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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으로 온 능선을 수 놓은 토끼봉
눈꽃으로 온 능선을 수 놓은 토끼봉 ⓒ 한석종

입석대에서 바라본 백마능선
입석대에서 바라본 백마능선 ⓒ 한석종
무등은 삶 속의 산이다. 사람 사는 세상 어느 곳이든 무등은 낮은 곳으로 내려와 늘 우리와 함께 산다.

입석대와 서석대를 빼놓고서 무등산을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장불재에서 동쪽으로 400m쯤 오르면 단 칼로 자른 듯이 곧은 돌기둥이 무리를 지어 기세 좋게 우뚝 쏟아 눈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곳이 해발 1017m의 입석대다. 한 면이 1~2m인 5~6각 또는 7~8각의 돌기둥을 반듯하게 깎고 갈아 층층이 쌓아 올린 형상이 마치 석수장이가 먹줄을 튕겨 다듬어서 포개놓은 듯한 신비감을 연출하고 있다.

무등의 부드러움을 닮았을까? 가냘픈 억새풀이 두터운 눈을 털어내고 우뚝 서 있다.
무등의 부드러움을 닮았을까? 가냘픈 억새풀이 두터운 눈을 털어내고 우뚝 서 있다. ⓒ 한석종
눈꽃으로 휩싸인 입석대의 군상
눈꽃으로 휩싸인 입석대의 군상 ⓒ 한석종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고관 정승들이 관을 쓰고 긴 홀(笏)을 들고 공손히 읍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가까이 가서 보면 웅장한 돌기둥이 병풍을 이루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하나가 홀로 우뚝 솟아 있어 세속을 떠난 선비의 초연한 모습 같기도 하다.

멀리서 바라보면 고관 정승들이 관을 쓰고 긴 홀(笏)을 들고 공손히 읍하는 모습 같다.
멀리서 바라보면 고관 정승들이 관을 쓰고 긴 홀(笏)을 들고 공손히 읍하는 모습 같다. ⓒ 한석종

입석대 너머 눈꽃 속에 떠 있는 거북바위
입석대 너머 눈꽃 속에 떠 있는 거북바위 ⓒ 한석종

한 몸이 되기도 전에
두 팔 벌려 어깨를 꼈다
흩어졌는가 하면
다시 모이고
모였다간 다시 흩어진다
높지도 얕지도 않게
그러나 모두는 평등하게
이 하늘 아래 뿌리박고 서서
아~ 이것을 지키기 위해
그처럼 오랜 세월 견디었구나!

- 무등산, 김규동 시

입석대를 지나 서석봉을 힘차게 오르는 희망의 발걸음.
입석대를 지나 서석봉을 힘차게 오르는 희망의 발걸음. ⓒ 한석종

눈 꽃으로 뒤 덮힌 서석대
눈 꽃으로 뒤 덮힌 서석대 ⓒ 한석종

눈 꽃으로 뒤덮힌 서석대
눈 꽃으로 뒤덮힌 서석대 ⓒ 한석종
입석대에서 미끄러내리는 눈길을 헤치며 300∼400m를 더 오르면 거대한 돌병풍으로 둘러친 서석대와 마주하게 된다. 동에서 서로 장사진을 펼친 돌병풍은 석양이 질 무렵이면 수정처럼 반짝여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무등산이 서석산으로도 불린 것도 이 서석대의 돌병풍이 만들어낸 절경에서 비롯되었으며 5월 하순 이 기암절벽 사방으로 철쭉꽃이 만개할 때의 모습은 눈꽃으로 만발한 지금의 모습과는 또다른 맛을 안겨준다.

입석대나 서석대가 기둥모양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펄펄 끓는 상태의 용암이 지표상에서 식으면서 수축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냉각면에 수직방향으로 갈라져 그 틈새에 비나 눈이 스며들게 되고, 스며든 물은 겨울에 얼어 팽창하면서 바위틈을 벌어지게 만든다. 이런 과정이 많이 진행돼 독립된 돌기둥이 늘어선 모양을 이루게 되었다 한다.

무등의 품에서 살다가 무등의 품으로 돌아간 한국화의 거목 의재, 의재미술관
무등의 품에서 살다가 무등의 품으로 돌아간 한국화의 거목 의재, 의재미술관 ⓒ 한석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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