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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의 오마이뉴스 명함.
나의 오마이뉴스 명함. ⓒ 김범태
친구!
그 뒤로 자네는 내가 세상에 뛰어드는 직접적인 통로가 되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자네는 내가 치열하고 급박하게 변화하는 사회현상에 참여하는 또 다른 창이 되었다네. 나는 그 창 앞에서 세상을 읽고, 접하고, 끊임없이 생산하며 변화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하지.

자네의 존재는 이전까지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면 굳이 신경 쓰려 들지 않았던 나의 이기적 삶의 잣대를 어느새 방관자에서 참여자로, 정보의 수용자에서 전달자로, 혹은 뉴스의 매개자에서 생산자로 변화시켜 놓았다네.

물론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도 기사를 잉태하는 작업이 그리 녹록치 많은 않아. 때론 예기치 않은 희생과 시간의 투자, 자기 비용과 노력을 감수해야 했지. 한 꼭지의 기사에도 숱한 에너지와 부담이 작용했던 거야.

하지만, 난 그럴 때마다 그 속에서 자네와 함께 숨쉬고, 땀 흘리며,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떠올렸어. 내가 자네를 통해 만나는 그들은 대부분 전업기자도 아닌 공무원이나 샐러리맨, 학생, 상인 등 평범한 우리 이웃이고, 푸근한 소시민들이었지.

마치 새벽시장의 활기와 같은 그들의 모습은 나를 변화하고 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네. 내가 보는 그들은 크든 작든 나름의 사명의식을 갖고, 우리 주변 일상에 치열하게 뛰어드는 활화산 같은 사람들이라네. 그들의 생활을 읽으며 공감하는 것도 내 하루일과 중 빼놓을 수 없는 즐거운 일이 되었지.

오마이뉴스 취재수집과 펜
오마이뉴스 취재수집과 펜 ⓒ 김범태
하지만, 친구!
이것만큼은 꼭 알아주게. 그들이 결코 시간이 남아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언젠가 나는 다른 이들과 함께 자네와 자리를 같이할 기회가 있었어.

그런데, 자네의 입에서 “우리는 쏟아지는 취재 스케줄에 정신없이 바쁘니, 저희가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은 시간이 많은 여러분이 맡아 주십시오”라는 말이 불쑥 튀어나오더군. 물론, 자네는 지금 그 때 일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난 그 자리에서 밀려오는 실망감에 한동안 혼란스러웠네.

여보게, 친구!
자네와 얼굴 한번 마주친 적 없는 그들이 오늘 <오마이뉴스>라는 ‘바다’에 몸을 기꺼이 내던지는 각각의 목적과 사연과 이유는 달라도 그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변화와 개혁의 작은 밀알이 되고자 함이라는 것을 자네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잖은가?

피곤하고 지친 일상에서 자신의 시간과 노동을 감수하면서도 그들은 단순한 취미생활을 넘어 남다른 열정으로 이 일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말일세. 비록 마이너리티 소시민일지언정 이 사회의 진보와 평등과 전진이 그들의 한결같은 소망이라는 것을 자네도 모를 리 없다고 봐. 그래서 그들의 존재가치가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그들 모두는 자네와 함께 이 시대의 동반자가 된다는 것을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생각할 걸세. 어떤 이들은 마치 맹목적이다 싶을 정도로 절대적 지지를 보내기도 하지. 좀더 많은 시간을 자네와 접촉하고 싶고, 함께 이 길을 걷고 싶어한다네.

그러나, 그들 나름의 노고를 한낮 취미생활이나, 상근기자 대타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여간 섭섭하고 유감스러운 일이 아니야.

그날의 이야기가 자네의 본심이 아니길 바라고, 또 나의 오해이길 바라며 그간 마음에 담아왔던 이야기를 이 기회를 빌어 주저리주저리 옮겨보네.

친구!
우리는 이제 더욱더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해 나갈 자네의 모습을 그려보네. 그리고 나날이 발전하길 기도하겠네. 진심으로 말일세.

나는 오늘 평소보다 일찍 집에 들어가 내일 자네의 생일잔치에 입고 갈 옷을 골라놓으려 하네. 내일 웃는 얼굴로 다시 봄세. 생일 축하하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와 나>에 응모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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