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14일 오전 서강대학교 이냐시오관에서 시작된 국제회의 행사장엔 후원 부분에 적혀 있던 'MBC'란 문구에 검은 줄이 두 개가 그어진 현수막이 내걸렸다.
또 국제회의 공식자료집은 후원에서 아예 MBC의 이름에 뺀 상태로 인쇄해 배포되었다. 다만 행사 홍보단계부터 제작되었던 행사 안내물과 포스터에는 MBC문화방송이 후원 기관 가운데 조선일보 밑에 적혀 있을 뿐이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한 관계자는 "MBC에서 뒤늦게 후원에서 빠지겠다고 연락해왔다"며 "구체적인 경위는 모르겠지만 내부사정으로 후원에서 빠지기로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취소 배경에 대해 MBC 문화사업부의 관계자는 "토론회나 학술회의 등의 행사에 의례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며 "다만 이번 건에 대해서는 북한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현실 등을 감안 해 후원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빼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제회의 후원 취소는 지난 주 초에 결정된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MBC의 국제회의 후원 취소를 미처 알기 못한 통일연대와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민주사회를 위한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8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14일 오전 배포한 기자회견문에는 MBC에 대한 비판 내용이 담겨 있기도 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의 이 회견문은 “이번 국제회의를 ‘반인권회의이자 반북회의’이며 ‘반평화 회의이자 남북적대회의’라고 규정”하고 “이러한 행사에 조선일보와 손잡고 이 회의를 후원하고 있는 MBC의 깊은 각성을 촉구한다”고 적고 있다.
이러한 회견문은 이날 오전 11시 종로5가 기독교회관 2층에서 열린 기자회견이 직전에 수정돼 ‘MBC’가 삭제되고 대신 ‘단체들’이란 표현이 들어갔다.
이와 관련 통일연대 황선 대변인은 “MBC의 반북 행사 후원 취소는 늦긴 했지만 다행스런 조치”라며 “앞으로 MBC가 공영방송답게 민족문제에 대해 심사숙고하여 이번 같은 경솔한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와 통일연대는 '국제회의를 후원하는 조선일보 규탄'의 내용이 담긴 기자회견을 15일 낮12시에 조선일보사 앞에서 열기로 했다.
또한 통일연대 등 각계단체들은 16일 낮 12시엔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배후조종 미국규탄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신문 [참말로](www.chammalo.com)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