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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골계는 암탉 한 마리가 1년 평균 100개의 알을 낳는다.
오골계는 암탉 한 마리가 1년 평균 100개의 알을 낳는다. ⓒ 윤형권
"아휴, 바깥세상으로 나가기도 힘드네."

오돌이 어머니는 오돌이가 들어있는 알을 21일 동안이나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정성껏 품어주었습니다.

오돌이는 어머니가 품어주기 전에는 아무런 의식도 없는 무아(無我)의 존재였습니다. 어머니의 체온이 희뿌연 창문을 통해 점점 따뜻해지면서 팔다리가 제대로 갖춰지고 부리도 생겨나고 날개도 돋아났습니다.

21일이 지나자 오돌이는 본능적으로 바깥세상으로 나가려고 '창문'을 두드립니다. ‘톡톡 톡톡톡’ 뿌옇게 밝은 곳을 향해 쪼아댑니다. 그러나 창문은 쉽게 열리지 않습니다. 부리가 약해서 창문을 제대로 열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 바깥쪽에서 어떤 힘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힘은 부드러우면서도 듬직하고 자상한 것이었습니다.

"애야 어서 나오너라. 엄마가 너를 기다렸다. 아픈 곳은 없니?" 하며 창문쪼가리들을 치워줍니다.

병아리 오골계 약 33g 정도. 오골계는 한달을 키워도 130g 밖에 나가지 않는다. 일반닭은 한 달 정도 키우면 1700g.
병아리 오골계 약 33g 정도. 오골계는 한달을 키워도 130g 밖에 나가지 않는다. 일반닭은 한 달 정도 키우면 1700g. ⓒ 윤형권
이렇게 해서 오돌이는 태어났습니다. 오돌이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재미있게 지냅니다.

“네 이름은 뭐냐? 집이 어디야?”

호기심 많은 오돌이는 친구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 윤형권
오돌이 어머니는 오돌이의 누나와 동생들을 데리고 맛있는 먹이를 찾으러 데리고 다닙니다.

“이건 먹어도 되지만 저런 것은 먹으면 안돼.”

어머니는 사는 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오골계는 일반닭에 비해 성장기간이 5배나 길다.
오골계는 일반닭에 비해 성장기간이 5배나 길다. ⓒ 윤형권
오돌이는 태어난 지 몇 개월이 지나자 어머니와 함께 다니는 것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오숙아, 이번 주말에 저 건너 동네에 놀러 가볼까?”
“엄마한테 들키면 혼날 텐데….”
“야, 걱정 마. 겁도 많네. 나만 믿어.”

청소년기
청소년기 ⓒ 윤형권
오돌이는 사춘기가 되면서 ‘고독’이 뭔지 알게 되었고, 이유 없는 반항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높은 나무에 올라가 좀 더 세상을 멀리 내다보려고 하기도 합니다.

'산다는 게 무얼까?'

고독
고독 ⓒ 윤형권
혈기왕성한 오돌이. 비위에 거슬리면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야 임마, 너 아까 오숙이에게 뭐라고 했냐? 너 조심해! 이 구역은 내구역이라고 했지?”

ⓒ 윤형권
“에헴! 나 어때요? 멋있죠?”

ⓒ 윤형권
ⓒ 윤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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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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