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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 <맨주먹의 CEO 이순신에게 배워라> 표지
김덕수 <맨주먹의 CEO 이순신에게 배워라> 표지 ⓒ 밀리언하우스
이순신! 그는 바로,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이 출발하여 조선에서 가장 큰 일을 해낸 인물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겁니다. 한반도를 거의 뒤엎었던 왜구를 쫓아냈던 것이죠. 그러고 인생을 마쳤던 것이죠. 이순신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조센징(조선인)' 족보의 '허전한' 일본인으로서 살아가고 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마라. 나는 몰락한 역적의 가문에서 태어나 가난 때문에 외갓집에서 자랐다.

머리가 나쁘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첫 시험에 낙방하고 서른 둘의 늦은 나이에야 겨우 합격했다.

좋은 직위가 아니라고 불평하지 마라. 나는 14년 동안 변방 오지의 말단 수비장교로 돌았다.
윗사람의 지시라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불의한 직속상관들과의 불화로 몇 차례나 파면과 불이익을 받았다.

몸이 약하다고 고민하지 마라. 나는 평생 동안 고질적인 위장병과 전염병으로 고통받았다.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마라. 나는 적군의 침입으로 나라가 위태로워진 후에야 마흔 일곱에 제독이 되었다.

조직의 지원이 없다고 실망하지 마라. 나는 스스로 논밭을 갈아 군자금을 만들었고 스물세 번 싸워 스물세 번 이겼다.

윗사람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갖지 마라. 나는 끊임없는 임금의 오해와 의심으로 모든 공을 뺏긴 채 옥살이를 해야 했다.

자본이 없다고 절망하지 마라. 나는 빈손으로 돌아온 전쟁터에서 열두 척의 낡은 배로 3백 척의 적선을 막았다.

옳지 못한 방법으로 가족을 사랑한다 말하지 마라. 나는 갓 스물의 아들을 적의 칼날에 잃었고 다른 아들들도 전쟁터에 보냈다.

죽음이 두렵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적들이 물러가는 마지막 전투에서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나는 맨주먹의 CEO 이순신이다.

-<맨주먹의 CEO 이순신에게 배워라> 4~5쪽에서


앞의 글은 <난중일기>에 나오는 내용이 아닙니다. <맨주먹의 CEO 이순신에게 배워라>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물론 이순신 장군이 한 가르침은 아니고 이 책의 저자가 가상하여 한 말입니다. '대체 충고'라고나 할까요.

이 책의 저자는 김덕수 공주대 사범대 사회교육과 교수. 이미 <생각을 달리하면 희망이 보인다>와 <김덕수 교수의 통쾌한 경제학>으로 문명(文名)을 떨쳤던 경제학자입니다.

역사에 문외한이었던 그가 이순신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시점은 1995년 10월. 당시 도쿄의 신바시 지역에 머물고 있던 그는 어떤 일을 계기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일본인들이 '이순신 연구회'를 결성하여 그의 삶과 사상, 전략과 전술, 가치관 등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죠.

그 뒤로 김교수는 평생 이순신을 연구하겠다고 마음먹었고, 9년여에 걸친 결실이 바로 <맨주먹의 CEO 이순신에게 배워라>로 나타난 겁니다.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나누어져 있죠. '디지털 시대에 다시 이순신을 그리워하다', '역경형 인간 이순신의 디지털 리더십', '삶과 죽음으로 보여준 맨주먹의 CEO 이순신의 리더십'.

'제1장 디지털 시대에 다시 이순신을 그리워하다'는 다시 5절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 디지털 시대에 왜 다시 이순신인가?', '약소국 조선의 명장 이순신을 벤치마킹하라!', '이순신 연구를 실패학 정립의 계기로 삼자', '우리가 이순신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 '이순신 영웅화 작업은 정치 쇼였다'.

'제2장 역경형 인간 이순신의 디지털 리더십'은 여덟 가지 지수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MQ(Multi Quotient) 다양성지수-전인적 르네상스 칼라형 멀티 플레이어', 'PQ(passion Quotient) 열정지수-혼의 정신으로 무장한 프로페셔널', 'EQ(emotional Quotient) 감성지수-견고한 휴먼 네트워크를 구축한 인간미', 'IQ(Information Quotient) 정보지수-정보와 전략을 중시한 지식기반 사고', 'OQ(Originality Quotient) 창의력 지수-언제나 세계 최고와 세계 최초를 지향', 'RQ(Recode Quotient) 기록지수-민족문화 유산이 된 기록정신의 보고, 난중일기', 'MQ(Moral Quotient) 도덕지수-혼탁한 요즘 세상에 한층 빛을 발한다', 'CQ(change Quotient) 변화지수-변화에 능숙한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

'제3장 삶과 죽음으로 보여준 맨주먹의 CEO 이순신의 리더십'에서는 아래 7절로 나누어 설명해 놓았습니다.

1. 적성에 입각한 실용주의-몰락한 가문에서 태어나 무인의 길을 가다
2. 확고한 원칙주의와 완벽한 상황분석-혹독한 시련을 극복하고 유비무환을 이루다
3. 획기적 신기술과 창의적 전술-남해의 제해권을 장악하다
4. 압박과 유인을 통한 유연한 협상력-지리한 강화교섭 중에 수군을 재정비하다
5. 좌절하지 않는 적극적 사고방식-통한의 백의종군과 고난의 대장정을 이루다
6. 일당백의 자신감과 전략적 사고-명량해전과 조선 수군의 화려한 부활
7. 싸움터에서 최후를 맞은 철저한 프로 정신-불멸의 혼으로 역사에 이름을 새기다


가난하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을 꾸짖는 말,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마라. 나는 몰락한 역적의 가문에서 태어나 가난 때문에 외갓집에서 자랐다…나는 맨주먹의 CEO 이순신이다'. 가난하다고 신세 한탄만 하는 자를 꾸짖으면서 한편으론 용기를 주는 이 열 한 가지 글은, 읽으면 읽을수록 불끈불끈 힘이 솟아나게 합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문득 '자수성가(自手成家)'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물려받은 재산이 없이 제 혼자 힘으로 집안을 일으키고 재산을 모았다'는 뜻이죠. 한국전쟁 휴전 후의 10대들, 그러니까 지금의 60~70대들 가운데 자수성가한 사람들 참 많았지 않습니까!

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 세대들, 서민경제와 민생 외면하는 정부와 국회 더 이상 기다리느니보다 차라리, 반드시 자수성가하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이를 악물고, '죽어도(무슨 일이 있어도) 죽지 말아야' 할 겁니다. 다음 세대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혼란과 역경을 헤쳐나가기 위한 지혜, 김덕수 교수는 <맨주먹의 CEO 이순신에게 배워라>에다 이순신 장군의 삶을 예로 들어 짜임새있게 잘 담아 놓았더군요.

덧붙이는 글 | <맨주먹의 CEO 이순신에게 배워라> 김덕수 씀/ 2004년 9월 17일/ 밀리언하우스 펴냄/ 224쪽/ 5×7판/ 값 1만 2000원


맨주먹의 CEO 이순신에게 배워라

김덕수 지음, 밀리언하우스(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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