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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조 교수는 지난 67년부터 95년까지 고려대 정경대 정치외교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7일 오전 정경관 건물로 학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한승조 교수는 지난 67년부터 95년까지 고려대 정경대 정치외교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7일 오전 정경관 건물로 학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경대 출입문에 고려대를 상징하는 '호랑이' 문양이 붙어있다.
정경대 출입문에 고려대를 상징하는 '호랑이' 문양이 붙어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고려대학교는 한승조 명예교수의 '망언'에 대해 전혀 할 말이 없는 것일까.

고려대측은 이번 파문을 한승조 교수 개인의 '돌출행동'으로 규정하고 사의를 받아들이는 선에서 매듭지으려 하고 있지만 일부 학생들은 대학측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들은 특히 지난 67년부터 95년까지 고려대 정경대 정치외교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현재까지 명예교수라는 직함을 갖고 활동한 한 교수를 여론의 뭇매에 밀려 사실상 퇴출시키면서 이에 대한 입장조차 내지 않는 대학측의 방침에 대해 다소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7일 고려대에서 만난 학생들은 대체로 “구체적 연관이 없다면 한승조 명예교수의 사표도 받을 이유도 없는 것 아니냐”며 “학교 쪽은 회피 전략을 구사해 사건이 잊혀지기를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형진(법학과4)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학생회도 논의를 통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인데 학교 쪽이 아무런 견해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번 사태에 대해 최소한 유감표명 정도는 있어야 정상”이라고 꼬집었다.

또 자신을 새내기라고 밝힌 한 학생은 “이제 갓 들어온 새내기들의 ‘난처함’을 생각해서라도 학교에서 시원하게 털 것은 털고 새롭게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한샘 정치외교학과 정경1반장은 “학교 쪽은 한승조 교수가 어떤 업적이 있어서 명예교수로 임명했고, 어떤 이유에서 정경대학장까지 맡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밝힐 의무가 있다”며 “고려대 명예교수라는 직함으로 글을 기고한 만큼 학교에서 입장을 밝히는 건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한샘씨는 “학교 표현대로 한승조 명예교수의 개인적 행위였다면 지금까지 학교 차원에서 사태의 경위 파악은 왜 했느냐”며 “책임질 것은 깨끗하게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학과의 정다운(3학년)씨도 “설립 100주년을 맞아 글로벌 대학을 지향한다면 내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정정당당하게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씨는 “이번 한승조 명예교수 사태가 단순히 민족·애국주의에 따른 분노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와 대학의 문제점을 고민하고 고쳐나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3신 : 7일 오전 11시 20분]

"입장 발표하면 고대와의 관련성만 증폭"
고대, 한승조 사퇴서 수리할듯... 공식입장 표명하지 않기로


7일 오전 처장회의가 열리고 있는 고려대 본관 회의실앞에서 대학관계자가 기자들에게 '더이상 학교측의 입장 발표는 없을 것이다' '총장도 인터뷰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학교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7일 오전 처장회의가 열리고 있는 고려대 본관 회의실앞에서 대학관계자가 기자들에게 '더이상 학교측의 입장 발표는 없을 것이다' '총장도 인터뷰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학교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7일 오전 고려대 홍보실에서 기자들에게 배포한 한승조 명예교수 사퇴와 관련한 입장 발표문.
7일 오전 고려대 홍보실에서 기자들에게 배포한 한승조 명예교수 사퇴와 관련한 입장 발표문. ⓒ 오마이뉴스 권우성
고려대학교는 '일제 식민지배는 축복' 기고문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승조 교수의 명예교수직 사퇴서를 정식 절차를 거쳐 수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한 유감 표명 등의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사건의 불똥이 고려대로 튈 것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고려대 홍보실은 7일 오전 '한승조 명예교수 사퇴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기자들에게 돌렸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이다.

"3월 6일 한승조 명예교수는 본인이 속해있던 정치외교학과의 교수를 통해 명예교수직 사의를 전해왔다. 한승조 명예교수의 사직 의사는 관련 학과의 논의를 거쳐서 인사위원회 심의 등의 공식적 절차를 통해 처리될 것이다."

고려대 대외협력처 박형규 홍보팀장은 "한승조 교수 개인적으로 한 행동인데 총장까지 나서서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입장을 발표하면 더욱더 고대와의 관련성이 증폭될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사건을 한 교수 개인의 '돌출 행동'으로 규정짓고 고려대와의 연관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오늘 열린 처장단 회의에서도 한승조 교수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한 교수의 사직서는 서면으로 오지 않았기 때문에 정상적 절차를 거쳐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 김균 교무처장은 6일 밤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내일 처장회의 후에 학교 차원에서 유감 표명 정도는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운 문제 아닌가"라고 말한 바 있다.

