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몰아닥친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정부의 도시기업특별법과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민의 의지는 단호했다.
다곡리조트 주암골프장과 서상 대남골프장 대책위 주민들이 '함양군 골프장백지화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생명과 환경, 지역공동체를 파괴하고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짓밟는 골프장 건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며 본격적인 반대운동에 나섰다.
경남 함양군 골프장백지화 공대위는 7일 오전 11시 천주교 함양성당에서 서상, 서하, 지곡, 함양읍 등 지역에서 모여든 주민 300여명, 전남 구례·해남, 경기도 여주·평택 등 전국 골프장 건설반대위 공대위 소속 대표들과 환경·시민단체 대표 50여명 등 모두 3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골프장 건설반대 발족식과 규탄대회'를 열었다.
공대위는 발족식 이후, 함양성당∼동문네거리∼주차장∼보건소∼낙원사거리 등 군 일대에서 가두시위와 군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골프장 추진업체에서 세운 불법 분묘이장공고 화형식을 하는 등 경남도와 함양군의 골프장 추진 정책에 거세게 항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권영건 함양 부군수가 공대위가 준비한 공개질의서 답변 도중에 물러가는 등 한때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찰은 집회장 주변에 전·의경 200여명을 배치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날 바람이 심하게 불어 오전 10시 체감온도가 영하 2도까지 내려가는 등 매서운 날씨였으나 참석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또 대부분 주민은 경찰측에서 사전에 준비한 초등학교 강당을 마다하고, 찬바람을 맞으며 군청 마당 느티나무 앞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기도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배진구 함양성당 신부를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서상면 대책위원장 박종탁씨와 지곡면 대책위원장 강성수씨를 공동대표로 뽑았다. 집행위원장에는 하종기 함양시민연대 운영위원장이, 집행위원은 서상과 지곡대책위, 시민단체대표 등 34명을 선출했다.
이들은 투쟁결의문에서 "골프장 건설은 지역에서 갈등과 분쟁을 일으켜 공동체를 파괴하고 생존권을 위협해 농촌과 농민을 퇴폐화 시키고, 인근 지역에까지 환경오염을 가속화시킨다"며 "골프장은 지역민들을 도시민들의 일용노동자·비정규직으로 전락시키고, 친환경농업을 파괴하는 농업말살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배진구 위원장은 "지곡에 건설 예정인 다곡리조트 골프장은 지난해 경남도정의 주요 업무 평가에서 계획조정으로 재검토되었다"며 "이는 사업성이 낮아 계획자체가 불투명한 것임을 증명한 것으로 군은 골프장 계획을 완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골프장 예정지인 서상면 소로마을 저수지는 청정계곡 1급수에만 서식하는 환경지표종인 꼬리치레도룡농의 집단서식처임이 확인되었고, 무엇보다 골프장이 운영되면 지곡 딸기나 서상 파프리카, 사과 등은 친환경농업 인증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와 함양군은 다곡리조트 예정지인 지곡면 일대에 72만평 54홀 규모의 골프장을, 서상면 일대에 35만평 27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신문 <굿모닝지리산> (www.goodji.com)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