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24일 저녁 <마이 라이프> 출판기념회에서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우문식 도서출판 물푸레 대표와 함께 케이크를 커팅한 후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나는 아직도 비핵화 된 한반도를 지지한다. 평화적인 남북문제 해결은 가능하다고 본다. 미국과 중국, 모든 우방국들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면 결국 성공하리라 믿는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24일 저녁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도서출판 물푸레 주최로 열린 자서전 출판기념강연회에서 "한국은 21세기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나라"라고 밝혔다.

리틀엔젤스의 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출판기념강연회는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축사와 클린턴 전 대통령의 강연 순서로 진행됐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자서전을 쓴 이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짤막한 강연연설에서 "한국은 미국의 좋은 우방국"이라며 "전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국은 매우 중요한 국가"라고 밝혔다.

이어 클린턴 전 대통령은 "21세기의 주요임무는 좋든 싫든 서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호의존적 세계를, 책임과 이익 그리고 가치를 함께 나누는 활기찬 '글로벌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것은 내가 평생 해온 일이며 책에 쓴 내용이기도 하다"고 피력했다.

▲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자서전 <마이라이프>
또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쓴 이유에 대해 얘기하면서 젊은이들에게 20세기 후반부 미국사회, 경제적·사회적 변화, 정치철학 등에 대해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책을 통해 내가 바라는 것은 내 얘기를 들려줌으로써 젊은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며 "험난한 상황에서도 젊은이들이 꿈을 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 글을 썼다"고 피력했다.

미국에서 출판기념 첫 사인회를 열었을 때 외국의 교환학생들이 많이 와서 놀랐다는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중 중동, 중남미, 한국 등 아시아 학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번에 발간한 자서전을 아칸소주, 가족, 정치에 대한 연애편지라고 소개했다.

YS와 DJ... '94년 핵위기'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생각

이에 앞서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자서전 출판기념 강연회의 축사에서 한반도 평화, 북핵문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리더십에 방점을 찍어 연설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심각한 전쟁위기 상황까지 갔던 1994년 클린턴 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원만히 해결한 바 있다"며 "북한은 당시 모든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또다시 망동을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은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철저히 고립돼 자멸로 갈 것"이라며 "만용을 버리고 조건 없이 협상테이블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국의 장래에 대해 참으로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을 계속 유지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김영삼 전 대통령이 24일 저녁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자서전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클린턴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까지 누구보다 특별한 우정을 나눴다"며 "재임기간 동안 10여 차례 만나 한미동맹을 튼튼히 했다"고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맑은 영혼과 위대한 시대정신을 가진 지도자'라고 칭송하면서 "클린턴 대통령은 평화의 사도로서 세계의 모든 분쟁지역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며 "1994년 1차 핵위기를 평화적이고 성공적으로 해결했고 2000년 제2차 대북협상도 성공직전으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이 1년만 더 재임했다면 핵과 미사일 문제는 말끔히 해결됐을 것"이라며 "한반도에는 평화의 햇볕이 비치는 시대가 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직 대통령들의 '클린턴 사랑' 그리고 한미동맹

▲ 김대중 전 대통령이 24일 저녁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자서전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클린턴 대통령이 햇볕정책에 대해 전면적 지지를 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아직 젊은 클린턴 대통령이 평화와 빈곤타파, 다자간 협력을 위한 영도력을 발휘해주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2월 노무현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 한 두 전직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좌(김대중 전 대통령)와 우(김영삼 전 대통령)로 배석했으며, 처음에는 눈길도 마주치지 않았다.

두 전직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출판기념 강연회에서 '특별한 우정', '복잡한 시대의 탁월한 지도자'를 강조하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의 계속 유지를 주장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 한화갑 민주당 의원과 박진 한나라당 의원 등의 정치인,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 등 각계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클린턴 전 대통령은 25일 오후 1시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출판기념 사인회를 열고 이날 출국할 예정이다.

"오프 더 스테이지!"... 클린턴 전 대통령 '사인공세'에 혼쭐

▲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자서전 <마이 라이프> 출판기념 공식행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이 일제히 빌 클린턴의 사인을 받기 위해 연단 앞으로 몰려가는 바람에 북새통을 이뤘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24일 열린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자서전 'My Life'출판기념강연회는 한때 소란을 겪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책에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든 참석자들 때문.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호를 맡은 미 관계자들은 한국 주최측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계단 위로 올라온 청중들을 내려가게 하라"고 주문했다. 또 무대 위에서 화면을 담는 방송카메라 기자의 취재도 제지했으며, 무대 뒤 출입구에서 취재하는 것도 "no media"라며 방해했다.

이번 출판기념강연회를 주최한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원해서 청중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것이지 결코 싫은 내색은 없다"며 "출판사로서는 그다지 나쁜 일은 아니"라고 밝혔다.

약 15분간 무대 위에서 청중들에게 사인을 해주던 클린턴 전 대통령은 "25일 강남 교보문고로 오라"며 "거기서도 자서전에 사인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고 미측 경호원들과 함께 무대를 빠져나갔다.

이날 무대 밖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인사하기 위해 기다리던 박진 한나라당 의원도 경호원들의 제지로 인사를 놓칠 뻔했다.

촌각의 시간동안 클린턴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사진을 찍은 박진 의원은 "오늘 강연은 매우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었다"며 지난해 9월에도 클린턴과 편지를 주고받았고, 다음달(3월)에도 미국 뉴욕에서 클린턴을 만날 계획이라며 '클린턴과의 각별한 관계'를 강조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