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매일 다섯 가지 영역 속 임무를 정했다. 건강한 몸을 위해 '운동'을, 생동 있는 삶을 위해 웹 속에서 '생산'을, 생각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외국어'를, 사기 당하지 않고 똑부러지게 살기 위해 '사회'를, 취미이자 특기인 사진을 키우기 위해 '기술'을.
하나의 임무를 완수하는 데까지는 그 정도에 따라 3단계로 나타낸다. 1단계는 속이 빈 동그라미. 2단계는 반이 채워진 동그라미. 3단계는 꽉 찬 동그라미.
그래도 점수를 너무 짜게 주다보면 능률이 오르지 않을 수 있으므로 유난히 지치고 힘든 날 동그라미를 칠 때는 손이 잘못해서 '삑사리'가 난 것처럼 빈 동그라미를 더럽혀도 무방할 듯. 자주 그러면 곤란함.
나는 건망증이 심하다. 특히 인터넷만 하면 접속 목적을 잊어버린 채 어느 연예인 사진을 주시하고 있다. 다이어리 빈 공간에 줄을 그어 칸을 만들었다. 먹고 자는 것 뺀 나머지 해야할 일을 낱낱이 적고 해치운 일을 표시한다. 심부름에서 손톱 깎는 것까지 적어 놓는다.
일주일 안에 차근차근해야 하거나 바쁘게 기록할 것들은 다른 여유 공간을 활용한다. 그 면은 일주일 내내 보면서 작은 '부담'을 심어둔다. 급하진 않지만 알아봐야 할 일들이 여기에 속한다.
소득이 많지 않더라도 가계부를 쓴다. 월별계획표에서 하루를 2등분해서 반은 가계부로 쓰고 나머지 반은 중요한 일정을 적어둔다. 수입의 반은 꼭 저축한다고 다짐하고 돈을 쓰지 않은 날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부산지하철 요금이 올해부터 올라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810원이 든다. 버스요금은 800원. 10원 차이다. 4일부터 버스를 애용하기 시작했다.
1, 2일 휴일보다 평일 검은 동그라미 수가 줄어들었다. 휴일에는 마구잡이로 시간을 보내지 않았고 평일에도 저녁부터 피곤이 몰려오지만 동그라미 하나라도 더 채우려고 애썼다. 남들은 '작심삼일'을 들먹이며 그렇게 해서 며칠이나 하겠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했지만.
어머? 이를 어쩌나? 4일이 지나고 오늘이 5일째네?
나는 '작심삼일'을 극복하고 말았다.
덧붙이는 글 | 글씨가 별로 예쁘지 않아 지저분하고 많이 산만해 보이지만 독자 여러분들은 더욱 잘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