'민족고대'를 내세우며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고려대학교가 한승조 명예교수의 '일제 식민지 축복' 기고문 파문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가운데, 학내에는 "한국인은 훌륭하고 자랑스럽다"는 주제의 특별강연 홍보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민족고대'를 내세우며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고려대학교가 한승조 명예교수의 '일제 식민지 축복' 기고문 파문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가운데, 학내에는 "한국인은 훌륭하고 자랑스럽다"는 주제의 특별강연 홍보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신 대체: 6일 밤 11시40분]

한승조씨 언론사에 이메일 보내
"부적절한 단어와 표현 사과...고대 명예교수 사퇴"


고려대 학내 곳곳에는 'GLOBAL PRIDE'가 적힌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깃발이 내걸려 있다.
고려대 학내 곳곳에는 'GLOBAL PRIDE'가 적힌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깃발이 내걸려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일본의 식민지배는 축복"이라는 기고문으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한승조 고려대 명예교수가 6일 밤 언론사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고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사과의 이유로 자신의 일본 <정론> 기고문에 "적절치 못한 단어와 표현이 있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어 "그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이에 본인은 책임을 깊이 통감하여 고려대학교 명예 교수직을 사임하며 향후 모든 대외활동을 삼가 할 것임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한 교수의 이런 사과는 "<정론> 기고에서 주장한 것은 평소의 소신이고 이번 기회에 오히려 공론화를 바란다"고 했던 4일의 입장표명과는 다른 것이다.

다음은 한 교수의 e-메일 전문.

사과의 글

일본의 <정론>지 4월호에 게재된 본인 명의의 글 "공산주의, 좌파사상의 뿌리를 둔 친일파 단죄의 우"(원제목: 친일 행위가 바로 반 민족 행위인가) 라는 글에서 적절치 못한 단어와 표현이 있어 그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에 본인은 책임을 깊이 통감하여 고려대학교 명예 교수직을 사임하며 향후 모든 대외활동을 삼가 할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한승조 배


한편 고려대는 7일 오전 긴급처장회의를 열어 한 교수의 명예교수직 자진사퇴를 받아들이고 국민들을 상대로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김균 교무처장은 6일 밤 9시10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내일 처장회의 후에 학교 차원에서 유감 표명정도는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운 문제 아닌가"라고 말했다.

[해설] 곤혹스런 고려대 한시름 놓았다

한승조 고려대 명예교수의 "일본 식민지배는 축복" 망언 파문의 유탄을 맞아 곤경에 처한 고려대가 자진사퇴 형식을 취해 한 교수의 명예교수직을 박탈하게 됐다.

고대 총학생회는 지난 4일부터 "한승조 명예교수직 박탈"을 요구해왔고, 네티즌들도 같은 목소리를 내왔다.

그동안 고려대 내부에서는 한 교수의 '처리'를 둘러싸고 명예교수직 박탈 불가피론과 신중론이 맞서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탈 불가피론은 한 교수 기고문의 사회적 파문이 워낙 크고 '민족고대'의 이미지를 심각히 위협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명예교수직을 박탈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

반면 신중론은 학교내규에 '고려대 전임교원으로 25년 이상 근무하고 정년, 또는 이에 준하는 사유로 퇴직한 정교수로서 그 재직 중 교육 및 학문상의 공적이 뛰어난 자'를 명예교수에 위촉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해촉에 대한 규정이 없고 비록 한 교수가 물의를 일으켰다 하더라도 명예교수직을 박탈하는 것은 '교수의 일생'에 대한 전면부정이 될 수 있으므로 너무 가혹하다는 입장이다.

고려대는 두 입장을 수렴해 자진사퇴 형식을 빌어 한 교수를 배려하되 결과적으로 명예교수직을 박탈하게 되었다.

이로써 한승조씨는 고려대에서 명예교수직을 중간에 그만둔 최초의 인물로 기록됐다.

[1신: 6일 오후 5시30분]

"100년 공든 탑 한승조에 무너지나"...유탄 맞은 고려대 "사상 최대 위기"


한승조 고려대 명예교수의 "식민지배는 축복" 기고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고려대학교.
한승조 고려대 명예교수의 "식민지배는 축복" 기고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고려대학교. ⓒ 오마이뉴스 권우성

고려대 본관 건물과 인촌 김성수 동상.
고려대 본관 건물과 인촌 김성수 동상. ⓒ 오마이뉴스 권우성
"남들이야 뭐라고 하든 우리는 '민족 고대'라고 자칭하고 있는 이 판국에 이런 일이 터져서 참 난감하다. 5월 5일이 개교 1백주년인데, 고대 사상 최대의 위기가 아닌가 싶다."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한승조 고려대 명예교수의 "식민지배는 축복" 기고문 파문이 고려대에까지 덮치고 있는 것에 대해 한 고려대학교 교직원은 위와 같이 말했다.

