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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만평
경향신문 만평 ⓒ 김용민
우선 모든 언론이 이 문제에 대해 앞 다투어 보도하면서 도시락의 원가를 따져보기도 하고, 업체를 바꿔서 도시락을 만들어보기도 하였다. 급기야는 정책적으로 부실 도시락을 개선하겠다는 방안이 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며칠 동안 온 나라가 떠들썩거리다가도 얼마 지나면 조용해지는 우리나라 언론과 반짝 행정에 대해 비판의 소리도 보인다.

경향신문의 김용민 작가는 부실도시락은 개선되었지만 주변의 지속적인 관심이 부족하면 결국 1회성 이벤트에 그친다는 점을 지적하였고, 새전북신문의 정윤성 작가는 도시락 사건이후 쏟아지는 관심이 며칠이나 갈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새전북신문 만평
새전북신문 만평 ⓒ 정윤성
부실도시락 보도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지난 연말 결식아동들이 도시락 배달 업체에 감사의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보도되었다. 어른들이 보기에 너무나도 부실한 도시락을 먹고 감사편지를 보낸 사실은 여러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국민일보 만평
국민일보 만평 ⓒ 서민호
이에 대해 국민일보의 서민호 작가는 건빵이라도 많이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말로 우리사회의 무관심을 꼬집었다. 국제신문의 서상균 작가 역시 아이의 일기를 통해 작은 것으로 기뻐하는 아이의 모습이 결식아동의 현주소임을 그리고 있다.

국제신문 만평
국제신문 만평 ⓒ 서상균
부산일보의 손문상 작가는 단순히 도시락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 연결하는 내공(?)을 보여주고 있다. 앉은뱅이 증후근에 걸린 외국인노동자에게 보다 희망적인 대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개선된 도시락을 받아든 아이의 입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부산일보 만평
부산일보 만평 ⓒ 손문상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부실도시락 사건이 보도되기 시작한 시점이 공교롭게도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과 그 때를 같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의 주요 핵심은 경제를 살리고 선진한국 2만불 시대를 열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경제논리에 우선하여 선성장 후분배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우리사회의 양극화현상과 갈등의 골은 깊어갈 수밖에 없다.

부산일보 만평
부산일보 만평 ⓒ 손문상
계속해서 손 작가는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을 바라보며 부실도시락을 먹고 있는 결식아동가정의 모습을 통해 선진한국이라는 것이 국민소득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으며, 내일신문의 김경수 작가는 우리사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대해 우려하면서 서민경제를 침몰하는 배로 표현하고 개선도시락을 던져주는 것으로 정부의 역할이 끝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내일신문 만평
내일신문 만평 ⓒ 김경수
선진국은 경제소득만 높은 사회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잘 살 수 있는 사회일 것이다. 그래서 선진국은 사회복지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다.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선진국이 되고자 한다면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균형적인 성장도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더 이상 굶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는 것은 바로 정부의 책임이다. 그리고 정부의 책임은 결코 굶주림을 면하는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사회복지정책이 잘 마련되어있다 하더라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 것은 바로 사람 사는 정(情)이다. 사람들은 흔히 도시락만 개선되면 결식아동들이 행복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다. 도시락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은 도시락만 개선되면 아이들이 맛있게 먹을 것이라고 상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착각이다. 아무리 맛난 음식이라도 혼자 먹으면 별 맛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분명 절대빈곤의 사회는 아니다. 그러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굶던 시절을 아무리 이야기한다 하더라도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지금 세대의 아이들에게는 지금 세대의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매일신문
매일신문 ⓒ 김경수
부실 도시락 파문이 일자 대다수의 어른들은 도시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만 높여왔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스한 밥 한공기라도 함께 어울려 먹는 것인지도 모른다. 매일신문의 김경수 작가는 이런 점에서 볼 때 다른 시사만화가들이 놓친 아이의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필요한 관심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결식아동을 찾아가서 부선을 떠는 것은 오히려 그 아동에게 수치감을 심어줄 수도 있다. 진정으로 결식아동을 돕고 싶다면 지역의 사회복지사들이 아동을 전문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후원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리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자원봉사 교육을 받고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것도 좋으리라.

남을 돕는다는 것은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아무렇게나 시작해서는 안 된다. 남을 돕는데도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명한 심리학자 에릭 프롬이 말하지 않았던가. “사랑은 기술”이라고. 정을 나누며 사는데도 기술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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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로서 사회복지현장에 근무하고 있으면서, 사회복지와 관련한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분야는 역시 만화이며, 사회복지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나 이와 연관하여 사회문제를 그리기도 합니다. 현재 충북사회복지신문, 경기도사회복지신문에 만평을 그려주고 있으며, 사회복지기관들의 소식지에도 만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3년 동안 만화를 그리면서 모은 만화들을 개인 블로그에 (www.bokmani.com)올리고 있으며, 오마이 뉴스를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사회복지와 관련한 정보와 이야기들을 만화로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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