에 영향을 미치는 풍하중 설계를 도입, 지진에는 강한 시설이다. 공장부지는 해수면 대비 350센티미터로 해일에 대비할 만하다"고 설명한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동남아 지진해일 참사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핵발전소 절반이 있는 월성, 영광, 경주, 포항, 대구를 잇는 벨트에 강진이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을 지적하며 정부의 핵발전소와 핵폐기장 정책의 위험성을 경고하였다.
나아가,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참사를 교훈 삼아 지진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에 대비할 방안을 점검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근본대책을 강구할 것"을 정부에 주문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올해부터 2010년까지 90억원을 들여 경북 동해안 등 한반도 주변해역에 대해 지진 위험 등을 파악하는 정밀 지질조사와 해양탐사를 실시한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한반도 주변에 흩어져 있는 해저지질 위험요소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동해 연안을 시작으로 해양탐사를 실시하고, 지진 등 위험요소가 연안구조물 설치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이상 동해안이 지진의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사가 실시돼 그 결과와 후속 대책이 주목된다.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