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고의 신문이라는 뉴욕타임스조차 최근 인터넷의 매서운 공세 앞에서 주춤거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전역에 걸친 활발한 시장개척에도 불구하고 몇년째 주중 110만부, 일요판 170만부 수준에서 판매부수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또한 경기회복으로 신문업계의 광고매출이 평균 9.7%의 성장세를 보인 것에 반해 뉴욕타임스는 2.7% 성장에 그치고 있다.
2002년 한해만 무려 4개의 퓰리처상을 휩쓸며 정상급 고급 정론지로 명성을 날리던 뉴욕타임스의 권위 또한 최근 제이슨 블레어 기자의 허위보도 스캔들 등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뉴욕타임스의 권위에 큰 타격을 입힌 최근의 사태가 보수적인 편집방향을 일신하고 경영을 혁신하기 위해 선출한 하웰 레인즈 전 편집국장이 기자들 사이에 무한경쟁분위기를 조장했고 이것이 결국 최근의 허위보도사태로 이어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안팎의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사주 아서 슐츠버거 2세는 <비즈니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을 벗어나 전국지를 지향하고, 멀티미디어 부문을 강화하는 두가지 축을 미래발전전략으로 삼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1998년 이후 뉴욕타임스는 텃밭인 뉴욕 인근에서 판매부수가 9만6천부 가량 줄었지만 이외 지역에서는 15만부를 늘려 부수 면에서 5.1%의 성장을 거두었다. 슐츠버거는 뉴욕타임스가 진보편향이라는 외부의 지적에 뉴욕타임스는 도회지신문(Urban paper)을 지향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지난 대선의 결과를 정밀하게 살펴보면 기존의 상식처럼 빨간색 공화당 주와 파란색 민주당 주로 나뉘었던 것이 아니라, 주에 관계없이 도회지일수록 민주당 지지세 였고 농촌지역은 공화당 지지세였다는 것.
소위 도회지신문을 지향하는 뉴욕타임스가 진보적 논조를 유지하면서도 뉴욕을 벗어나 전국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여기에 있다. 뉴욕타임스가 최고의 정론지로서 미국 전역의 도회지역에서 뉴욕의 독자들과 같은 세련된 독자층을 찾아낼 수 있다면 전국지의 비전은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것.
현재 뉴욕타임스의 뉴욕지역 대 여타지역의 판매부수는 약 50:50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오하이오주 데이토나의 한 신문과 손잡고 현지인쇄를 해 약 100여개 지역을 배급망에 추가했고 2006년까지 7개의 인쇄시설을 추가해 총 20개의 전국 인쇄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비즈니스위크가 소개한 뉴욕타임스의 두번째 발전전략은 멀티미디어 강화. 현재 프론트라인, 노바 등의 교양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프로덕션을 운영중이고 케이블 TV 사업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인터넷판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판을 운영 중인 '뉴욕타임스 디지털'은 2004년 상반기에만 5310만 달러의 매출에 1730만 달러의 순익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고 매년 30~40%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다른 뉴스사이트와 마찬가지로 뉴욕타임스는 어떻게 온라인신문의 독자들을 유료독자로 전환시킬지 고민 중이다. 구독료를 징수할 경우 수입은 늘겠지만 트래픽은 대폭 하락해 결국 광고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멀티미디어 부문의 급속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뉴욕타임스 그룹은 아직도 총 매출의 90%를 신문사업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안팎의 거센 도전을 헤치고 인터넷 시대에도 예전의 명성을 지켜 나갈 수 있을 지 향후 이들의 행보에 기자 역시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