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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고양이> 홈페이지 캡처
<옥탑방 고양이> 홈페이지 캡처 ⓒ iMBC
옥탑방 신드롬을 일으킨 MBC <옥탑방 고양이> 배경은 당연히 옥탑방이었다. SBS <파리의 연인>에서 강태영(김정은 분)이 사는 곳도 옥탑방이었다. <파리의 연인>은 이 때문에 '옥탑방 신데렐라'라는 말을 낳기도 했다.

MBC <불새>에서도 세훈(이서진 분)은 옥탑방에서 살았고 그 방을 중심으로 지은(이은주 분)과 사랑을 나누지만 결국 이별했다. MBC <천생연분>에서도 석구(안재욱 분)는 옥탑방에서 살았고 이곳에서 종희(황신혜 분)와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베드신이 있었다.

<회전목마>에서 성진교(수애 분)와 박성표(이동욱 분)의 보금자리, <해뜨는 집>에서 연희(장신영 분)가 혼자 사는 곳도 옥탑방이었다. <나는 달린다>에서 무철(김강우 분)은 책이 잔뜩 쌓여있는 옥탑방에서 살았고, <명랑소녀성공기>에서 쫄딱 망한 한기태(장혁 분)는 자기집 가정부였던 양순(장나라 분)이 얻어준 옥탑방에서 살았다.

드라마만 그런 것은 아니다. 영화에서도 어느새 이제 젊은이나 새로 시작하는 가난한 이들의 주거지는 모두 옥탑방이 되어 버렸다.

<맹부삼천지교>의 만수는 전라도 시골에서 서울의 변두리 옥탑방으로 이사와 동태 장사를 하며 아들을 서울대에 보내기 위해 발버둥친다. <별>에서 유오성은 옥탑방에서 살며 <싱글즈>에서 장진영도 옥탑방에 산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 대학 강사 감우성은 한강이 멀리 보이는 옥탑방에서 살며 그곳을 엄정화와 함께 낭만의 불륜 공간으로 만들어간다. <태양은 없다>에서 한고은은 옥탑방에서 살고 정우성은 여기에 얹혀 산다.

돈 없는 젊은이들이 옥탑방에서 새로운 꿈을 꾼다는 설정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너무나 획일적인 설정이 이제는 자동 반응 수준이라는 게 문제다. 돈이 없는 젊은이들이 많이 사는 데가 과연 옥탑방일까?

오히려 쪽방일 수도 있고 안전시설이 미비한 고시원에 더 많은 젊은이들이 꿈을 품고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게 타당하다. 또한 옥탑방보다는 오히려 축축하고 컴컴한 반지하 방이 더 타당해 보인다. 더구나 영화, 드라마들이 난리를 쳐댄 덕인지 이제는 옥탑방도 비싸진 게 현실이다.

또 다른 문제는 옥탑방에서 사는 젊은이들이나 사람들의 생활 공간을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그린다는 점이다. 대개의 드라마에서는 넓은 마당, 확 트인 조망, 널찍한 공간으로 나온다.

하지만 대개 옥탑방이 있는 옥상 마당에는 갖은 빨래와 장독대, 채소 심은 화분들, 갖가지 집기들이 빼곡한 경우가 많다. 그렇게 넓은 마당이란 쉽지 않다. 또한 집주인과 같은 건물의 사람들이 항상 오르락내리락 하는 공동 공간인 만큼 그렇게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옥탑방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면 옥탑방은 불법으로 증축, 개조한 게 대부분이며, 방 자체가 날림 공사인 경우도 많다. 날림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건조하고 추우며 여름에는 덥고 뜨겁다. 건조하고 바람이 새므로 감기에 잘 걸리고 몸의 피로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 단열이나 방음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런데 어떻게 된 모양인지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옥탑방들은 널찍하고 사람이 살기에 너무나 좋은 공간으로만 나온다. 낭만적인 공간으로만 나타내는 것이다. 이래서야 젊은이들과 가난한 사람들의 진정한 모습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옥탑방이라는 공간을 가난한 이들이 가는 '최악의 곳'이라는 자동 설정은 너무나 식상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실 왜곡을 낳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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