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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조 고려대 명예교수가 일제 지배를 찬양하는 글을 일본 우익 잡지에 기고한 것에 대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는 4일 성명을 내고 몰역사적이고 인권침해적인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정대협은 성명을 통해 "한씨의 기고문은 일제를 통해 기득권을 획득한 이들의 마지막 몸부림"이라며 "그는 전쟁중에 저질러진 범죄는 죄가 되지 않고, 여성을 성적인 위안물로 이용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무지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정대협은 "한씨의 발언은 해방 60여년이 지나도록 역사가 바로 세워지지 못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며 "하루속히 과거사 진상규명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은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활하고 있는 '나눔의 집' 안신권 사무국장은 "우리 할머니들이 명예회복과 인권회복을 요구한 것은 앞으로 같은 전쟁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했던 것"이라며 "이는 일본도 간접사과했던 것이다, 이를 부정하는 한 교수는 역사의식이 모자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한승조씨는 일제의 불법적 식민지 지배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몰역사적이고 인권침해성 발언에 대해 즉각 공개 사과하라
해방 60주년을 맞이하면서 일제의 과거사를 올바르게 청산하고, 역사를 바로 세우자는 요구가 전국민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일본의 월간지에 실린 한승조 명예교수의 기고문을 접하며 우리는 경악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승조씨의 이같은 기고문은 온 국민에 대한 모독이며, 일제를 통해 기득권을 획득한 이들의 마지막 몸부림으로 보인다.
지금 국제사회는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대해 한결같이 전쟁범죄로, 인권을 침해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일본정부에게 사죄와 배상,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어떤 명목으로도, 전쟁 상황에서도 일본군 '위안부'와 같은 범죄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이 국제적인 여론이다.
그런데 한승조씨는 전쟁 중에 저질러진 범죄는 죄가 되지 않고, 여성을 성적인 위안물로 이용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무지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배상을 요구해온 한국의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과 유엔인권위원회와 국제시민사회의 요구를 모두 수준 이하의 좌파적인 심성 표출이라며 몰고 있다.
또한 60여년을 힘겹게 살아오면서 진상규명과 일본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일제과거사 피해자들을 명백히 모독하였으며, 폭력을 휘둘렀다.
우리는 한승조씨가 마치 그동안 우물 안에 갇혀서 우물 위의 하늘만 보며 살아오면서 그가 보아온 하늘만 진실인 것 마냥 그렇게 착각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대학의 교수를 지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지 지배는 오히려 축복해야 할 일이며 일본인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는 한승조씨에게 묻고 싶다. 일제하에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싸우셨던 분들은 감사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분들이었단 말인가? 또한 강제로 끌려갔던 징용, 징병 피해자들, 어린 나이에 일본군 성노예로 희생당한 수많은 피해자들은 일본의 축복을 받은 분들이었단 말인가?
우리는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요구한다.
해방 60주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에게 정의와 해방을!" 돌려드리고자 나이 어린 학생까지 나서서 할머니들의 상처와 한을 보듬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한 마음으로 나서고 있는 요즘 다시 한번 명예 회복을 염원하며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피해자들의 숨통을 끊어 놓는 것과 마찬가지인 발언을 한 한승조씨는 진정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일제하의 수많은 피해자들, 온 국민들 앞에 공개 사과하라!
오늘 이같은 한승조씨의 발언은 해방 60여년이 지나도록 일제의 과거사가 올바르게 청산되지 못함으로 인해, 역사가 바로 세워지지 못한 연유에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국정부와 정치권에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한다. 하루속히 과거사 진상규명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라!
2005년 3월 4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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