이 교직원은 "한승조 교수가 '그 글은 평소 내 소신이다, 후회없다'고 하니까 우리가 더욱 난감하다"면서 "교수들도 현재 전체 교수의 명예가 걸린 문제여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7일(월) 오전 어윤대 총장 주재로 긴급처장회의를 열고 한승조파문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다. 총학생회가 지난 4일부터 "한승조의 명예교수직을 즉각 박탈하라"는 요구을 하고 있고, 한승조 교수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7일 긴급대책회의에서 '명예교수직 박탈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커 보인다.

고대 학생 "한승조 발언 담긴 신문 집어던졌다"

월요일인 7일의 긴급대책회의를 앞둔 주말 서울 안암동 고려대 캠퍼스에서 만난 학생들은 "황당" "씁쓸" 등의 표현으로 심경을 대변했다.

"황당하다. 한승조 교수가 자신의 글의 '일부분만 보지 말라'고 했는데, 전체를 봐도 객관적으로도 옳지 않다. 학문적인 입장에서도 (그런 글을) 쓰지 않은 것이 좋았을 것이다. 너무 지나쳤다."
-이상원 정외과 대학원생(96학번)

"사회 여론을 주도하는 지성인의 최고봉에 서있는 교수가 도저히 해서는 안되는 이야기를 했다. 특히 정신대 할머니에 대해 한 말은 '과연 그 사람이 지식인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씁쓸하다."
-전아무개 경제학과 4학년


한승조 명예교수가 정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였기 때문인지 정경관 건물 앞에서 만난 학생들은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학과 4학년이라는 한 학생은 "한 교수의 기사를 과방(학생회실)에서 신문을 통해 봤는데 내용을 읽고 신문을 집어던졌다"며 "나뿐만이 아니라 다들 엄청 황당해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행정학과 휴학생인 김건중씨(96학번)는 "기분이 아주 나쁘다"면서 "한 교수는 우리나라 역사에 있어 일제청산이 물리적이든 상징적으로든 청산되지 못한 부분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다 황당하다고 하고 특히 정외과 학생들은 정신적인 공황상태라 할 수 있다"며 "신입생을 막 맞이했는데 신입생들 보기가 부끄럽고 창피할 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친구들이 전화를 걸어와 '너네 학교 교수는 왜 그러냐'고 해서 해명하기에 바쁘다"고 학교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드물게는 한승조 교수를 일방적으로 재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었다.

교육학을 전공한다고만 밝힌 한 여학생은 "한 교수가 말을 과격하게 했다고 해서 완전히 친일파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한-일 관계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 상황이어서 더 논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고대 위해 '고대 와인'까지 만들었는데..."

이번 한승조 파문은 고려대가 오는 5월 5일 개교 100주년을 맞아 '민족 고대'의 이미지를 '글로벌 고대'로 탈바꿈하려고 대대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벌어진 것이어서 학교측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 학교 관계자는 "막걸리 고대 이미지를 탈피하고 '글로벌 고대' 이미지를 위해 '고대 와인'까지 만들 정도로 이미지개선을 중시하고 있는데 한승조 교수때문에 친일논란에 휩쓸리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학교 홈페이지에도 이번 파문을 1백주년 행사에 대한 우려와 연결시키는 글이 상당수 올라있다.

ID 'againyou(고대인)'은 "옛날에 서울대 교수 누구였지, 공창 발언했던 그 사람보다 더 치욕적이다"라며 "학교측은 제발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건으로 100주년 기념 행사하기 전에 모든 이미지 다 깎아 먹을 듯 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고려대 졸업생 "회사 동료보기 부끄럽다"

홈페이지에는 고려대 졸업생들도 "회사 동료들 보기 부끄럽다"면서 '빠른 대책'을 촉구했다.

ID '94학번(layse) (고대인)'은 "한승조 (교수)의 망언파동으로 100년간 고대가 이뤄놓은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느낀다"며 "회사 동료들의 비아냥거리는 한마디 한마디가, 고대 교우임을 얼마나 부끄럽게 하던지…"라고 전했다. 이어 "한승조의 명예교수 직위를 박탈하고, 교우에서도 박탈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의견도 있었다.

ID '새알(saeal) (고대인)'은 '위기를 기회로'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아픈 우리의 역사에 대해 고려대학교가 바로 알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정리해 믿음직한 민족고대임을 보여주자"면서 "우리가 먼저 나서 해방 후 계속 논란이 돼온 역사에 대한 청산과 반성을 적극적으로 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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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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