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영학 위원장.
이영학 위원장. ⓒ 오마이뉴스 윤성효

밀양시 상남면 평촌리에 조성 중인 한국화이바 자회사 조성공사 현장. 산을 깎아 내면서 채석장사업 논란을 빚고 있다.
밀양시 상남면 평촌리에 조성 중인 한국화이바 자회사 조성공사 현장. 산을 깎아 내면서 채석장사업 논란을 빚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경남 밀양시 상남면 평촌리 공해방지대책위원회 이영학(39) 위원장은 영남루 맞은편 강변도로 입구에서 25일로 나흘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는 마을 뒷산에 조성 중인 (주)한국화이바 자회사 건설공사로 인해 주택 균열이 발생했다며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밀양시장이 '불법을 묵인했다'며 사과와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화이바 자회사 조성공사를 맡은 서동산업은 2000년부터 현장에서 돌을 캐내 인근 도로공사 등에 팔아오고 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채석장 사업'이라 주장하고, 회사측은 '공장 조성'사업이라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영학 위원장은 "그동안 전국 언론에 여러 차례 나오기도 했지만, 회사는 주민을 상대로 20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하고, 밀양시장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이 방법밖에 없어 단식농성을 벌이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등산용 천막 1동을 설치해 놓고 단식농성 중이다. 22일 새벽 천막을 설치했지만, 시청측에서는 이날 오전 불법 시설물이라며 천막만 철거했다. 그는 "어쩌면 텐트라도 지켰으니 다행인지 모른다"면서 생명을 담보로 한 단식농성을 계속할 것이라 밝혔다.

한국화이바는 지난 1월 이 위원장을 비롯한 주민 5명과 밀양참여시민연대 이철헌 사무국장 등 6명을 상대로 2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창원지법에 냈다. 한국화이바측은 "공장 부지 조성공사를 벌이는 서동산업(주)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한국화이바를 환경파괴업체로 매도했다"면서 "이미지 실추는 물론 거래처와의 거래도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손배소에 대해 이영학 위원장은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관청에 진정서를 넣으며, 집회에서 연설을 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한 주민들을 문제삼았다"면서 "변호사 선임 등 대응을 하기는 하겠지만, 피해에 따른 대책을 호소하는 주민에 대해 오히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니 어안이 벙벙하다"고 말했다.

그는 밀양시에 대해 "지난해부터 시장이 주민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중재를 서겠다고 해놓고는 여러 달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누가 보더라도 회사는 채석장 사업을 하고 있고, 그로 인해 주민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데도 시장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밀양참여시민연대는 지난해 한국화이바가 농지를 불법 매립해 야적장으로 썼고, 이를 제대로 단속하지 않았다며, 한국화이바 대표이사와 밀양시장, 관련 공무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있다. 이처럼 주민들은 밀양시가 한국화이바를 감싸면서 불법을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화이바측은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를 한 결과 '주택균열은 발파공사로 인한 피해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발파가 건물파손의 원인이라는 게 입증되면 보수해 준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밀양시 관계자는 "한국화이바 자회사 조성공사 사업은 채석장 사업이 아니며, 중소기업지원법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이라며 "주택균열의 원인을 찾고 있는 중"이라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 2월1일 주민들의 진정에 따라 밀양시에 대한 예비감사를 벌였으며, 오는 3월 본감사를 벌일 예정이다.

관련
기사
밀양, 공장 터 조성 발파작업에 350가구 균열



이영학 위원장은 지난 22일부터 영남루 맞은편 강변도로 입구에서 텐트를 쳐놓고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영학 위원장은 지난 22일부터 영남루 맞은편 강변도로 입구에서 텐트를 쳐놓고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 오마이뉴스 윤성효

ⓒ 윤성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