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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으로 날지못하는 독수리가 사람들에게 둘러싸인채 바닥에 엎드려있다.
탈진으로 날지못하는 독수리가 사람들에게 둘러싸인채 바닥에 엎드려있다. ⓒ 오마이뉴스 김호중
2005년 본격적인 첫 주말을 맞이한 민통선. 살벌하게 뻗어있는 철조망이 무색한 정도로 평화롭기만 했다. 이 철조망은 분단 60년을 살고있는 우리에게 수많은 아픔을 남겼지만, 역설적으로 완벽한 자연을 지켜내기도 했다.

지난 8일 70여명이 비무장지대 생태탐방에 나섰다. 각종 새들은 휴경기를 맞이한 논과 밭에 떨어진 낟알을 쪼아대기 바빴고, 고라니는 참가자들의 바로 앞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임진강은 청둥오리, 쇠기러기, 비오리 등이 겨울나기에 정신없었다.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재두루미는 단지 서 있는 것만으로도 한 폭의 아름다운 동양화를 연상하기에 충분했다.

'DMZ 독수리 생태학교'라는 이름에 걸맞게 탐방대의 걸음을 장시간 멈추게 한 것은 수백마리의 독수리들이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독수리는 약 3000마리 정도가 남아있다고 추정한다. 그 중 40~50%에 달하는 약 1300마리의 독수리가 매년 11월에서 3월까지 이곳 파주시 진동면 일대에서 월동을 하고 몽골로 날아간다고 하니 자연을 지킨 철조망이 고맙기도 하다.

검고 큰 날개를 펴고 대기의 흐름에 몸을 맡긴 독수리의 비행을 바라보면서 누구도 쉽게 발을 떼지 못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김승호 대표는 "분단의 아픔이 우리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이 자연"이라며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가야하는 소명이 우리에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독수리 생태학교를 신청하시려면 DMZ독수리생태학교 조직위원회 홈페이지 www.dmzdocsuri.org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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