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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 연말 국회 간첩 공방 및 4대 법안 처리 등을 거치면서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하락한 데 대해 당 지도부의 위기의식이 남다르다.

최근 자체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가장 먼저 변해야 할 대상'으로 한나라당이 30%를 넘는 수치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앞섰다. 또한 박근혜 대표의 개인 지지율은 작년 총선 이후 꾸준히 떨어져 처음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긍정적 이미지를 앞서는 수준에 이르렀다.

박근혜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무정쟁·민생올인을 선언한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김덕룡 "무조건 반대로는 더 이상 안돼"

20일 열린 새해 첫 의원총회에서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당이 민생경제에 주력하겠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대응도 새롭고 달라져야 한다"며 "무조건적인 반대로는 노 정권의 실정에서 오는 반사이익을 볼지는 몰라도 수권정당이라는 국민의 지지는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행여 한나라당이 개혁의 발목을 잡는다는 오해나 시대 뒤떨어진 정당이라는 오명을 써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대안을 우리가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내전략과 관련 김 원내대표는 "그 첫 시험대가 2월 임시국회"라며 "박 대표가 무정쟁·비상민생국회를 선언한만큼 이에 걸맞는 원내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근혜 대표는 '이름만 바꾸면 뭐하나'라며 당내 광범위한 반대에 부딪치고 있는 당명개정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었다"며 직접 해명에 나섰다.

박 대표는 "진성당원제, 상향식공천 등 당 하부구조의 개편에 대해 허태열 의원(선진화추진위원회 위원장)과 박세일 의원(전 여의도연구소 소장) 중심으로 짜왔다"며 "당이 새로운 이념노선을 정립하고 또 한번 거듭나는 모습을 보인다는 차원에서 당명개정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당명개정 논의를 2월 초로 예정된 연찬회로 미루며 당내 '합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2월 첫째주 중 1박 2일로 연찬회를 열고, 여의도연구소에서 준비중인 선진화 방안과 당 정체성을 놓고 격론을 벌이게 된다.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가 박세일 정책위의장과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가 박세일 정책위의장과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2월초 연찬회, 당 노선투쟁 격론일 듯

한편 박근혜 대표는 앞서 열린 상임운영위회의에서 최근 잇따라 공개되고 있는 박정희 대통령 집권 당시 과거사 문건과 관련 "나를 의식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특히 한일협정 문서공개에 대해 "공당으로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표인 나에 대해 부담을 갖지 말라"고 말했다고 전여옥 대변인은 전했다.

박근혜 대표는 전날 신년기자회견에서도 '밝힐 것은 밝히자'며 2월 임시국회에서 한일협정 문제를 다루자고 공세적인 자세를 취했다.

박 대표의 이 같은 태도는 지난 연말 타결 직전에 있던 과거사법이 결국 박 대표의 '고집'으로 무산되었다는 비난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의 김덕룡 원내대표에 대한 불만도 노골적이었는데,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 원내대표는 "과거사법과 관련해서 일단 유보시킨 점은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라고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박근혜 실용주의 표명..."극한 대여투쟁 동의 안해"

한나라당은 20일 오후 열리는 정치선진화 비전 토론회에서 불법정치자금의 공여자와 수뢰자에게 해당금액의 50배가 넘는 추징금 부과를 골자로 하는 정치개혁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선출직 부패사범의 공소시효를 연장하는 것은 물론 특별검사제를 도입하는 것 등이 논의된다.

또한 기조연설을 맡은 박근혜 대표는 미리 배포한 연설문에서 "기존질서를 무조건 거부하는 급진세력과 과거의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한 낡은 세력"을 배제하는 실용주의 노선을 표명했다.

박 대표는 "여야 관계도 소모적 정쟁을 되풀이하는 대결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면서 "대여투쟁을 극한적으로 벌이는 것이 소위 말하는 '선명야당'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해 앞으로 당내 강경그룹과 어떤 관계를 설정해 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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