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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존불 어깨높이 양쪽으로 보이는 감실이 '환기구'
본존불 어깨높이 양쪽으로 보이는 감실이 '환기구' ⓒ 추연만
자세히 보면, 받침돌보다 감실 폭이 더 넓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석굴 내에 정체된 공기는 감실과 받침돌 사이에 생긴 틈 사이로 자연스럽게 순환한다. 이러한 공기순환 방법은 석굴 안팎의 온도차를 좁혀 습기를 자연스레 억제한다는 원리다.

습기 제거를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석굴 천정 부분에 환기구를 내는 것이다. 돔형 천정의 천개석 부분에 일정간격으로 작은 석재를 끼워 틈을 만든 곳이 또 다른 환기구 역할을 한다. 이로써, 밖의 온도가 높은 낮에는 이 자연 환기구를 통해 바깥 공기가 석굴 내부로 들어오게 된다.

내부로 들어오는 동안에 공기는 차가운 돌을 만나 습기를 빼앗겨 석굴내부에는 제습된 공기가 들어오게 된다. 밤에는 반대로 작용해, 건조해진 내부 공기가 돌에 맺힌 습기를 머금고 석굴 바깥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스런 습기제거 시스템은 천 년이 넘는 동안 석굴암을 ‘숨 쉬는 석굴’ 로 있게 하였다. 그러나 천 년 전 신라인의 지혜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대의 과학기술! 현재 석굴은 자연에 순응한 과학적인 원리보다 기계장치에 의한 강제적인 습기제거 방식(에어컨)을 따르고 있다.

일제시대와 박정희 시대에 있었던 두 번의 석굴암 보수공사 때, 습기를 누수로 판단해 외벽에 2겹 콘크리트 돔을 만들고 석굴 안 샘물도 밖으로 뽑아내는 관을 설치했다. 이로써 석굴은 숨 쉴 구멍이 막히게 되고 자연적인 습기제거 시스템도 없어져 오늘에 이른 것이다.

석굴암은 어떻게 자연 조명을 했을까?

습기문제와 조명은 적지 않은 연관성이 있으리라고 본다. 석굴은 태양광이 직접 닿기 어려운 구조임으로 '어떻게 조명을 해결했을까?' 도 주목거리다. 현재, 석굴은 전실부분에 목조 건물이 있고 석굴 안에는 인공조명등을 설치한 상태다.

신라인들은 반사광을 이용해 조명을 해결했다고 한다. 만약, 전실부분이 개방된 상태라면 석굴 바닥 면을 잘 다듬고 문질러 ‘거울효과’가 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연조명은 습기뿐만 아니라 석굴 본존불 위치나 본존불 손의 크기 그리고 연꽃광배 모양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석굴암에서는‘ 빛에 의한 착시현상 ’을 일으키도록 설계한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착시현상에 의해 밝은 빛을 넣으면 물체가 튀어나와 보이고 어두운 곳은 들어가 보인다. 이런 현상은 아래의 의문을 풀 수 있는 귀중한 열쇠다.

①석굴 본존불은 왜 주실 중앙보다 조금 뒤에 물려 놓았을까?
②본존불 연꽃 광배는 왜 멀리 배치했으며 꽃잎의 크기도 다를까?
③석굴 본존불의 왼손과 오른손의 크기는 왜 다른가?

①②③ 질문에 대한 해답은 ‘명암에 의한 착시효과’다. 신라역사과학관(관장 석우일)에 따르면 “본존불 양 손을 실측한 결과, 왼손이 오른손보다 2센티미터 더 크다”고 한다. 참배객들의 눈높이까지 고려한 신라인들의 세심한 건축기술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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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자료와 도움말을 주신 문화단체 '신라사람들'과 '신라역사과학관'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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