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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상황이나 그가 처한 환경이라는 것은 개인의 생애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아버지는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봐요. 가령 농사꾼의 딸인 복녀가 게으른 남편 대신 열심히 농사를 지었다면, 그처럼 쉽게 타락하지는 않았겠지!”
“너는 뚱딴지란 말을 들어 보았느냐?”
딸아이는 ‘웬 뚱딴지냐’며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봅니다.
“뚱딴지란 돼지감자라고도 하는데, 아버지가 어렸을 때 친구들이랑 배가 고파 캐먹은 적도 있었지. 그 모양이 울퉁불퉁, 하도 이상야릇하게 생겼는데, 지금은 길가에 있어도 구분해 낼지 모르겠구나. 아무튼 그 놈도 감자처럼 덩이줄기인데, 당뇨병에 좋다고 알려져 있단다.”
이제 물이 거의 졸아 있습니다. 남은 물을 쏟아 붓고는 뚜껑을 열어 수분을 모두 증발시킨 후, 마누라는 솥을 들어 키질을 하듯이 감자를 탁탁 추어올립니다.
“이렇게 하면 감자끼리 부딪혀서, 파슬파슬하게 보기도 좋고 맛도 있어 보이지요.”
마누라는 다시 솥에 얹었다가 잠시 후 꺼내어 접시에 담습니다.
나는 감자 한 개를 쪼개어서 입에 넣어 봅니다. 담백한 맛이 혀끝을 간질입니다. 아이들도 서둘러 입으로 가져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