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상상화이트 소극장에서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어린이 과학 뮤지컬 “친구들이 마법의 성에 갇혔어”를 보았다. 어린이를 위한 과학뮤지컬이라고 하는데 과학과 극을 어떻게 접목시켰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과 학~!
과학이란 왠지 딱딱하고 어려울 것만 같다. 초등학생 두 아이에게 물어보아도 비슷한 답이다. 과학에 대해 막연하게 어렵다고 느끼는 것. 왜 그런 것일까?
"과학의 원리를 알아본다"거나 "보고 직접 만지며 해보는 실험위주"의 경험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데 추측으로만 생각했던 답이 틀리지 않았음을 이 과학뮤지컬 "친구들이 마법의 성에 갇혔어"를 보며 알 수 있었다.
상상화이트 소극장은 좌석이 가득차더라도 100여명 안팎이 될 정도의 작은 극장이었다. 이 작은 무대에 과학반 선생님의 편지를 받고 숲으로 향한 다섯명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과학반의 "반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문제를 풀어가고 과학반 아이들을 잘 이끈다. 반장의 친구 "허풍"이는 혼자 잘난 척하며 거짓말과는 구별되는 허풍이 심한 편. "공주"는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줄 아는 전형적인 공주병에 신경질적인 여자아이다. 그리고 머리를 양 갈래로 묶은 "양갈래"는 덩치만큼이나 먹는 것 앞에서 사족을 못쓰는 소심하고 낙천적이며 마음이 착한 여자아이. 다섯명의 아이들중 가장 어린 "꼬마"는 허풍이의 남동생이다.
이들 5명의 아이들이 숲속에 모여 선생님을 기다리던 중, 마법의 성에 이르게 되고 성 안에서 신기한 장난감, 과자등을 발견하고는 좋아한다. 그러나 곧이어 세가지 문제를 풀어야 성에서 나갈 수 있다는 무서운 마법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무서워 벌벌떨던 공주와 양갈래, 허풍이 반장은 서로의 잘못을 따지다가 세가지 문제가 담긴 비밀편지를 보게되고 우연히 해독의 실마리를 찾는다.
해독하는 장면은 마치 마술과도 같아서 객석에 앉은 아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하지만 해독하는 그 원리도 가만 살펴보면 과학의 한 형태. 첫번째 문제는 동그라미 속의 동그라미 (물분자), 두번째 문제는 과학마술 (대기압), 세번째 문제는 사랑 (빛의 반사) 등.
이런저런 상황속에서 비누방울을 응용한 동그라미 속의 동그라미를 만들어내는 과학실험의 단계를 직접 보여준다. 또 대기압의 설명과 식초, 요오드 등의 화학반응, 뱀의 실험으로 나타난 물과 산소의 분리 실험도 아이들에겐 무척 인상적이었다.
과학과 연결된 마술쇼와 같은 느낌을 잘 살려 아이들에게 잘 전달하고 있어 좋았다. 어른의 시각으로 보아도 신기함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유치하다거나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 후에 과학박사와 같은 차림의 인물이 나타나 객석을 향하여 앞에서 실험을 했던 부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유도해내는 것도 참 좋았다. 객석의 아이들은 "저요... 저요..."를 외치며 방금 보았던 실험과정에 대해 다시금 떠올리며 답을 말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마지막의 세번째 문제 사랑, 빛의 반사. 빛의 반사는 죽어가는 나무를 살리고자 하는 명제로 나타났고 이윽고 공주가 들고 있던 거울을 이용하여 빛을 전달하는 과정을 실험으로 보여주었다. 여기에서 나무의 존재와 양갈래와 공주가 보이던 갈등의 해소도 아이들에게 유익하였다.
작은 소극장이란 점, 과학과 뮤지컬을 접목하여 어떻게 즐겁게 볼 수 있는 극을 만들었을까 하던 걱정은 기우였다.
덧붙이는 글 | 위민넷 기자클럽, 열린우리당 전국여성위원회 홈페이지, 국정넷포터에도 송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